[주류업계 신사업 점검]오비맥주, 실적 부진 돌파구 세컨브랜드 '한맥' 키우기2019년 이후 정체 지속, 신성장동력 발굴 맥주시장 터줏대감 수성 나서
서지민 기자공개 2023-04-20 08:14:11
[편집자주]
변화하는 음주 문화로 회식 등이 사라지며 주류 출고량이 7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가 정체된 제로섬 시장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과 사업으로 활로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생존을 위해 동력 확보에 나선 국내 주류업계의 사업 전략과 재무 현황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비맥주는 올해 '한맥' 브랜드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역량을 집중한다. 카스의 맥주시장 1위 자리를 수성하면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2019년 이후 지속된 실적 정체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신제품 '출시 2년' 시장 진입 실패, 오프라인 마케팅으로 3위 겨냥
오비맥주는 라이트 라거, 라거, 수제맥주, 발포주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췄지만 주력 제품인 카스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1조5000억원 안팎인 오비맥주의 총매출액에서 카스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달한다. 2022년 말 기준 가정용 맥주시장 내 카스 점유율은 42%다.
오비맥주는 카스의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한맥을 세컨 브랜드로 육성해 맥주시장 3위에 안착시킨다는 목표다. 현재 국내 맥주시장은 카스와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부동의 1,·2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3위 자리를 놓고 롯데칠성음료 등이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한맥은 오비맥주가 2021년 2월 야심차게 내놓은 맥주 신제품이다. 테라에 대항하는 새로운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하고자 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시기와 맞물리면서 유흥 시장이 예상보다 더 위축됐고 제대로 된 홍보 활동을 하지 못했다.
초기 신제품 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인지도를 쌓지 못하고 시장 진입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출시 후 2년이 지났으나 주요 시장조사업체의 맥주 브랜드 조사에서 10위권 안에 든 적이 없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되고 주류시장에 더욱 활기가 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맥 키우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달 리뉴얼을 마친 한맥의 오프라인 마케팅을 진행해 인지도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팝업스토어 개최, 페스티벌 참가, 상권 마케팅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비맥주는 이전에도 카스를 이을 서브 브랜드 육성에 나선 적이 있다. 2019년 11월 기존 OB라거를 레트로 스타일로 리뉴얼한 '오비라거'를 출시하고 팝업스토어, 굿즈 출시 등 마케팅을 진행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9년 이후 성장성 지표 악화, '카스·한맥' 재도약 도전
오비맥주가 세컨 브랜드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높은 카스 의존도와 함께 정체된 실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카스의 시장 지배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으나 수년간 새로운 메가 브랜드를 내놓지 못하면서 성장이 둔화된 상태다.
기업의 성장성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인 매출액증감률을 살펴보면 2019년부터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성장세가 엇갈렸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양사 매출액증감률의 평균은 2%대로 비슷하지만 2019년 전후로 기세가 달라진 모양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간 평균 매출액증감률은 오비맥주가 2.71%, 하이트진로가 0.18%를 보였다. 오비맥주는 카스의 안정적인 실적과 수입맥주 성장세에 힘입어 2018년 매출 1조6981억원, 영업이익 514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 하이트진로가 테라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자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며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이뤄냈고 오비맥주의 실적은 하락일로를 나타냈다. 2019년부터 4년 간 오비맥주 매출액증감률 평균은 –1.51%를 기록한 반면 하이트진로는 연 평균 7.45%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하이트진로의 실적에는 소주사업도 포함되어 있어 단순한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하이트진로가 테라 신제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오비맥주는 성장동력을 발굴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동안 악화된 실적에 대한 기저 효과와 판매가격 인상 등이 반영되면서 주류 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 본격적인 리오프닝을 맞아 주류 기업들이 신제품을 내놓으며 점유율 경쟁에 불이 붙은만큼 새로운 제품의 실적에 따라 맥주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한맥을 홍보할 여건이 되지 않았지만 올해 시장 상황이 나아진만큼 영업과 마케팅에 힘쓸 계획"이라며 "시장 1위인 카스의 점유율 방어와 한맥의 성공적 시장에 안착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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