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호텔사업 점검]'매스티지→럭셔리' 위탁운영 확대 '포석'②프리미엄 숙박시설 수요 증가, 애월·평창 추가 오픈 청사진
변세영 기자공개 2024-08-13 07:48:56
[편집자주]
패션부터 리테일, 식음에 이르는 다방면의 사업을 전개하는 유통 공룡 이랜드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호텔·리조트와 레저사업을 낙점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매스티지 숙박을 중심으로 운영해 온 사업 틀을 깨고 ‘그랜드켄싱턴’이라는 프리미엄 라인을 론칭해 2막을 열겠다는 포부다. 더벨은 이랜드그룹 호텔·리조트 사업 히스토리와 현 경영 상황, 앞으로의 과제 등을 폭넓게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9일 09: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5년 호텔 뉴설악을 인수하며 호텔·리조트 사업에 뛰어든 이랜드그룹이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하이엔드 프리미엄 브랜드 ‘그랜드켄싱턴’ 론칭을 앞두고 있다. 대중적인 매스티지 라인부터 럭셔리에 이르는 다각화된 호텔·리조트 포트폴리오를 통해 궁극적으로 위탁경영 확대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첫번째 프리미엄 리조트 도전, 고성→애월→평창 '플랜 수립'
이랜드그룹에서 호텔과 리조트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는 ‘이랜드파크’다. 독자 브랜드 켄싱턴과 켄트로 세분화해 호텔·리조트 사업을 전개한다. 켄트호텔은 켄싱턴보다 반 단계 낮은 등급의 숙박시설이다. 구체적으로 △켄싱턴호텔 △켄싱턴리조트 △글로리콘도 △켄트호텔 등으로 나뉜다.
이랜드그룹은 창업주 박성수 회장의 철학 아래 ‘절반 가격에 2배 가치를 제공한다’는 기조를 이어왔다. SPA브랜드 스파오를 비롯해 애슐리 등 콘셉트를 보면 알 수 있다. 서민들이 애용하는 브랜드를 전개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숙박사업도 비슷했다. 경영이 어려운 호텔과 리조트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우다 보니 상대적으로 숙박가격이 저렴하게 측정됐다. 실제 지금까지 이랜드파크 포트폴리오에 하이엔드 프리미엄 숙박시설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프리미엄 리조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랜드파크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026년 5성급 라인인 ‘그랜드 켄싱턴’을 출범을 앞두고 있다. 그랜드켄싱턴 첫 타자는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설악비치점이다. 독채형 풀빌라 콘셉트다. 현재 골조 공사가 20% 이상 완료되어 1차 분양을 받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분양대금을 수취해 건설공사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자금 부담을 줄인다.
기존에 이랜드파크가 켄싱턴 통합 회원권을 판매하긴 했지만 오픈형 구조였다. 가령 회원권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할인된 가격으로 숙박을 제공하는 동시에 회원이 아닌 사람도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는 형태다. 다만 그랜드켄싱턴의 경우 오직 회원권을 보유한 사람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차이점이다.
강원도에 이어 제주도에도 그랜드켄싱턴이 들어선다. 이랜드파크의 100% 자회사인 ㈜이랜드테마파크제주를 통해 제주시 애월읍 일대에 복합 문화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리조트와 박물관, 미술관, 쇼핑시설 등을 포함한 대단지 개발이다.
다만 그랜드켄싱턴 애월은 공사가 잠시 중단돼 오픈 일정이 아직 미정이다. 고성 리조트 공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까닭이다. 이랜드파크는 고성과 애월에 이어 장기적으론 평창에도 럭셔리 리조트를 오픈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랜드파크 관계자는 “당초 고성과 제주에 그랜드켄싱턴을 동시에 진행하다가 고성이 속도가 빠르게 나서 고성에 먼저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탁운영 전제조건은 '브랜드력', 수익성 개선에도 효과적
이랜드는 매스티지에서 럭셔리로 비즈니스 구조를 다각화해 호텔·리조트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고 궁극적으로 위탁경영을 확대해 나가고자 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직접투자 시 호텔 입장에서 부동산 매입과 인테리어 구축 등 초기 비용 부담이 큰 반면 위탁운영은 부동산 없이도 수수료나 로열티 등으로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별도의 제반 비용이 들지 않아 수익성도 높다. 메리어트나 IHG, 힐튼 등 글로벌 호텔의 주 영업 방식이다.
국내 호텔업계에서도 위탁경영이 뜨거운 이슈다. 롯데호텔, 신라호텔, 조선호텔앤리조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은 위탁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 신라호텔은 다낭, 롯데호텔은 우즈베키스탄, 미국, 미얀마 등 글로벌 각지에 위탁운영 호텔을 보유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서울 북한산 국립공원 인근 ‘파라스파라’와 양양에 ‘바이 조선’을 선보였다.
반면 이랜드파크의 경우 아직 위탁경영 경쟁력이 부족하다. 아직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전라도 남원시는 2016년 한옥호텔 ‘남원예촌’을 개관하면서 이랜드파크에 위탁 운영을 맡겼다. 이와 함께 ‘남원예촌 by켄싱턴’이라는 이름이 따라붙었다. 남원예촌의 경우 객실이 24개로 규모가 크지 않아 사실상 수익적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위탁사업은 지지부진한 이랜드파크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랜드파크는 2020년 코로나로 적자전환한 후 2년간 영업손실만 200억원이 넘었다.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5%, 2023년에는 1.4%에 그쳤다.
호텔·리조트업계 관계자는 “결국 위탁사업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브랜드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치열한 업계 경쟁자들 사이에서 이랜드가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랜드켄싱턴의 성공이 누구보다 절실한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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