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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경쟁사도 벤치마킹, 간편식 두 자릿수 성장 지속"[홈플러스] 심호근 신선가공MD&상품개발 팀장 "소용량부터 대용량까지 선택지 확대"

정유현 기자공개 2024-05-22 07:37:59

[편집자주]

바이어(Buyer)는 유통업계의 꽃이라 불린다. 상품 기획력에 따라 유통가의 매출 지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근 고물가 한파가 몰아치고 대규모 자본을 등에 업은 중국 커머스가 불을 지핀 유통가의 '쩐의 전쟁'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바이어들을 더벨이 직접 만났다. 바이어의 입을 통해 각 사별 바잉 파워를 살펴보고 실무진의 시각으로 오프라인 강화 전략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한국인의 밥상 트렌드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외식에서 내식으로 무게 추가 옮겨지면서 밀키트(meal kit) 중심으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급성장했다. 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까지 세트로 제공하는 밀키트는 쉬운 방법으로 근사한 한 끼를 차려먹고자 하는 '편리미엄' 트렌드를 공략했다.

리오프닝 이후에도 고물가에 따라 내식 트렌드가 더 공고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2030세대가 찾았다면 맛과 품질을 높인 간편식을 찾는 중장년층도 많아지고 있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 업계도 간편식을 내놓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높은 이익을 내는 사업은 아니기 때문에 유통업계가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의 경우 오히려 이 점을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메가푸드마켓' 리뉴얼과 함께 간편식 상품 종류 수(SKU)를 대폭 늘렸고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 간편식 제품을 구매하러 홈플러스 매장이나 앱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했다.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주기적으로 선보이며 고객이 매장을 찾을 수 있는 명분을 제시하고 있다.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3개월 전 간편식 SKU 확대 준비, 다이닝스트리트 성장 지속

최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함 홈플러스 본사에서 만난 심호근 신선가공MD&상품개발팀장(사진)은 "비즈니스 적으로 매력적인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에는 밀키트 관련 사업을 소극적으로 진행했다"며 "메가푸드마켓으로 리핏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업을 확대했고 SKU도 과거 20여 종에서 90여 개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심 팀장은 "주로 트렌디한 상품 위주로 개발을 하고 있고 고객의 선택지에 따라 상품 인앤 아웃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경쟁사도 홈플러스의 간편식을 벤치마킹하면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가 간편식 사업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약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먹거리에 특화한 메가푸드마켓으로의 리뉴얼을 위해 대표이사 차원에서 간편식 확장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 주문을 받은 것은 리뉴얼을 약 3개월 앞둔 시기였다. 메가푸드마켓에 간편식 중심의 '다이닝스트리트'가 꾸려진 스토리다.

심 팀장은 "메가푸드마켓 간석점을 2022년 1월 오픈하기 위해 PB상품을 약 20개를 늘리라는 주문을 받았다"며 "직원 1명과 함께 협력사 미팅을 하루에 10번 이상도 하고 메뉴의 맛을 내기 위해 똑같은 메뉴를 계속 먹어가며 테스트를 했다"고 당시를 복기했다.

그는 "그렇게 제품을 20개 이상 출시했고 반응이 좋았다"며 "첫해 큰 성장을 하다보니 그 다음 해에 매출 신장률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우려와 달리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의 다이닝스트리트의 간편식은 홈플러스의 PB 브랜드인 '시그니처(signature)'를 달고 나오는 홈밀제품이 있고 주요 레스토랑과 협업해서 출시한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등으로 구성된다. 품목별 매출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PB 밀키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냉동 RMR(레스토랑 간편식)이 75% 성장했다. 분산됐던 간편식 제품을 한곳에 모으며 고객 입장에서 볼거리도 생겼다.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과거에는 제품 사진만 몇 컷 찍어서 올렷 상세 페이지를 채웠다면 제품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를 추가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병행 전략의 긍정적 사례 중 하나다.

심 팀장은 "과거 레시피나 상품 사진만 올려뒀지만 기본적인 정보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좋은 음식 정보 등도 추가했다"며 "SKU를 늘리며 고객의 선택지가 많아졌고 온라인에서도 세부적인 정보와 함께 다양한 상품을 노출시키다 보니 매출이 함께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PB 실적 중 1위, 편의점부터 창고형 할인매장 수요 잡을 수 있는 전략 추진

홈플러스가 간편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바이어와 협업을 할 수 있는 조직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 신선가공팀이 빠른 상품 소싱을 할 수 있도록 바잉 조직과 붙였다.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등 딜레이 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심 팀장은 "PB조직은 비신선식품과 신선식품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데 신선가공 조직은 바잉 조직하고 협업을 할 수 있도록 개편이 됐다"며 "최근 성과를 지속하며 상품 개발 PB 실적 중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여개 가까운 상품을 내놓고 운영을 하고 있지만 맛과 품질, 가격 3박자를 모두 갖추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 결과 최근에는 아웃되는 상품의 수가 대폭 줄었다.

심 팀장은 "상품을 내놓고 내부적으로 매출도 나와야 하고 회전율도 높아야 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인앤아웃을 계속하다 보니 상향 평준화가 된 것 같다"며 "고객들이 좋아하는 상품이 많아지면서 과거보다 빠지는 상품이 많지 않아졌다"고 말했다.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고민의 결과, 새로운 음식을 담은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 용량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심 팀장은 "밀키트가 현재는 2~3인용 식품이 대세지만 1인 가족 혹은 대가족 등이 즐길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할인점, 창고형 마트에 들어가는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소용량부터 대용량을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범위를 확장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객의 선택지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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