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정재혁 대표 "ES인베스터, 중견 VC 도약 이끌 것"민간 LP 파트너십 강화해 펀드 대형화 계획…내년 운용자산 3000억 이상 확대 '목표'
유정화 기자공개 2024-09-30 08:35:1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5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레이징 시장이 고금리와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로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상당 기간 이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S인베스터는 민간 출자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고, 출자자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2030년에는 운용자산(AUM)이 5000억원이 넘는 중견 VC로 성장할 것입니다."정재혁 ES인베스터 대표이사(사진)는 최근 강남구 본사에서 진행한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재혁 대표는 산업은행 출신으로, 20여년 간의 은행원 생활올 마무리하고 지난 5월 ES인베스터에 합류했다. 최근 205억원 규모 '이에스제11호 청년창업펀드' 출자자(LP) 모집을 주도하며 성공적으로 펀드 결성을 마무리했다.
ES인베스터의 펀드 대형화를 통해 1600억원 수준인 현재 AUM을 내년까지 3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적 성장뿐 아니라 출자자(LP)와 파트너십도 강화하는 식으로 질적 성장도 동시에 꾀하고 있다. 1~2년 이내 글로벌 전 지역에 투자가 가능한 블라인드펀드 결성도 검토하고 있다.
◇VC 인생 2막, 피투자기업·출자자 네트워크 강화
정재혁 대표는 지난 5월 ES인베스터에 합류하면서 인생 2막을 열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2002년 산업은행에 입사해 22여년간 간접투자금융실, 넥스트라운드실 등을 거치며 벤처투자 경력을 쌓았다. 합류 직전엔 동남권금융센터 벤처투자팀 팀장으로 근무했다.
은행원 출신인 그가 벤처투자업계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 이유는 뭘까. 정 대표는 "동남권투자금융센터에서 지역혁신 재간접펀드, 직접투자와 더불어 스타트업 IR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지역 벤처생태계를 심도 있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며 "벤처투자는 다양한 금융 업무 중에서도 가장 큰 열정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분야"라고 했다.
합류하자마자 바쁜 나날을 보냈다. 회사의 우선 순위는 펀드레이징이었고 그는 LP 모집에 집중했다. 그가 회사에 합류하기 전인 3월 ES인베스터가 무려 30여곳의 운용사가 몰린 모태펀드 청년창업 분야에서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GP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펀드는 목표액 200억원을 소폭 웃도는 205억원 규모로 결성에 성공했다. 특히 LP 대부분을 전략적 투자자(SI)로 모집해 이목을 모았다. 정 대표는 "전통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벤처투자에 대한 관심과 니즈를 적극 반영해 전략적 출자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투자 철학은 포트폴리오 기업에는 투자자 이상의 밸류를 제공하고, 출자자에게는 수익 이상의 가치를 돌려주는 것이다. 정 대표는 "VC는 당연히 캐피탈 게인(capital gain)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ES인베스터는 밸류와 수익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주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S인베스터는 투자기업, LP와의 관계 형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가 취임 이후 만든 '파트너스나이트' 행사가 대표적이다. 기존 LP뿐 아니라 이번 펀드 결성에 새롭게 참여한 LP, 참여 가능성이 높은 LP를 모아 네트워크 행사를 분기마다 개최하기로 했다. 매년 연말에는 LP와 더불어 포트폴리오 기업까지 참여하는 '패밀리데이'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ES인베스터 '2.0' 시작…글로벌 진출, M&A·바이아웃딜 검토
ES인베스터는 안정적인 펀드 운용 성과를 보유한 VC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뉴로핏, 노을, 펫프렌즈 등이 있다. 특히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미디어는 2019년 10억원을 투자해, 2년 만에 67억원을 회수했다. 티켓 사이즈(건당 투자금액)을 작게 유지하면서 신중하게 투자하다 보니 포트폴리오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회사는 첫 외부 자금을 유치한 펀드의 청산을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2015년 결성한 2호 디지털콘텐츠창업초기 펀드가 현재 해산을 하고 내년 청산을 목표로 투자자산 회수를 진행하고 있다"며 "메이크스타, 레저큐 등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이 있어 내부수익률(IRR) 10%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초에는 회사 본계정과 모회사인 ES크리에이터즈 자금으로만 결성된 '이에스에스프리 1호투자조합'의 펀드를 IRR 5% 수준으로 청산했다.
정 대표는 ES인베스터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미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포화상태"라며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기와 진출 지역에 있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바라건데 1~2년 이내 동남아뿐 아니라 글로벌 전 지역에 투자가 가능한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고, 환 리스크를 고려해 역외펀드 결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ES인베스터는 10개의 블라인드펀드와 2개의 프로젝트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ES인베스터는 그간 100억~200억원 규모로 결성하던 블라인드펀드의 규모를 키우고, 동시에 다수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후기 단계 투자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민간 LP의 수요에 부응해 회수 가능성이 높은 후기 단계를 중심으로 프로젝트펀드도 결성할 예정"이라며 "좋은 기회가 있다면 M&A 딜이나 바이아웃 투자도 도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2000년 설립된 ES인베스터는 은산토건, ES개발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은산그룹 계열 벤처캐피탈이다. 그룹 지주사격인 이에스크리에이터즈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운용하고 있는 벤처조합은 '이에스9호K콘텐츠펀드', '이에스8호스타트업펀드', '이에스6호디지털콘텐츠글로벌펀드' 등 총 12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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