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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은 지금]외형 성장보다 중요한 비은행 장기 경쟁력 확보⑤'침체기' 시장상황 반영, 업계 평균성장…양적 팽창보다 업에 대한 근원적 고민 주문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06 08:11:10

[편집자주]

신한금융그룹이 변화하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지배구조에 맞춰 조직의 비전과 전략도 진화하는 모습이다. 그 중심에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있다. 진 회장은 ‘일등신한’에서 멈추지 않고 ‘일류신한’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더벨은 변화하는 신한금융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5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체제에서 비은행 부문 성장전략은 이전과 또 다른 모습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위적인 자산성장을 통한 비은행 강화 전략은 당분간 힘을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외형을 계속 키우기 보단 현재 포트폴리오 내에서 내실을 다지고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의 순이익 극대화 전략은 일부 수정됐다. 자본시장 등 침체기를 겪는 상황에서 비은행 순이익 목표 상향은 의미 없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오히려 시장을 거슬러 성장하려고 하면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침체기를 겪는 지금이 각 자회사별 근원적 업의 경쟁력을 성찰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인오가닉 성장으로 이룬 초고속 포트폴리오

신한금융그룹의 그동안의 비은행부문 강화 전략은 외형성장이었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자회사 숫자를 늘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이와 함께 불어난 자회사 만큼 순이익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영전략이었다.

지난 몇 년 신한금융은 M&A로 비은행 자회사 숫자를 늘리고 기존 자회사에 대해선 증자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매트릭스 사업부문제 강화와 인오가닉(M&A) 성장 전략의 일환이었다.

조 전 회장이 취임한 2017년 이후 신한금융은 M&A 및 자회사 신설을 거의 매년 추진했다. 2017년 10월 신한리츠운용 출범, 2017년 12월 ANZ BANK 베트남 리테일부문 인수, 2019년 2월 오렌지라이프 인수, 2019년 5월 아시아신탁 인수, 2019년 8월 신한AI 출범, 2020년 9월 네오플럭스 인수, 2022년 6월 카디프손해보험 인수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은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은행·이자이익 중심이었던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 기존 카드와 캐피탈 중심의 비은행부문을 보험과 자본시장 등으로 넓혔다. 특히 보험업은 최근 몇 년 신한금융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순이익 증대에 기여했다.

신한금융의 순이익은 매년 증가했다. 조 전 회장 취임 원년인 2017년 2조9188억원이었던 신한금융 순이익은 2018년 3조1570억원, 2019년 3조4035억원, 2020년 3조4146억원, 2021년 4조193억원, 2022년 4조6423억원 등 매년 꾸준히 외형이 불어났다.

단순히 포트폴리오 완성만으로 수익성이 증대된 것은 아니다. 조 전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원 신한(One Shinhan)' 협업을 강조했다. 은행을 비롯해 카드, 증권, 라이프 등 그룹 내 다양한 업종 간 협업체계를 고도화해 금융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조화로운 성장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은 세부적으로 각 업종별 1등 전략을 고수했다. 신한금융 자회사 모두 각 업종별 시장 지배력과 순이익 등에서 1등에 올라서면 신한금융도 자연스럽게 리딩금융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특히 각 자회사 및 CEO 평가에서 1등의 기준은 순이익이었는데, 실제 이 기간 비은행 자회사들의 순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각 자회사 CEO들은 연간 순이익 목표 달성에 사활을 걸었다. 외형 성장을 통한 영업이익 확대와 비용 효율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순이익 목표치를 맞추면서 CEO들간 내부 경쟁양상도 보였다.


◇진옥동 체제 새로운 패러다임 ‘시장이 멈추면 우리도 쉬어간다’

올해는 조금 다른 비은행 전략이 펼쳐지고 있다. 순이익 극대화도 당분간 비은행 자회사들의 최대 목표는 아니다.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순이익을 극대화에 주력해왔던 기존의 성장전략을 과감히 내려놓는 쪽으로 큰 방향이 설계됐다.

진 회장은 아직 이러한 비은행부문 경영전략 등에 대해 대내외에 공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각 자회사 CEO들과의 경영전략회의 등에서 꾸준히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전략 수정의 이면엔 최근 경기상황 등도 영향을 미쳤다. 자본시장이 침체되고 조달 등 비용도 오르면서 비은행 자회사들은 수익성 극대화를 이룰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기존처럼 순이익 극대화만을 주문하다보면 자칫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됐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진 회장은 실적 목표치 하향 조정 등에 대해선 대범하게 결정한다”며 “’시장이 거꾸로 가고 모두 침체를 겪고 있는데 나홀로 성장할 수 없다. 오히려 그러면 사고가 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무리한 성장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각 자회사별로 업의 근본적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는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침체기에 접어든 시장에서 이런 고민을 더 깊고 진실하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경쟁사 성장성 등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목표대로 경영할 수 있는 여건이 오히려 저성장기에 찾아온다는 뜻이다.

다만 진 회장은 비은행 각 CEO들에 최소한의 실적 목표치는 제시했다. 시장의 성장률(혹은 하락률) 평균 만큼 실적을 내면된다는 일종의 자율목표도 제시했다. 시장환경 등을 고려하지 않고 순이익을 내는 것은 지양하지만 그래도 영업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 만큼 수익성을 챙기라는 뜻이다.

앞선 관계자는 “만약에 시장이 20% 하락했다면, 우리가 평균보다 더 많이 하락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평균만큼 실적이 빠졌다면 그건 문제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경쟁사들이 20% 하락했는데, 우리는 18% 하락했다면 그게 잘 한 것 아니냐는 말씀도 하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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