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모펀드 GP '대형사' 싹쓸이…'아쉽다' 목소리도 하나벤처스 '하나초격차상생재간접펀드 일반 4곳, 루키 2곳 선정
이기정 기자공개 2024-05-17 07:06:05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벤처스가 진행한 민간모펀드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가 확정됐다. 최종 결과만 놓고 볼때 공교롭게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하우스들이 모두 GP로 선정됐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외부 평가위원을 선임하는 등 노력을 펼쳤지만 대형사 위주로 GP가 선정되면서 업계 일각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16일 하나벤처스는 '하나초격차상생재간접펀드' GP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리그와 루키리그에서 각각 4곳, 2곳을 선정했다. 총 출자액은 200억원으로 루키리그와 일반리그에 각각 40억원, 160억원을 배정했다. GP 당 출자액은 루키리그 20억원, 일반리그 40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일반리그에서 HB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가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루키리그에서는 메인스트리트벤처스와 스케일업파트너스가 GP에 올랐다.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친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비엠벤처스(이상 일반리그), 노보섹인베스트먼트(루키리크)는 아쉽게 탈락했다.
◇AUM 상위 4곳 모두 선정…GP, 하나금융 '시너지' 창출 방안 적극 어필
민간모펀드 출자사업은 지난달 16일까지 접수를 진행했다. 이후 이달초 1차 숏리스트를 개별 통보하고 지난 14일 PT 심사를 진행했다. 이틀만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면서 약 1달 반만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최종 결과 특이점은 일반리그에서 상대적으로 운용자산(AUM) 규모가 큰 곳들이 선정됐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말 AUM을 보면 TS인베스트먼트(8901억원), 코오롱인베스트먼트(6260억원), HB인베스트먼트(6147억원), 위벤처스(4437억원) 등 선발된 곳 모두가 중대형사다. 고배를 마신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2023억원)와 비엠벤처스(517억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AUM은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이고, 비엠벤처스는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정보다.
PT 심사에서는 펀드운용전략과 운용사 역량, 운용인력의 전문성 등을 평가했다. 추가로 선정우대 조건이었던 △하나금융그룹과의 연계 협력 방안 제시 △하나벤처스와 공동투자 제안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했다. 하나벤처스 관계자는 "운용사 및 운용인력 정량 평가 지표를 기반으로 하나벤처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운용사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지원사들은 그간 하나금융그룹과 연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차별성을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계열사 출자를 받았거나 투자한 포트폴리오가 하나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사례 등이다.
GP에 선정된 한 VC 대표는 "하나금융에서 출자를 받은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클럽딜 등 사례를 통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업을 할 수 있다고 부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펀드운용역의 전문성이 GP 선정의 배경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하우스의 임원은 "사실 모든 지원사들이 클럽딜과 하나금융그룹과의 사업 연계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GP 선정 당락은 우대조건보다는 펀드운용전략과 결성 예정인 펀드의 매력도가 가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사 기회 없었다 '실망' 목소리…민간 LP 특성 고려 필요 조언도
PT 심사는 하나벤처스 관계자 3명과 외부전문인원 2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전문인원은 다른 기관에서 출자사업 경험이 있는 인물들을 초빙했다. 다만 공교롭게도 규모가 큰 하우스들이 모두 GP가 되면서 출자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나벤처스는 이번 출자사업에서 주목적 투자대상에 별다른 허들을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루키와 일반으로 리그를 구분한 것 외에는 모든 하우스가 동일한 조건으로 경쟁했는데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 VC들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VC 대표는 "1차 심의에서도 규모가 큰 하우스들이 대부분 숏리스트에 올랐는데 당시는 정량평가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최종 결과에서도 같은 기조가 이어진 것은 실망스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업력이 오래되고 AUM 규모가 큰 곳들이 출자사업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다"며 "중소형사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말을 믿었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향후 출자사업에서 출자 분야를 더욱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모태펀드나 성장금융의 GP를 대상으로 출자를 진행하는 만큼 투자단계나 업종별로 구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VC 대표는 "GP 자격이 있는 모든 하우스가 경쟁을 하면 작은 하우스는 정량, 정성평가에서 이길 수가 없다"며 "중소형 하우스들은 특정 분야에 특별한 강점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출자 분야를 구분해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벤처스가 첫 시도인 만큼 VC 친화적인 펀드를 결성하는 등 배려를 많이 해줬지만 이어지는 다른 민간모펀드 출자사업도 같은 방식을 사용하면 VC업계 '빈익빈 부익부'는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하나벤처스는 정책 LP가 아니기 때문에 지원사들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VC 임원은 "정책 LP가 이같이 출자사업을 진행하면 하소연할 수 있지만 하나벤처스는 민간 LP이기 때문에 출자사업 방식을 바꿔달라는 요구는 과도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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