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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해외 부동산펀드]만기 코앞 미래에셋운용 댈러스오피스 '진퇴양난'엑시트·리파이낸싱 쉽지않아…해법에 업계 '관심'

황원지 기자공개 2023-06-01 07:57:05

[편집자주]

해외 부동산펀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0년대 후반 해외 부동산펀드는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매년 10조원 넘게 성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높아졌던 공실률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환매 연기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더벨은 현재 만기가 얼마남지 않은 해외 부동산펀드의 매각 및 임차 현황을 짚어보고, 청산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0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한 미국 댈러스 오피스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자산 중 하나다. 2016년 설정된 이 펀드는 당시 국내 첫 공모 미국 부동산 펀드로 300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국 대형 보험사 스테이트팜과 장기 임대차계약을 맺어 6년 넘게 분배금도 수월하게 지급해왔다.

하지만 만기가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적절한 엑시트 방안을 찾지 못한 상태다. 통상 실물부동산 펀드는 만기 1~2년 전부터 건물 매각을 추진한다. 하지만 최근 댈러스 지역 오피스 공실률이 치솟으면서 아직 원매자를 구하지 못한 상태다. 자산가치도 1년 새 급락해 펀드 설정 당시인 2016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엑시트가 어려울 경우 펀드 만기를 연장할 수는 있지만 대출금의 리파이낸싱도 걸림돌이다. 펀드 만기는 내년 3월이지만 설정 당시 일으켰던 약 5200억원의 대출 만기는 오는 11월이다. 당시 2~3%로 받았던 대출금리가 현재 6~7%까지 치솟으면서 리파이낸싱에 성공한다 해도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6년 출시 당시 인기몰이…장기 임차인 안정성 부각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맵스 미국부동산투자신탁 9-2호’는 2016년 9월 설정된 국내 첫 공모 미국 부동산 펀드다. 이전까지는 해외 부동산 펀드는 대부분이 사모로 기관을 위한 상품이 대부분이었으나, 댈러스 오피스 펀드가 첫 공모시장에 데뷔한 이후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첫 공모펀드로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목표 설정금액 3000억원을 9일만에 달성하는 기록을 썼다. 미국 부동산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 더해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에서도 당시 5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 댈러스 오피스 펀드는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위치한 총 4개 동의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지 파트너인 ‘Transwestern Investment Group’과 공동 투자한 합자회사의 지분 70.18%를 사들였다. 당시 댈러스 내 리차드슨 신도시의 씨티라인 복합단지에 위치해 있어 입지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위치한 투자대상 빌딩 4동

특히 장점으로 부각된 건 장기 임차인이었다. 미국 손해보험사 스테이트팜이 2016년부터 2037년까지 장기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전체 오피스 면적 100% 중 리테일을 제외한 94%를 스테이트팜이 임차하고 있다.

안정적인 임차구조 덕에 분배금 지급에도 문제가 없었다. 반년에 한번씩 적게는 5%에서 많게는 9%에 달하는 이익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줬다. 1기인 2017년 6월 117억원으로 시작해 2017년 12월 96억원을 분배했다. 이후 꾸준히 매 반기 100억원 이상을 분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리테일 면적에 공실이 발생했으나 전체 임차율이 95% 이상을 유지하면서 지급에 문제가 없었다.

◇공개 매각 진행중, 시장 한파 '발목'…9월 대출 만기도 '문제'

문제는 엑시트 방안이다. 이 펀드의 만기는 내년 3월이다. 실물 부동산 펀드는 통상 만기일 최소 1~2년 전 매각을 추진한다. 매도계약 체결 후 잔금을 받는 기간까지 여유를 둬야 만기 전까지 수익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 배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펀드의 경우 대출 만기가 올 11월 중 도래해 문제없이 매각을 진행할 수 있는 기간은 사실상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댈러스 오피스에 대한 공개매각을 시작했다. 매각을 시작한 시기는 올해 3월이지만 최근 시장에 공개적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해당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고 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리파이낸싱이나 펀드 만기 연장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오피스 수요가 급감하면서 매각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글로벌 오피스 빌딩은 코로나19 시기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다만 엔데믹으로 수요가 회복된 타 지역과 달리 미국의 경우 재택근무가 정착되면서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4년에도 미국 내 오피스 공실률이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댈러스 지역의 경우 오피스 시장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2023년 상반기 미국 평균 상업용 부동산(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은 18~20% 사이다. 다만 로스엔젤레스, 워싱턴 DC, 마이애미 등 대도시에 위치한 코어 오피스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으나, 이외 지역은 아직 싸늘한 상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댈러스 지역의 공실률은 25%로 타 지역보다 시장이 얼어붙어 있다.

수요가 줄면서 펀드가 담고 있는 댈러스 오피스의 자산가치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해당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합자회사의 지분 70.18%의 가치는 2019년 12월까지만 해도 2억8645만 달러로 평가됐다. 이후 2021년까지 매년 자산가치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자산가치도 꺾이면서 작년 말 기준 2억6152만 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7.63% 하락했다. 이는 2016년 투자 당시 매입 가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매각이 성사되지 못한다면 차선책은 대출금의 리파이낸싱이다. 이 펀드는 설정 당시 자금의 약 55%를 부동산 대출로 조달했다. 9000억원 중 5200억원 정도다. 만기는 올해 9월 중 도래한다.

리파이낸싱을 진행할 경우 문제는 금리 수준이다. 당시 펀드는 5200억원을 2.78%의 고정금리로 조달했다. 하지만 당시 2~3%대였던 리파이낸싱 금리는 현재 6~7%까지 치솟은 상태다. 리파이낸싱에 성공하더라도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투자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받았던 장기 임차인 매물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0년이 넘는 장기 임차인이 있을 경우 공실의 우려없이 꾸준한 분배금 지급이 가능해 통상 안정적인 투자 구조로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반대로 장기 임차인이 빠지면 급격하게 부실화가 진행될 수 있다. 실제로 재택근무가 일상화 되거나 대규모 감원으로 인해 장기 우량 임차인의 공실 발생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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