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Peer Match Up/교원 vs 웅진]M&A와 부동산 투자, 현금 활용법 ‘상이’⑤웅진은 식품·건설 등 인수로 대기업 반열, 교원은 서울시내 빌딩 매입

변세영 기자공개 2024-02-28 07:23:24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2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원그룹과 웅진그룹은 30년이 훌쩍 넘는 업력을 바탕으로 장기간 국내 교육업계를 평정해 온 양대 산맥이다. 출판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교원과 웅진은 일찌감치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다만 투자 방향은 다소 상이했다. 교원은 풍부한 현금을 부동산 매입에 활용했지만 웅진은 신사업 확장이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벌크업에 나섰다.

◇공격적 사업확장, 대기업 집단→기업회생으로

웅진그룹을 논할 땐 M&A 히스토리가 빠질 수 없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1985년 영어회화 교재를 시작으로 전래동화, 위인전기, 아동문학전집 등이 연달아 히트치면서 출판업계 중추로 떠올랐다.

그러다 1980년대 후반부터 이종산업 확장에 소매를 걷어 올렸다. 첫 스타트는 1987년 인수한 웅진식품(옛 동일산업)이다. 이후 1988년에는 ㈜코리아나화장품을 설립하는데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당시 코리아나화장품은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화장품 방문판매 업계 2위 사업자에 오를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1989년에는 웅진코웨이를 출범하고 국내 최초로 정수기 사업을 시작했다.

2006년 미국 회사와 합작해 설립한 웅진에너지

신사업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6년 웅진코웨이는 미국 회사와 합작으로 웅진에너지를 설립하며 태양광 사업에 발을 들였다. 태양광 사업을 키우는 데만 3~4000억원 이상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2007년 극동건설 인수로 사업 확장이 정점을 맞았다. 인수가액만 6600억원에 달했다. 당시 회사 내부에서는 건설업에 진출할 것이냐 매물로 나온 코카콜라보틀링(현 LG생활건강 자회사)를 인수해 식품사업 파이를 키울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는 전언이다. 이때 윤 회장은 고심 끝에 건설을 택했다.

무리한 확장은 결국 독이 됐다. 2010년 기준 웅진그룹은 공정위가 발표한 자산총계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40위 내외)에 포함됐을 만큼 재계순위가 높았다. 하지만 2012년 극동건설의 부도 등이 겹치면서 그룹이 한순간에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캐시카우였던 코웨이와 웅진식품 등을 매각하는 고육지책 쓴 것도 이 때문이다. 2014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에는 교육 본업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교원프라퍼티·교원라이프 부동산 상당, 부금예수금 등 활용

교원그룹은 재계에서 부동산 부자로 통한다. 서울에만 내외빌딩(을지로입구역), 교원명동빌딩(을지로입구역), 교원구몬빌딩(종각역), 성수물류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파주, 안성, 여주 물류센터도 자가다. 학습지 업계 1위 사업자로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소위 구몬·빨간펜 선생님과 학습지 유통 등을 관리하는 지국을 운영하면서 부동산을 하나둘씩 매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원그룹이 부동산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다. 당시 서울 시내 대형빌딩 가격이 10~20%가량 떨어진 시점이었다. 교원은 2008년 미국 제네럴일렉트릭(GE)의 부동산투자 자회사로부터 내외빌딩을 130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7년에도 캠코 공매를 통해 KEB하나은행 을지로 별관을 약 910억원에 인수했다.


교원그룹에서 부동산 자산을 관리하는 계열사는 교원프라퍼티다. 2021년 말 부동산 및 투자사업을 영위하는 교원·교원프라퍼티·교원인베스트 3개 사가 합병하면서 교원프라퍼티로 거듭난 데 따른 것이다. 2022년 말 기준 교원프라퍼티가 보유한 토지의 장부가액은 5322억원, 공시지가는 6023억원이다. 건물의 경우 장부가액은 1306억원 규모다.

장례서비스를 전개하는 교원라이프도 부통산 자산이 상당하다.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부금예수금을 굴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22년 말 기준 교원라이프의 토지 유형자산은 1762억원, 건물은 423억원 규모다. 교원라이프는 지난 2021년에 교원프라퍼티로부터 성수 물류센터를 매입한 후 이를 계열사에 임대 주는 방식으로 부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2022년 교원라이프가 교원스타트원에 공간을 빌려주고 임대료로 수취한 금액은 38억원이다.


일반적으로 실제 부동산매매는 공시지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특히 서울 오피스 중심 상권이나 수도권 물류센터의 경우 지리적 이점으로 가치가 더욱 높게 측정된다. 매각 시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교원그룹은 지금 당장은 부동산을 유동화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교원그룹 관계자는 “종각역 청계천에 있는 빌딩은 전층을 교원이 사용하고 있고, 내외랑 명동 일부는 임대를 주고 있다”면서 “빌딩을 사옥으로 쓰고 있는 만큼 매각하거나 유동화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