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병 롯데관광 회장, 신준호 푸르밀 회장서 100억 빌린 까닭은 2017년 이후 다시 100억 빌려, 증여세 재원 마련 목적 가능성
변세영 기자공개 2023-07-24 07:31:21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14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푸르밀 신준호 회장에게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100억원을 대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김 회장이 80대 중반으로 고령에 접어든 만큼 승계작업 차원에서 자금을 빌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롯데관광개발 주식보유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자신이 보유한 롯데관광개발 주식 20만주를 담보로 푸르밀 창업주 신 회장에게 100억원을 빌렸다. 이자율은 4.6%고 담보유지비율은 130이다.
김 회장의 주담대 내역을 보면 롯데관광개발 주식 1741만주를 담보로 신한금융투자에서 7000억원을 빌린 상태다. 김 회장은 이번에 추가로 100억원을 대출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롯데관광개발 지분 중 97.4%가 묶이게 됐다.
통상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증권사나 한국증권금융 등 금융사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개인과 개인 간의 거래에도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김 회장이 신 회장에게 자금을 대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회장은 2017년 3월 172만주를 담보로 신 회장에게 100억원을 빌리고 2021년 약 4년만에 상환했다.
김 회장과 신 회장은 처남(형님) 관계로서 범롯데로 묶인다. 김 회장의 부인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은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막내 여동생이다. 농심 창업주인 고(故) 신춘호 회장과 푸르밀 신준호 회장은 신격호 회장의 각각 둘째, 넷째 동생이다.
김 회장 일가는 푸르밀 외에도 아모레퍼시픽과도 혈연 간 자금거래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신 사장과 장남 김한성 동화면세점 대표는 각각 140만주, 59만주를 맡기고 아모레퍼시픽으로부터 총 200억원을 빌렸다. 특히 이자율이 0%라는 점에서 금리를 고려하면 아모레퍼시픽이 김 회장 일가에 소위 특혜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부인인 신윤경 씨는 농심 고 신춘호 회장의 딸이다. 신 사장이 신윤경 씨의 고모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이 같은 자금 거래 배경에 상속(증여) 작업이 내포돼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회장은 1938년생으로 올해 나이 80대 중반 고령이지만 아직 자녀들의 지분율이 매우 낮다.
올 1분기 말 기준 김 회장은 롯데관광개발 지분 27.76%(1806만8171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통화투자개발이 6.04%를 보유해 2대주주로 등재되어 있다. 이밖에 신 사장 1.91%, 김 회장의 장남인 김한성 동화면세점 대표와 차남인 김한준 롯데관광개발 대표는 각각 2.79%, 1.36%에 그친다.
이러한 배경 속 김 회장이 부담보증여를 활용해 승계에 속도를 내면서 재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지난해 8월 차남 김한준 롯데관광개발 대표는 김 회장에게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코리아와 체결한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 대상주식 총 410만주를 부담부로 증여받았다. 환매조건부 주식 거래는 주식 소유자가 주식을 매도했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시 사올 수 있는 조건으로 주식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계약이다.
본래 재산이나 주식 등을 증여할 때는 수증자가 세금을 내는 게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증여와 채무를 동시에 증여받는 부담부증여의 경우 증여자가 세금을 납부하는 경우도 있다. 채무라는 자산이 유상으로 이전돼 증여자에게 양도소득세가 과세되는 원리다. 세금 납부 대상이 김 회장이 될 수 있는 만큼 재원이 필요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김 회장의 대출 건은 개인적인 내용이라 회사 차원에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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