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양그룹은 지금]경영 시험대 선 김건호 사장, '비전2025' 가속 페달②비전 평가 시기 1년 앞두고 중책, 글로벌 역량 강화 차원 M&A 추진

정유현 기자공개 2024-01-25 12:32:54

[편집자주]

'분수에 만족해 복을 기르고, 마음을 너그럽게 하여 기를 기르고, 낭비를 삼가해 재물을 불린다'는 의미를 담은 '삼양훈'은 올해 100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을 지탱하는 창업 정신의 뿌리다. 도전과 변화를 거듭하면서 경영철학을 현대적으로 재정립해 계승한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고 있는 삼양그룹의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성장 전략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8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그룹의 성장 전략과 재무를 책임지는 중책을 맡게 된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의 첫 달성 과제는 '비전 2025'로 보인다. 100년 기업의 미래 경영 전략의 첫 단추가 될 새로운 비전은 2025년까지 자산의 30%를 글로벌 시장에서 운영하고 이익의 60% 이상을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제품에서 창출하는 것이 골자다. 비전 성과 평가의 시간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성과를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전 2020' 발표 기점으로 경영 기조 보수적→공격적 변화

한때 삼양그룹의 기업 문화는 '우보(牛步)경영' 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소걸음처럼 느리게 가더라도 내실을 다지면서 한 발짝씩 움직이는 경영 스타일을 의미했다. 한 세기 동안 기업 역사를 이끌어온 원동력이었지만 성장이 정체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11년 삼양홀딩스를 주축으로 지주사 전환을 마친 후 삼양그룹의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공격적 변화가 본격화된 것은 2016년이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비전 2020'을 내세우고 5년 내 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것이다. 이후 비전 2020은 세부 내용이 수정돼 '윈 2020(WIN2020)'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2조4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연 매출 5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의지였다.


2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목표치는 한 해 매출과 맞먹는 규모였다. 식품과 화학, 패키징과 의약바이오 전 부문에 걸쳐서 투자를 확대했지만 비전2020은 사실상 실패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삼양그룹의 2020년 매출은 3조3677억원, 영업이익은 2506억원이다. 3조6459억원을 기록한 2019년 대비 외형이 축소됐지만 영업이익은 57%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매출 목표는 미달했어도 그룹이 한목소리를 내서 발전시킨 비전은 성장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회장은 실패에 안주하지 않고 2021년 중장기 전략인 비전 2025를 제시하며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이 가능한 포트폴리오 구축을 주문했다. 특히 글로벌 대내외 환경의 변수가 많아지는 환경에 맞춰 핵심 사업을 재편하고 실행력 제고에 주력해야 하는 점을 강조했다.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 관련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친환경, 첨단 소재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글로벌 스페셜티(고기능성)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2025년 자산의 30%를 글로벌 시장에서 운영하고 이익의 60% 이상을 스페셜티 제품에서 창출하는 등 사업 구조 고도화를 통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전 작업 막바지 오너 4세 김건호 사장 등판, M&A 속도

삼양그룹은 비전 달성을 위해 숨 가쁜 시간을 보냈다. 비전2025의 매출 목표치를 살펴보면 2025년 매출 5조7000억원, 세전 이익 5000억원이다. 2021과 2022년 그룹의 전체 매출은 4조원 후반대를 기록하며 목표 달성에 한걸음 다가서는 듯 했다.

하지만 2023년 외형 성장세가 잠시 주춤한 모습이다. 현 수준이라면 2022년 대비 2023년 매출 성장세 꺾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룹 전체 매출의 바로미터가 되는 삼양홀딩스 성적을 살펴보면 2023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매출은 2조4263억원이다. 작년 3분기 대비 매출 규모는 소폭 줄어들었다.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계열사 삼양이노켐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그룹은 비전 목표의 시간이 1년 가까이 다가오면서 투자 활동에 더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삼양그룹은 2024년 정기 인사를 발표하며 김건호 사장에 그룹 경영을 맡겼고 얼마 후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서 화학소재 기업 '버든트스페셜티솔루션'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 규모는 3300억원이다.

2017년 삼양그룹은 코스닥 상장사 케이씨아이(KCI)를 709억원에 인수해 퍼스널 케어 스페셜티 사업을 개시했다. KCI는 샴푸, 린스 제조시 고급 첨가물로 사용되는 폴리머, 계면활성제 등을 천연 유래 원료를 활용해 제조하는 스페셜티 케미컬 제품 제조사다. 이번에 버든트스페셜티솔루션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자산의 30% 이상을 글로벌에서 운영하는 계획 달성에 한걸음 다가섰다.


비전 2025의 세부 매출 비중 목표는 글로벌 매출 비중 24%, 스페셜티 35%다. 2023년 3분기 말 삼양홀딩스의 연결 기준 실적으로 계산해 보면 전체 매출에서 내수 71%, 해외 29% 수준이다. 2021년 연간 해외 비중이 36%, 2022년 32%인 것과 비교하면 소폭 낮아졌지만 2025년까지 투자를 통한 영역 확장을 통해 글로벌 매출 35% 달성은 가능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삼양그룹은 화학, 식품, 패키징, 바이오 분야에서 직면 과제를 정리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이행하고 있다.

화학 분야에서는 국제 유가 상승과 수익성 하락 문제 등, 식품 분야에서는 곡물 가격 상승과 당류 저감화 이슈 등 패키징 분야에서도 원재료 가격 상승, 바이오 분야에서는 신약 개발 리스크 등을 촉각을 세우고 모니터링 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이후 내수 경제가 침체된 점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글로벌과 스페셜티를 새로운 키워드로 준비하면서 내부 역량에만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와의 M&A와 조인트 벤처를 추진하는 것 등에 열려있다"며 "비전 2025의 전략을 내세웠을 때와 현재 글로벌 상황이 많이 다르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