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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그룹은 지금]B2B 중심 성장의 그늘, '브랜드 인지도' 개선 과제④상쾌환 히트에도 '라면 기업' 이미지 각인, 지속 성장 위한 경쟁력 강화 일환

정유현 기자공개 2024-01-26 11:43:26

[편집자주]

'분수에 만족해 복을 기르고, 마음을 너그럽게 하여 기를 기르고, 낭비를 삼가해 재물을 불린다'는 의미를 담은 '삼양훈'은 올해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을 지탱하는 창업 정신의 뿌리다. 도전과 변화를 거듭하면서 경영철학을 현대적으로 재정립해 계승한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는 삼양그룹의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성장 전략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0년 기업의 정신을 계승하고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고 있는 삼양그룹의 고민은 '브랜드 인지도'다. 시니어들에게는 '큐원' 브랜드의 시초인 '삼양설탕'으로 시작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기업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젊은 세대 대부분은 '불닭볶음면'의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를 먼저 떠올린다.

그룹의 주력 캐시카우인 화학 사업이 기업 간 거래(B2B)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장수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 삼양그룹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너 4세의 등판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숙원 사업인 브랜드 차별화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B2B 중심으로 안정적 성장, 매출 비중 '식품>화학'

삼양그룹의 사업은 지주사인 삼양홀딩스를 중심으로 식품부문(삼양사, 삼양에프앤비 등 2개사), 화학부문(삼양사, 삼양패키징 등 11개사), 기타부문(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 삼양데이타시스템 등 5개사)으로 나뉜다. 지주사 출범 이듬해인 2012년에는 식품과 화학 매출 비중은 각각 70%, 24% 수준이었는데 그룹이 고기능성 소재(스페셜티)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화학 사업 비중도 확대됐다.


밀가루나 설탕, 가정용 믹스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층은 삼양사의 식품 부문이 익숙할 수 있다. 하지만 B2B 중심인 화학 사업에서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삼양그룹은 낯선 브랜드다. 그동안 그룹 경영 기조가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만큼 트렌드에 민감한 B2C보다 B2B 사업을 고도화시키는 전략을 펼쳐온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에는 화학 사업 매출 비중이 식품 사업을 넘어섰지만 최근에는 식품 사업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미래 성장 키워드로 글로벌 역량 강화와 기술 고도화를 주문한 가운데 B2C 사업에 힘을 주며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펼친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삼양사는 식자재 유통 전문 브랜드 '서브큐'의 자사몰인 '삼양 서브큐몰' 운영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부터 사업자 고객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걸스데이 출신 혜리를 모델로 기용해 마케팅을 펼친 '상쾌환'의 판매량이 증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양사는 기존에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상쾌환 제품 다각화도 추진했다. 지난해 말에는 환 형태가 아닌 스틱 형태의 신제품을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자체 스페셜티 기술을 활용해 알룰로스를 넣은 '상쾌환 부스터 제로'도 내놨다. B2B 중심 사업구조 속 상쾌환이 삼양그룹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00주년 TF 출범, 브랜드 인지도 개선 노력 지속

삼양그룹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아 태스크포스(TF)도 꾸리는 등 브랜드 쇄신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너 4세인 김건호 사장이 그룹에서 중책을 맡게 된 만큼 미래 성장 동력 발굴 차원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근 MZ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의 보수적 경영 기조와 달리 최근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삼양식품보다 인지도가 낮은 점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SNS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는 홈페이지 리뉴얼로 찾아볼 수 없지만 한때 삼양홀딩스 홈페이지에는 '라면 회사가 아닌! 불닭 만드는 회사가 아닌! 소재 사업 중심의 B2B 회사'라는 설명을 적기도 했다. 삼양식품과의 혼돈을 해소하기 위해 인기 유튜브 채널 '교양만두'와 함께 영상을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계면활성제, 상처를 봉합하는 실 '봉합사' 등 삼양그룹의 주요 제품들을 쉽게 소개하는 콘텐츠도 올리고 있다. 주간 삼양 등의 해시태그를 활용해 주요 계열사와 주력 사업을 소개하거나 헤리티지 삼양 키워드로 성장사를 되짚어보고 있다. 팔로워는 3만3000명이 수준이다.

삼양식품 계정의 팔로워 수(9만8000명)의 30% 수준이지만 상쾌환 브랜드 개별 계정 (3만3000명), 큐원 브랜드 계정 (2만6000명)을 합치면 적은 수치는 아니다. 우수 인재 유치 등의 차원에서 대학생 서포터즈 등을 운영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삼양홀딩스 측은 "100주년 TF 팀이 구성된 것이 맞다"며 "기업의 미션, 인재상 등 퍼포스(purpose) 체계 재정립과 100주년 관련 이벤트 및 행사 기획 및 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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