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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월요일' 패닉…VC 엑시트 전략 수정 '불가피' 코스피 이어 코스닥 사이드카 발동, 회수·기업가치 평가 차질…장기화 우려

유정화 기자공개 2024-08-06 08:39:1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5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코스피에 이어 코스닥 지수가 급락하면서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투자한 기업 포트폴리오 엑시트(자금 회수)를 준비하던 벤처캐피탈(VC) 입장에선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분 코스닥150선물가격과 코스닥150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앞선 오전 11시 코스피200선물지수의 하락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대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사이드카는 코스닥150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6% 이상 하락하고 코스닥150지수가 직전 매매거래일의 최종수치 대비 3% 이상 하락해 동시에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코스닥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특히 코스닥지수가 급락하면서 VC들의 고심이 커지게 됐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VC들은 주로 코스닥시장에서 주식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를 진행한다. 투자 결실을 기대하던 VC 입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가 터지면서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VC 포트폴리오 기업 중 올해 상장한 기업을 보면 주가가 이날 크게 하락했다. 오후 3시 기준 △케이웨더 △엔젤로보틱스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그리드위즈 △이노스페이스 등 주가는 마이너스(-) 15.66%에서 -21.17% 수준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령 바이오 벤처기업 디앤디파마텍에 투자한 VC들의 투자금 회수는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5월 초 코스닥시장에 입성, 상장 후 1개월·2개월로 책정했던 보호예수 기간이 지났다. 인터베스트, LB인베스트먼트,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등 VC는 일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상장 전 6000억원 몸값을 받았던 디앤디파마텍의 시가총액은 3000억원대를 횡보하다 이날 2729억원까지 떨어졌다.

당장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의 가치 평가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시각효과 전문업체 '엠83'은 이달 7일까지 기관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엠83에는 3곳 VC가 100억원을 투자했다. 인터베스트가 인터베스트그로스세컨더리펀드를 통해 50억원을, 프리미어파트너스가 2020프리미어스케일업투자조합이 3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들도 걱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진단 애플리케이션(앱) 보닥을 운영하는 아이지넷은 지난 5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우리기술투자, SBI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하나증권, 우리은행, 하우인베스트먼트, 더벤처스 등이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상장 VC의 주가도 급락했다. VC 상장사는 총 20곳이다. △우리기술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아주IB투자 △스틱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 △SBI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이들 주가는 오후 3시 기준 -7%에서 -13% 수준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VC 관계자는 "VC 입장에서 포트폴리오 기업의 회수를 앞두고 있었거나, 상장을 준비하는 포트폴리오의 경우 회수 전략을 새로 짜야할 판"이라며 "상황이 지속된다면 IPO 일정도 딜레이되고 회수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VC들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주가 하락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공포가 확산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미국 고용시장 위축과 실업률 상승 속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 31일 뉴욕증시에서 3대 주가지수(다우존스·S&P500·나스닥)가 하락하면서 시장에 공포 분위기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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