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점검]부실 뇌관 '가계대출' 연체율 끌어올린 주범④인터넷·지방은행 순으로 리스크 커…대형은행도 가계 부실자산 증가세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17 08:09:43
[편집자주]
은행권이 연체율 상승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간 급증한 대출과 최근 금리 상승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다. 시차를 두고 각 은행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은행들은 부실 대출채권을 적극 매각하며 지표 관리에 나섰지만 연체율 상승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더벨은 국내 은행들의 연체율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6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들의 가계대출 의존도는 높다. 전통적으로 시중은행 기준 전체 대출자산의 55% 안팎을 가계대출에서 채웠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기업금융 활성화 정책으로 기업대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가계대출은 은행들의 주수익원이다.다만 최근 은행권에선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체율 상승세의 주범으로 가계대출이 지목되면서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늘어난데다 부동산 및 주식 등 자산가치까지 하락하면서 한계차주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가계대출 늘리며 성장한 은행들
코로나19 기간 정부의 기업대출 증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가계대출은 꾸준히 늘었다. 특히 가계대출 위주 성장전략을 펼쳐왔던 인터넷은행의 성장세가 높았다. 더불어 지방은행도 전국으로 영업망을 확대하면서 가계대출로 몸집을 불렸다. 시중은행들도 20% 안팎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말 기준 국내 은행 가운데 가계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이다. 162조7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우리은행 130조8581억원, NH농협은행 130조7873억원, 신한은행 129조6969억원, 하나은행 127조8757억원 순이었다.

지방은행 가운데선 대구은행이 올 1분기말 17조4767억원으로 가계대출이 가장 많았다. 이어 부산은행 7조4314억원, 경남은행 12조2472억원, 광주은행 8조109억원, 전북은행 7조4472억원, 제주은행 1조9429억원 순이었다.
인터넷은행들도 가계대출이 크게 불어났다. 올 1분기말 기준 카카오뱅크는 29조431억원, 케이뱅크 11조5982억원, 토스뱅크 7조5705억원 순이었다. 특수은행 가운데선 기업은행이 41조621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산업은행은 잔액이 미미했고 수출입은행은 가계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
대체로 코로나19 기간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꾸준히 늘려왔다. 대형 시중은행들의 경우 20% 안팎의 가계대출 성장률을 보였다. 2019년 1분기말 대비 올해 1분기말 가계대출 증가율은 농협은행 24.76%, 하나은행 20.26%, 신한은행 19.05%, 우리은행 14.32%, 국민은행 14.15%를 각각 기록했다.
지방은행들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대구은행은 2019년 1분기 이후 올해 1분기말까지 76.71%의 가계대출 성장률을 보였다. 이어 부산은행 49.52%, 전북은행 26.59% 경남은행 15.36% 순으로 몸집을 불렸다. 제주은행은 0.74%로 성장세가 미미했고 광주은행은 오히려 1.15% 가량 가계대출 잔액이 줄었다.
인터넷은행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개인신용대출 위주 성장전략을 펼쳐온 결과다. 2019년 1분기말 대비 올해 1분기말 가계대출 증가율은 카카오뱅크 200.45%, 케이뱅크 679.67%로 집계됐다. 토스뱅크의 경우 영업을 시작한 2021년 4분기말 대비 올해 1분기말 성장률은 1324.34%로 높았다.

◇급격한 연체율 상승세 주범 가계대출…'지방·인터넷은행' 위험
가계대출 성장전략은 각 은행들에게 코로나19 기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은행권 전체적으로 매분기 역대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우며 성장했다.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난 데다 기업대출 대비 가계대출 마진율이 좋았던 탓이다.
더불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가계대출은 좋은 성과를 보였다. 대부분 은행들의 경우 2019년 1분기 이후 지난해 1분기까지 가계대출 연체율은 매년 지속 하락했다. 코로나19 기간 가계대출에선 부실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

실제 2019년 1분기말 대비 2020년 1분기말 연체율이 상승한 곳은 수출입은행을 제외한 19개 은행 가운데 9곳 뿐이었다. 증가율도 국민은행 0.01% 포인트, 씨티은행 0.01% 포인트, 광주은행 0.04% 포인트, 카카오뱅크 0.09% 포인트 등 대체로 낮았다.
2020년 1분기말 대비 2021년 1분기말 연체율 상승세는 훨씬 더 소폭이었다. 19개 은행 가운데 3곳만 연체율이 상승했다. 전북은행 0.28% 포인트, 카카오뱅크 0.01% 포인트, 수협은행 0.01% 포인트 등 낮았다. 2021년 1분기말 대비 2022년 1분기말에는 연체율이 상승한 곳이 소폭 늘었지만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서서히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 그 결과 지난해 1분기말 대비 올해 1분기말 연체율이 상승한 은행은 19개 은행 가운데 18곳으로 집계됐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
상승폭도 크다. 토스뱅크가 1.37% 포인트로 가장 큰 폭의 연체율 상승세를 보였다. 이어 전북은행 0.91% 포인트, 씨티은행 0.82% 포인트, 광주은행 0.44% 포인트, 케이뱅크 0.37% 포인트, 제주은행 0.36% 포인트, 카카오뱅크 0.32% 포인트 등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가팔랐다.

시중은행들도 평균 0.10% 포인트 안팎의 연체율 상승세를 보였다. 국민은행 0.10% 포인트, 신한은행 0.09% 포인트, 우리은행 0.12% 포인트, 하나은행 0.08% 포인트, SC은행 0.10% 포인트 등 순이다.
총연체대출 가운데 가계연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은행권 전반에 걸쳐 높아졌다.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19개 은행 가운데 2019년 1분기말 대비 올해 1분기말 가계연체대출 비중이 상승한 곳은 15곳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대출채권에 드리운 리스크 요인 가운데 가계대출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대체로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중심으로 가계대출발 부실 우려가 커졌다. 총연체대출에서 가계연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폭으로 상승한 곳은 전북은행이다. 2019년 1분기말 19.83%에서 올해 1분기말 63.76%로 43.95% 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은 28.01% 포인트, 제주은행 26.63%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대형 시중은행 가운데선 하나은행의 가계연체대출 비중이 상승했다. 2019년 1분기말 33.12%에서 올해 1분기말 36.81%로 3.70% 포인트 높아졌다. 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30.30%에서 35.57%로 5.275 가량 가계연체대출 비중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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