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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연체율 점검]위기의 서막인가, 정상화 위한 성장통인가①은행권 전체 '가계·기업' 연체율 동반 상승세…코로나19 이후 한계차주 증가

고설봉 기자공개 2023-07-10 08:16:23

[편집자주]

은행권이 연체율 상승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간 급증한 대출과 최근 금리 상승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다. 시차를 두고 각 은행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은행들은 부실 대출채권을 적극 매각하며 지표 관리에 나섰지만 연체율 상승을 막기에 역부족이다. 더벨은 국내 은행들의 연체율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들의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 및 상호금융 등 2금융권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일 때까지만 해도 비교적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들어 은행권에도 부실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연체 양상도 부정적이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연체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영끌’ 등으로 부동산·주식에 투자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이 속속 상환 한계를 맞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기업대출 취약차주들도 상환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

◇신규 연체액 급증…연체율 최근 3년래 최대폭 상승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월말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말 0.23% 대비 0.14%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불과 1년여 만에 연체율이 큰 폭으로 높아지면서 은행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는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연초부터 연체율 상승세가 매달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3월말 0.33% 대비 4월 말 연체율은 0.04% 포인트 상승했다. 약 한달여 만에 연체율이 큰 폭으로 높아지면서 부실 위험도도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올해 4월 연체율 상승세는 코로나19로 대출자산 부실 우려가 높아지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최대폭이다. 전월 대비 4월 중 원화대출 연체율 변동폭은 2020년 4월 0.01% 포인트, 2021년 4월 0.02% 포인트, 2022년 4월 0.02% 포인트 등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연체율 상승세가 두배 넘게 뛰었다.

신규 연체 발생액도 올해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1조1000억원 수준이던 신규 연체 발생액은 올해 1월 1조9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2월 1조9000억원, 3월 1조7000억원, 4월 1조8000억원 등 매달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각 은행들의 연체채권 정리 노력에도 연체율 상승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연체가 지속돼 부실채권으로 평가하면 채권을 상·매각해 정리한다. 손실을 보더라도 부실채권을 정리해 자산건정성 지표를 우량하게 가져가기 위해서다.

실제 올해 연체채권 정리규모를 제외한 연체채권 순증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4월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연체채권 순증규모는 5000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4월 연체채권 정리규모를 9000억원으로 크게 늘렸지만 신규 연체채권이 불어나면서 실제 연체채권 순증규모는 9000억원으로 많았다.

다만 금감원에선 1분기 말까지 각 은행들이 연체채권 관리에 매진했던 만큼 2분기 들어 일부 착시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감원은 “은행이 분기말에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함에 따라 연체율은 통상적으로 분기 중 상승했다가 분기 말에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다.

◇'대기업대출' 제외 모든 차주 연체율 상승

국내 은행들의 전체 연체율 상승세도 문제지만 더 큰 우려는 거의 모든 차주에 걸쳐 일제히 연체율이 상승했다는 점이다.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SOHO) 등 기업대출 차주 전체가 연체율이 상승했다. 가계대출 역시 전체적으로 연체율 상승세를 보였다.

올 4월말 현재 기업대출 연체율은 0.39%로 지난해 4월말 0.28% 대비 0.11% 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연체율 상승세와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 3월말 대비 연체율도 0.04% 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파르게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대출 가운데선 대기업대출만 우량한 모습이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올 4월말 0.09%로 전달 말인 3월 0.09%와 유사한 수준이다. 오히려 지난해 4월말 0.22% 대비로 0.13% 포인트 하락하면서 안정화됐다.

그러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올 4월말 0.46%로 지난해 4월말 0.29% 대비 0.17% 포인트 상승했다. 올 3월말 0.41% 대비로는 0.05% 포인트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중소법인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 4월말 기준 연체율은 0.51%로 지난해 4월말 0.37% 대비 0.14% 포인트 상승했다. 올 3월말 0.45% 대비로는 0.06% 포인트 상승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올 4월말 0.41%로 지난해 4월말 0.19% 대비 0.22% 포인트, 올 3월말말 0.37% 대비 0.04%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올 4월말 0.34%로 지난해 4월말 0.18% 대비 0.16% 포인트 상승했다. 올 3월말 0.31% 대비로도 0.03% 포인트 상승하는 등 올해 들어 매달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채권 종류별로 전체적으로 연체율이 동반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4월말 0.21%로 지난해 4월말 0.11% 대비 0.10% 포인트 상승했다. 올 3월말 0.20% 대비로는 0.01% 포인트 상승하면서 월간 상승폭은 다른 대출채권에 비해 다소 낮다.

신용대출 등 연체율은 올 4월말 0.67%로 지난해 4월말 0.35% 대비 2배(0.32% 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올 3월말 0.59% 대비로도 0.08% 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2022년 6월 0.20%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한 후 상승 추세에 있다”며 “코로나19 기간중 기준금리 하락 및 정책지원 등으로 장기추세 대비 하락했던 연체율이 글로벌 통화정책 등의 정상화 과정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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