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1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으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을 향한 고평가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상황이 이러자 한국거래소는 합병 심사 강화 조치를 단행했다. 현미경 심사 기조로 올해 철회를 택한 기업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스팩 공급 과잉이 원인이라고 짚었다. 증권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스팩을 올린 결과 합병을 성사하기 위한 영업 경쟁이 보다 치열해졌단 의미다. 영업 경쟁으로 너도나도 몸값을 부풀렸던 만큼 결국 과도한 공급이 증시 입성 허들을 높이는 결과를 야기한 것이다.
스팩 활성화가 이뤄진 2014년 이후 10년이 흐른 현시점 기준 스팩 건수는 86건으로 급증했다. 그럼에도 비상장사와 실제로 합병에 성공하는 스팩 물량은 공급 물량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급 과잉 신호가 나타나면서 증권사 IB들의 영업 단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직상장을 고려 중인 기업에 스팩 상장을 권하는 것은 물론 기업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감언이설도 이어진다. 일반 상장은 가격 결정을 위해 수요예측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지만 단번에 수백억원 대 스팩과 합병할 수 있는 건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렇듯 몸값 부풀리기가 가능한 분위기가 형성되자 심사 문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비상장사의 성과지표 부연 지시를 내리는 등 적극적인 밸류에이션 소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정 지연이 만연해지고 심사 철회를 택하는 기업도 늘어났다.
스팩 합병 시장 활성화를 위해 공모 과정을 간소화하겠다는 취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이다. 우회상장도 직상장만큼이나 어렵단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여전히 공급 물량은 늘어나고 있다. 오는 12월 중 최소 4건의 신규 스팩이 코스닥 증시에 입성할 전망이다.
규모의 경제 끝에 찾아오는 '공급 과잉 쇼크.' 수요와 공급 이론상 당연한 이치가 스팩 시장에 드리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전한 스팩 시장 질서를 정립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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