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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survey]"밸류거품 걷혔다" 퀀텀점프 전략 'M&A' 달라진 관점⑦혹한기 지나면서 'M&A' 관점 전향적, 빅파마 아닌 국내사들과 합종연횡도 관심

최은수 기자공개 2024-01-15 08:50:58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텍의 기업가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치솟았다. 시장의 성장과 성숙보다 앞서서 '축포'가 터졌다. 지난해 대외 불확실성 속에 기대감만으로 치솟았던 밸류에이션 거품이 꺼지면서 더욱 힘든 한해를 보냈다.

바이오텍 CEO들은 기업가치가 이제는 정상 범위에 도달했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다만 K-바이오의 기업가치가 '허상'이 아니라는 걸 입증하기 위해선 기술이전(L/O)과 인수합병(M&A) 등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특히 M&A에 보수적이었던 바이오텍 경영진들이 전향적인 의견을 내놨다는 점도 흥미롭다.

◇'밸류 정상화' 합치, 근거는 KRX헬스케어지수 및 비상장 펀딩 트렌드

더벨은 국내 바이오텍 창업주 및 대표이사(CEO) 총 50명을 대상으로 2024년 1월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 간 설문을 진행했다. 50명 가운데 40명이 설문에 응답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의 전반적인 기업가치 수준이 어떠한지'를 물었다. 시가총액이나 펀딩 밸류에이션 등이 사업적인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응답자의 40%(16명)는 현 가격이 사업 성과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이어 32.5%는 사업 성과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의견을 냈고 사업 성과 대비 가격 거품이 과도하다는 응답은 27.5%였다. 바이오텍 CEO들은 이번 응답을 통해 국내 상장 바이오텍의 몸값이 대체로 적정 수준이거나 오히려 저렴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셈이다.

CEO들의 이 같은 판단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치솟았던 상장 바이오텍의 밸류에이션이 장기조정에 들어간 것을 반영한 결과다. 상장 바이오 및 헬스케어 기업들의 시가총액 추이를 나타내는 'KRX헬스케어지수'는 2020년 하반기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최고점 5500포인트를 기록하고 2021년부터 내림세로 전환했다. 올들어서는 3000포인트대 초반을 횡보하고 있다.

최근 비상장 바이오텍 펀딩 시장의 조달 트렌드 변화도 이를 뒷받침한다. 직전 3년 간 단일 비상장 바이오텍이 시장으로부터 1000억원 이상을 모으는 '메가딜'이 2023년에만 유독 포착되지 않았다. 2020년 코로나19 직후 시장이 잠시 위축됐을 때도 콘테라파마가 500억원 이상의 조달 실적을 냈지만 작년엔 500억원이 넘는 딜조차 전무했다.

◇바이오텍 반등위한 트리거 결국엔 M&A와 기술이전

바이오텍 CEO들은 현재 국면에서 바이오 섹터의 가치를 호전시킬 '트리거'로 M&A와 기술이전을 수위권으로 꼽았다. 세부적으로 '대형 제약사가 주도하는 M&A'를 꼽은 비중이 전체의 47.5%(19건)로 1위를 차지했다. '간발의 차로 빅파마 대상 기술거래'란 응답이 45%(18건)으로 뒤를 이었다.

뒤이어 '혁신신약 상업화 성과(27.5%, 11건)'가 3위, '국내 대기업의 적극적 투자와 시장 참여(25%, 10건)', '비상장 펀딩 섹터 메가딜(20%, 8건)'이 5위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수(80건)의 절반 가까이가 M&A와 라이선스 딜에 모인 셈이다. 그간 바이오텍 밸류업의 핵심으로 꼽히던 기술이전 성과가 아닌 M&라는 답변이 1위가 된 것도 특기할 만하다.

기술이 곧 바이오텍의 존재이유였던 만큼 창업주인 과학자들에게 M&A는 기술탈취와도 같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혹한기를 지나 생존문제에 직면하면서 M&A를 기술이전과는 다른 또 다른 퀀텀점프 전략으로 인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M&A'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 기술이전만으로 모멘텀 부족

'M&A'가 필요하다고 답변한 바이오텍 CEO들은 '글로벌 빅파마'가 아닌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갖고 있다. M&A 주체가 될 수 있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시장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 역시 적잖은 표(10건, 25%)를 받은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작년 4분기 이후 연이은 라이선싱 빅딜 소식이 터졌지만 주가가 예전만큼 반응하지 않은 것도 CEO들의 의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종근당 노바티스 대상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가 있던 때인 작년 11월 6일부터 LG화학의 업프론트 1억달러 딜이 발표된 올해 1월 5일까지 KRX헬스케어 지수 상승률은 단 15%에 그쳤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텍 오너들도 자금조달·경영난을 이유로 과거보다 M&A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지금은 좋은 바이오텍 매물을 적정 가격에 살 수 있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라며 "미국 바이오텍 역시 결국엔 M&A로 성장한 점을 고려할 때 국내 업계도 이를 위한 준비와 내부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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