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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TDF 홀로서기]국내 도입 1호 삼성운용…독자 운용 스타트 '삐걱'②인기몰이 주인공도 결별…자체 운용 수익률 부진

양정우 기자공개 2023-07-13 08:15:03

[편집자주]

토종 자산운용사들이 연금펀드 시장의 대세인 TDF(타깃데이트펀드)의 독자 운용을 선언하고 있다. 출시 초기 낯선 상품이었던터라 글로벌 운용사의 협조 속에서 TDF를 내놨으나 이제 줄줄이 결별을 선택하고 있다. 글라이드 패스 설계와 방대한 글로벌 리서치가 만만치 않은 숙제이지만 저마다 자체 운용에 자신감을 피력한다. 더벨은 TDF 홀로서기에 나선 운용사의 전략과 향방을 자세히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0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자산운용이 미국 캐피탈그룹(Capital Group)과 결별한 후 타깃데이트펀드(TDF)의 독자 운용에 나섰으나 스타트 단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무엇보다 자체 운용의 역량을 시장에 입증해야 하는 시기에 수익률 측면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향후 삼성운용만의 TDF 색깔을 드러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위탁 계약을 해지하면서 캐피탈그룹의 운용 통제에서는 벗어났으나 글라이드 패스와 자산 구성 측면에서 캐피탈그룹식 색채를 탈피하는 건 녹록지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다.

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삼성운용의 TDF 라인업의 3개월 단순 평균 수익률(지난달 말 기준)은 4.2%로 집계됐다. 이 운용사는 4월 초부터 캐피탈그룹과 위탁 계약 관계를 종료한 만큼 사실상 3개월 전부터 독자 운용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운용의 TDF 라인업이 거둔 성적표는 같은 기간 경쟁 하우스와 비교해 저조한 수준이다. 유형 평균(해외 TDF)보다 낮은 수치다. 이 시기 NH아문디자산운용(5.63%)과 KB자산운용(5.46%), 교보악사자산운용(5.23%) 등은 5% 대의 성과를 냈고 신한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IBK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등이 더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물론 하우스별로 전체 TDF 라인업의 성적을 비교하는 데 한계도 있다. TDF의 경우 운용 프로세스에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라는 자산배분 프로그램이 내재돼있다. 고객의 은퇴 시점에 맞춰 투자위험감수도(risk tolerance)를 산출해 채권부터 성장주에 이르기까지 나눠 담는다. 리스크 감내가 가능한 젊은 세대일수록 공격적 자산배분의 형태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


결국 은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이 자동적으로 늘어난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사 가운데 TDF 라인업을 생애주기별로 촘촘하게 갖췄거나 타깃(은퇴) 시점이 가까운 장래인 펀드를 많이 확보했다면 전체 평균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운용 TDF 라인업의 최근 성적은 은퇴 시점이 동일한 경쟁 상품끼리 비교해도 선두권과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국내 TDF 시장에서 설정액과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2025(2조2925억원)' 상품에서 삼성운용의 성적(2.92%)은 역시 유형 평균보다도 낮다. NH아문디운용, KB운용, 미래에셋운용, 한화운용, 키움운용 등에 비해 부진한 성적이다.

자산관리(WM)업계 관계자는 "TDF는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이라는 기간 동안 투자를 벌이는 만큼 단기 수익률의 결과가 최종 목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삼성운용이 독자 행보를 선언했기에 초반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이 이어지면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TDF의 운용 콘셉트상 제휴를 맺었던 글로벌 운용사와 결별을 선택해도 곧바로 자기 색깔을 내는 게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고객이 가입한 TDF 라인업의 글라이드 패스가 결정돼 있는데다 그 핵심 설계를 감안할 때 어떤 자산이 적당한지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삼성운용의 경우 현재 하우스 브랜드인 '삼성 한국형 TDF'를 여전히 캐피탈그룹의 15개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 한국형 TDF는 캐피탈그룹과 삼성운용이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별도 개발한 글라이드 패스를 갖고 있기도 하다. 미국과 한국은 제도와 여건 등 모든 기반에 차이가 있기에 은퇴자의 자금 사정도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인의 평균 수명과 근무 기간, 임금 상승률 등을 고려한 별도의 자산배분 프로그램을 확립한 것이다. 이 글라이드 패스의 기본 골조에 손을 대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KB운용의 경우 2021년 삼성운용보다 한발 앞서 TDF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글로벌 연금펀드 시장에서 TDF 점유율이 40% 대에 육박하는 뱅가드와 제휴를 맺었다가 결별을 결정했다. 이 운용사의 TDF 라인업에도 여전히 뱅가드의 핵심 펀드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2년이 지난 현 시점에 비로소 KB운용만의 TDF 전략을 하나둘씩 전개해 나가고 있다.

삼성운용은 자체 운용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국내 TDF 시장에 개척해온 장본인인 만큼 경쟁사보다 운용 경험을 폭넓게 쌓아왔다. 캐피탈그룹과의 제휴 체제에서는 5년 단위로 글라이드 패스를 정기 점검해왔다. 하지만 자체 운용 방식을 도입하면서 조정 주기를 1년으로 단축했다. 기존보다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중장기 수익률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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