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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롱바이어스드 전략…터줏대감 VIP·황소 '질주' 5개월 수익률 100% 육박…작년 최악 여건과 상반

양정우 기자공개 2023-06-29 08:11:1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헤지펀드(일반 사모펀드) 시장에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 전략이 다시 득세하고 있다. 롱 포지션의 터줏대감인 VIP자산운용과 황소자산운용의 핵심 펀드가 5개월여 만에 수익률이 100%에 이르는 잭팟을 거두고 있다.

26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VIP운용의 'VIP K-Leaders 2X 일반 사모증권투자신탁(422억원)'의 수익률은 94%로 집계됐다. 황소운용의 '황소 멀티 일반사모혼합자산투자신탁 제1호(398억원)'도 88%로 나타났다.

이들 펀드는 올들어 전체 헤지펀드(설정액 100억원, 누적수익률 0% 이상 기준) 중에서 수익률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모두 매수 포지션의 비중이 절대적인 롱바이어스드 전략을 구사하는 게 눈에 띄는 대목이다. VIP운용과 황소운용은 하우스 자체가 롱 포지션에 '올인'하는 투자 철학을 갖고 있다.

글로벌 자산시장이 폭락한 지난해엔 롱바이어스드 펀드마다 골머리를 앓았다. 전방위적으로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에 노출된 터라 매수 중심의 전략이 대응에 나설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국내외 증시가 회복 흐름에 올라서자 빠르게 반등할 종목을 제대로 선택한 펀드는 다른 전략을 모두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VIP K-Leaders 2X는 2배 레버리지 상품인 게 특징이다. 구조적 성장이 가능한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VIP K-Leaders 732', 'VIP K-Leaders 뉴딜', 'VIP K-Leaders 미래 뉴딜' 등을 운용하는 박성재 펀드매니저가 전담하고 있다.

이 펀드가 올들어 괄목할 만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건 성장 산업으로 낙점한 섹터(엔터테인먼트, 2차전지, 반도체 등)마다 뭉칫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난 1분기 가장 '핫'한 종목이었던 SM엔터테인먼트를 담고 있던 게 효자 노릇을 했다. 코스모신소재 등도 펀드 성과에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피 지수 추이.

황소운용은 VIP운용과 비교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은 하우스다. 하지만 헤지펀드(최소가입금액 3억원)의 수요층인 고액자산가 사이에서는 진작부터 입소문을 탔던 운용사다. 토러스자산운용에서 상장주식 롱바이어스드 전략으로 10년 넘게 경험을 쌓은 오준규 대표가 설립했다.

황소 멀티 1호는 펀드명에 멀티스트래티지가 적시돼 있으나 매수 전략으로만 승부를 걸고 있다. 숏 포지션(공매도)이나 레버리지(대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숏 포지션의 경우 하락장이나 변동성이 고조된 시기에 시장지수를 토대로 헤지(hedge) 용도로 쓰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펀드가 80%가 넘어선 수익률을 달성한 건 올들어 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린 에코프로 덕분이다. 오 대표는 2019년부터 에코프로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담아왔다. 에코프로는 물론 에코프로비엠 등 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급격하게 치솟자 꾸준히 차익을 실현하면서 수익을 쌓아왔다.

가치투자 운용사로 입지를 다져온 VIP운용의 경우 'VIP Global Super Growth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1112억원)'도 지난 1~5월 수익률이 44%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이 1000억원이 넘는 대형 펀드로서 운용 난이도가 높을 수밖에 없으나 견조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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