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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을 움직이는 사람들]박성현 부행장, 서울시금고 수성한 기관영업 명장(4)연구소·은행·지주 누빈 전략기획 전문가…'수익' 중심 기관영업 이끈다

고설봉 기자공개 2023-11-08 08:08:58

[편집자주]

신한은행이 변화하고 있다. 일등을 넘어 일류를 향한 도전에 나섰다. 정상혁 신한은행장(CEO) 취임 뒤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변화보단 조직의 근본을 바꾸는 내적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르게 변화하지 않으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는 기조 아래 미래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모습이다. 더벨은 새로운 미래를 위해 도전에 나선 신한은행 주요 인물들을 주목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의 기관영업은 서울시와 인천시 등 인지도 높은 지방자치단체 시금고 유치란 성과가 있다. 법원 등에서도 과거부터 이어져온 금고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기업금융을 넘어 기관영업으로 은행간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다시 한번 기관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한은행 기관영업의 중심에 선 인물은 박성현 기관그룹장(부행장)이다. 박 부행장은 오랫동안 기관영업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2018년 신한은행이 서울시 금고를 따낼 때 신한금융지주에서 측면 지원했다. 2022년에는 기관영업그룹장으로 시금고를 수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차별화된 기관영업 전략으로 일류신한 앞당긴다

박 부행장(사진)은 48조원 규모의 서울시 금고사업을 따낸 1등 공신으로 꼽힌다. 그는 2018년 서울시 금고 입찰전에서 ‘깜짝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어진 2022년 재입찰 때는 서울시금고를 수성하고 2금고까지 탈환하며 신한은행은 물론 신한금융그룹 내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굳혔다.

박 부행장은 “법원, 시도금고, 대학, 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업을 추진하면서 기관 이해도가 높아졌다”며 “이러한 기관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사회 및 CEO의 전략적 통찰(Insight)이 발현된 것이 타행대비 신한은행이 기관영업에서 우위를 점한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원, 대학 등 기존 조흥은행에서 인연을 맺고 있던 부분을 원활히 인수인계 했다”며 “기관을 단순히 예수금 유치수단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반고객 증대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또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시도금고 영역도 연계사업을 통한 기반고객 확대를 중점으로 사업성을 분석한 것이 서울시금고 등 유치 전략에서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금융과 함께 은행권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은 기관영업이다. 박 부행장은 “기관영업은 고금리 시대에 유동성핵심예금을 확보하는 수단이자 경제침체기에 안정적으로 기반고객을 증대시킬 수 있어 최근에 더 매력적인 시장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경쟁이 심한 기관금융에서 박 부행장은 정교한 전략을 펼치며 선전하고 있다. 오랫동안 영업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통찰을 토대로 력량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축적한 조직적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고 다시 이를 조직의 자산으로 남겨 지속가능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 부행장은 “저만의 중요한 영업 포인트가 10년, 20년 후에도 은행과 후배 직원들이 지속가능한 기관영업을 할 수 있는 조직적 노하우로 전승돼야 한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신규기관을 유치하고 기존 기관을 유지하는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행장이 기관영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개별 상황에 매몰되지 않는 냉철한 시장 분석이다. 그는 기관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항상 이 부분을 강조해왔다. 앞으로도 정밀한 시장 분석과 무조건적 금고 수성을 위한 ‘묻지마 입찰’은 지양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최근 신한은행은 대법원과 인천공항 등 기관영업에서 경쟁사에 밀려 금고를 수성하지 못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입찰전 양상이 펼쳐졌다. 이에 따라 박 부행장은 과감히 입찰을 포기하거나 신한은행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 금액을 제시하는 일종의 소신 입찰을 진행했다.

박 부행장은 “기관 입찰은 사안마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한가지 포인트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라며 “때로는 객관적이고 냉정한 분석으로 포화시장(Red Ocean)을 결단력 있게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관의 상징성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에 선택과 집중의 마케팅이 필요하다”며 “기관 산업에 대한 은행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가격 경쟁과는 다른 차별적인 역량의 중요성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신사업 발굴에 대한 그만의 철학도 명확하다. 박 부행장은 “신사업이 성공하려면 타행이 따라올 수 없는 신한만의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최근 신한에서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서비스 경쟁력과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차별적 경쟁력을 더 강화해나갈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행장은 기관영업을 통해 신한은행이 일류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닦는다는 각오다. 그는 “우리가 하는 기관영업이 시장의 표준이 돼 타 금융기관들이 신한을 벤치마킹 하도록 리딩하는 것이 일류신한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류신한은 높은 입찰금액이나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단순한 행위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신한만의 특별한 가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일류신한의 길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지주 오가며 전략가로 성장…CSSO로 미래 설계

박 부행장 전략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 등 여러 곳에서 전략과 지속가능경영 등 이슈를 주도했던 전략가다. 신한지주 CSSO를 거치는 등 전략 쪽에서 탄탄한 경험을 쌓은 ‘전략통’이다.

1965년 생인 박 부행장은 부산 대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1992년 서울대 경영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4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법학석사를 졸업했다.

박 부행장은 정통 은행원은 아니다. 그는 1991년 신한종합연구소 과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신한은행 기관고객부장으로 발탁되며 기관영업을 매개로 영업활동에 뛰어들었다. 여러 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은행원으로서 업력을 키웠다.

박 부행장은 2010년 여의동금융센터 지점장, 2012년 강남구청역 지점장, 2015년 압구정중앙 지점장, 2016년 법조타운지점장 등 현장을 누렸다. 주로 고액자산가 및 기관고객들이 밀집한 지점에서 활약했다. 2017년에는 본점 기관고객부장을 역임했다.

본격적으로 전략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다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팀장으로 발탁되면서 지주사 생활을 했다. 은행에 돌아와 2017년 말까지 근무한 뒤 다시 2018년 신한지주 전략기획팀 소속 부장으로 활약했다.

2019년 박 부행장은 신한지주 전략기획팀 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한층 더 주도적으로 신한금융의 전략과 지속가능경영 등을 고민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2020년 상무로 승진함과 동시에 신한지주 전략총괄(CSO)로 자리 잡았다.

2021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전략·지속가능경영부문장(CSSO)으로 한층 더 업무 영역을 넓혔다. 이 시기 그는 신한금융의 미래 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시도를 펼치며 신한금융 전체 가치를 높이는 일에 매진했다.

박 부행장는 2021년 말 인사에서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발탁됐다. 다시 은행 생활을 시작한 그는 전략가적 면모를 갖춘 기관영업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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