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Match Up/교원 vs 웅진]확고한 오너경영, 넥스트 지휘봉 향방은③교원 장동하 부사장 배지, 웅진 윤새봄 지주사 수장
변세영 기자공개 2024-02-21 12:15:3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6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원그룹과 웅진그룹은 출판업계 샐러리맨 출신 인물이 일군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장평순 교원 회장과 윤석금 웅진 회장을 필두로 한 오너경영 체제가 확고하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2010년대 중후반부터 2세들의 활약이 커진 점도 비슷하다.한 가지 온도차를 드러내는 부분이 넥스트 오너십의 완성도다. 교원그룹은 장동하 부사장이 직급·직책 면에서 사실상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대세다. 반면 웅진그룹의 경우 윤형덕 렉스필드 부회장과 윤새봄 ㈜웅진 사장 간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고, 두 형제 모두 입지가 상당해 노선이 아직 완벽하게 정해진 상태로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부사장으로 직행한 장동하, 비교육 다각화 성과가 성패 갈라
교원그룹 창업주 장평순 회장은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장동하 부사장은 지난해 초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한 살 터울 누나인 장선하 전무를 앞질렀다. 2022년까지만 해도 두 남매가 모두 ‘상무’ 직급이었지만 장동하 부사장이 전무를 건너뛰고 두 단계나 점프하면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장선하 전무는 한 단계 승진에 그쳤다.
단순히 입사 시기만 보면 두 남매가 비슷하다. 장 부사장은 2011년, 장 전무는 2012년경 교원에 발을 디뎠다. 임원 배지는 2018년 누나인 장 전무가 상무보로 먼저 달았다. 장 부사장은 이듬해 2019년에야 이름을 올렸다.
장 부사장이 임원을 다소 늦게 달았음에도 빠르게 2세경영 키를 쥔 것은 사업 다각화에 따른 능력과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 부사장은 2020년 상무로 승진하면서 전략, 기획, 신성장 동력 발굴을 책임져왔다. 2021년 여행사 KRT 인수에 직접 관여하는 등 여행사업을 키우는 데 주도적으로 나섰다.
교원그룹은 교육(교원구몬·교원위즈), 상조(교원라이프), 여행(교원투어), 직접판매(교원더오름), 호텔 및 렌탈(교원프라퍼티), 투자(교원인베스트), 메타버스(교원넥스트), 물류(교원스타트원) 등으로 사업이 다각화되어 있다. 장 부사장은 교원투어, 교원크리에이티브, 교원넥스트, 교원스타트원 등 신사업 계열사 대표를 겸직하며 척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성과도 뚜렷하다. 교원투어 ‘여행이지’가 매년 거래액 목표를 넘고 있고 물류사업도 풀필먼트 창고를 계속해서 늘려가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교원그룹에서 비교육 부문 매출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8년 3344억원에서 2022년 4463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비교육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넘어선 상황이다.
◇차남 윤새봄 사장 지주사 대표이사 위치, 지분율 소폭 앞서
윤석금 회장의 두 아들인 장남 윤형덕 렉스필드(골프장) 부회장과 차남 윤새봄 ㈜웅진 대표(사장)는 경영에 활발하게 참여한다. 각각 2008년, 2009년부터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윤 부회장은 첫 업무를 코웨이에서 수행하며 경력을 쌓았다. 현재도 골프장을 비롯해 화장품 등 비교육 부문을 이끌고 있다.
윤 사장은 형과 달리 웅진씽크빅, 웅진케미칼 등 굵직한 곳을 거쳤다. 이후 2010년대 중후반부터 윤새봄 사장이 그룹 핵심 조직인 ㈜웅진 기획조정실 등에서 계열사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을 서포트하면서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해석이다. 케미칼 매각, 코웨이 매각 등이 그 예시다. 2019년 회생에 돌입한 후에도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이끌며 웅진그룹 재부흥에 크게 기여했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2023년 그룹을 대표하는 지주사 수장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분율 측면에서도 윤 사장이 소폭 앞선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주사 ㈜웅진의 최대주주는 윤새봄(16.3%), 2대 주주는 윤형덕(12.88%)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윤 부회장의 지분율이 더 높았지만 2020년 코로나 당시 윤 사장이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지배력이 역전됐다. 다만 격차가 3.42%p로 매우 작은 만큼 언제든 뒤집힐 가능성도 존재한다. 14일 종가(1215원)기준 윤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해서는 ㈜웅진 주식을 33억원어치 이상 매입하면 된다.
두 형제는 ㈜웅진 외에도 핵심 계열사인 씽크빅 주식 85만9809주도 각각 보유한다. 다만 이미 웅진을 정점으로 수직계열화되어 있는 만큼 씽크빅의 지분율을 늘려야 할 유인은 크지 않다. ㈜웅진은 씽크빅 지분 58.78%를 보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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