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의 판가 연동, 하락 국면에선 '양날의 검' 광물 가격 하락 추세...미 IRA 등으로 밸류에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이호준 기자공개 2023-07-11 09:27:54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1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을 배터리 판가와 연동시키며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원재료 가격이 한없이 하락하면 곧바로 악영향을 받는 '양날의 검'으로도 작용한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광산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자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8조7735억원을 올렸고 61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직전 분기인 1분기에 비해 매출은 0.3% 증가한 수치이지만 영업이익은 3.4%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 감소는 판가 하락에 따른 영향이 컸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모회사인 LG화학 등과 연계해 배터리 셀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를 조달받고 있다. 그리고 이때 원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을 연동시키며 원가 상승·하락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시키고 있다.
경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리튬과 니켈 등 핵심 원재료는 수급 우려가 커 '판가 연동'이 일종의 안전벨트 역할을 해 왔다. 작년 초 권영수 부회장도 기자 간담회에서 "(원재료) 가격이 배터리 판가와 연동돼 수익성 압박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락 국면이다. 최근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리튬 가격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다. 국제 리튬 가격은 지난 4월 톤(t)당 17만7500위안(약 3190만원)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1년7개월 만에 최저가로 떨어진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필수 원료인 니켈 역시 마찬가지다. 니켈이 많이 포함된 하이니켈 배터리는 완성차 업계가 선호하는 제품이다. 다만 런던금속거래소(LME) 내 국제 니켈 가격은 이달 기준 2만1195달러(약 2768만원)로 6개월 새 30% 넘게 빠진 상황이다.
글로벌 광산업체들이 배터리 핵심 광물 생산량을 늘리면서 공급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실제 전 세계 리튬 생산 주도권을 쥔 호주와 칠레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콩고 등이 전기차 수요 확대를 기회 삼아 니켈과 코발트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거래하던 완성차 업체들은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 등은 올 1분기에 배터리 셀 재고를 축적한 이후 판가 하락을 더 기다리며 주문량을 조정하고 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출하량 감소로 이어지는 상태다.
다만 일각에선 일시적인 현상이란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 이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이슈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탄소 중립 기조에 따라 전기차 공급이 가팔라지면 장기적으로 원재료 가격 역시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판가 하락에 따른 영입이익 감소가 LG에너지솔루션의 밸류에이션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내에서 높은 기술력과 생산능력(CAPA)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며 미국 IRA 정책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제도에 따른 수혜분으로 1109억원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에는 1003억원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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