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은 지금]은행업 영업관행 바꾼다…과거와 다른 이자이익 전략④지속가능성장·상생금융 앞세워 이자 낮춰…단기 수익성보다 장기 지속성 노린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05 08:25:09
[편집자주]
신한금융그룹이 변화하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지배구조에 맞춰 조직의 비전과 전략도 진화하는 모습이다. 그 중심에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있다. 진 회장은 ‘일등신한’에서 멈추지 않고 ‘일류신한’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더벨은 변화하는 신한금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4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진옥동식 변화는 영업 측면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를 지양하고 금융 소비자와 사회 등과 호흡하며 동반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지속가능성장과 상생금융, ESG경영 등 진 회장 체제에서 강조되는 키워드들이 영업전략 곳곳에 녹아 있다.특히 그룹의 최대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과거처럼 이자이익 극대화를 핵심 경영전략으로 삼지 않았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상생금융이란 시대정신에 맞춰 오히려 취약차주 등에 대출이자를 깎아주는 식으로 영업관행도 개선하고 있다. 연간 순이익 목표치도 낮췄다.
◇신한금융 실적의 근간 신한은행의 '이자이익'
전통적으로 신한금융의 핵심 수익 기반은 이자이익이다. 매년 그룹 영업이익 80% 이상은 이자이익에서 발생한다. 이자이익은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에서 주로 만들어지고 제주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등 기타 비은행 자회사에서도 일부 발생한다.
지난해 기준 신한금융의 연간 총영업이익은 13조207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이자이익은 10조6757억원으로 저체 영업이익의 80.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2조5315억원으로 19.2%를 기록했다.
이 같은 추이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이어졌다. 그룹의 이익 대부분이 대출자산 증대를 통한 이자이익에 집중된 것이다. 이러한 영업구조는 신한지주 설립 초기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 현재도 신한금융 총자산의 87%와 순이익의 64%는 신한은행에서 발생한다.
신한은행이 이자이익을 얻는 사업구조는 단순하다. 대출자산을 늘려 체급을 키우고 순이자마진(NIM)을 높이는 영업전략을 통해 이자이익을 극대화해왔다. 신한금융 차원에서도 신한은행의 몸집을 불리기 위해 꾸준히 증자 및 조달 측면에서 지원하며 이 같은 영업전략을 측면 지원했다.
이러한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사업구조 덕분에 신한은행은 최근 몇 년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곧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 증대로 이어졌다.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으로 신은행과 신한금융은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차례로 갱신했다.
신한금융 순이익은 2021년 2조4944억원에서 2022년 3조450억원으로 22.1% 성장했다. 신한금융 역시 2021년 순이익 4조193억원에서 2022년 순이익 4조6423억원으로 15.5% 증가했다. 이 이간 신한은행 이자이익은 2021년 6조6118억원에서 2022년 8조2051억원으로 24.1% 늘었다.
◇새로운 경영전략…눈 앞의 이익보다 고객과 동행
신한금융 입장에서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비이자이익 극대화도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은행들로선 호재도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크게 오른 만큼 여전히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 확대 전략은 유효하다. 실제 경쟁사 대부분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 극대화로 올해 연간 경영실적의 기초를 탄탄히 한다는 경영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신한금융은 오히려 경쟁사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장 눈 앞의 이익보다 거래하는 고객들과의 장기 동행을 선택했다. 고객들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상생금융 명분을 내걸어 이자율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우선 신한은행은 대출금리 마진율을 최소화해 이자이익을 일정 수준 이상 높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신한은행의 개인 및 소상공인 등 취약차주 대상 대출이자 상승세는 둔화했고 그 결과 순이자마진(NIM)도 꺾였다.
올해 들어 신한금융은 대출자산의 공격적 증대를 지양하는 모습이다. 특히 자산 부실 우려와 취약 차주 보호 등을 위해 가계대출은 줄이는 모습이다. 더불어 기업대출에서도 공공기관 등 안정성이 담보되는 차주 위주로 자산을 늘리고 있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은 서민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취약 차주에 대한 다양한 지원책을 강조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발표한 상생금융 확대 종합지원은 개인고객 대상 금리인하와 소상공인·중소기업고객 대상 금융지원으로 구성된다. 금리를 인하해 개인 약 1000억원 가량 개인고객의 이자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또 다른 변화는 수익성과 직결되는 NIM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NIM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당국의 ‘이자장사’라는 비판이 당국의 은행권의 제도·관행 개선을 촉발할 만큼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자 스스로 수익성을 일부 내려놓은 모습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조달금리는 그대로 두고 대출금리는 낮추면서 NIM 개선세가 둔화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곧바로 수신금리에 영향을 미쳤다. 기준금리가 인상되자 유동성핵심예금 등 저원가성수신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여러 수신기관이 동시에 특판 경쟁을 벌이며 조달비용이 한꺼번에 증가했다.
반면 금리인상에 따른 긍정 효과는 반감됐다. 조달비용 상승에 맞춰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해야하지만 상생금융 등 목적으로 신한금융은 대출금리를 낮췄다. 이에 따라 대출자산 증가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그 결과 신한은행의 NIM은 올 1분기 1.59%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1.51% 대비로는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기준금리 상승으로 지난해 4분기 말 1.67%까지 높아졌던 때와 비교하면 0.08% 포인트 가량 NIM이 하락했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올해 연간 순이익 목표는 지난해와 비교해 일부 하향 조정했다"며 "인위적으로 자산성장을 통해 이자이익을 많이 내는 것에 대한 경계의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 한분 한분에 집중해 어려울 때 우산을 빼앗는 것이 아닌 어려울 때 이자 등을 감경해 고객의 상황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라며 "이런 고객들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신한과 거래하는 우수고객도 늘고 이는 지속가능경여의 초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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