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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진영재 유진운용 대표의 ‘하지 않을 용기’

황원지 기자공개 2025-02-11 07:59:19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08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펀드 시장의 중심이 액티브에서 패시브로 바뀐 지는 오래됐다. 지수추종 ETF의 성과가 액티브 펀드보다 장기적으로 좋다는 게 경험으로 증명되면서다. 국내 운용사들도 앞다퉈 ETF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성자산운용을 비롯해 미래에셋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까지 쟁쟁한 고래들이 치열하게 점유율 싸움 중이다.

하지만 ETF 전환이 모두에게 맞는 방향일까. ETF는 지수를 만들고 LP를 확보하는 등 초기투자비용이 큰 사업이다. 은행, 증권사 지점 등 기존 판매처를 활용하면 되는 공모펀드와 달리 불특정 다수에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 비용도 추가로 든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수준의 대형사나 수년간의 적자를 감수할 수 있는 금융그룹 계열사 정도 되어야 버틸 수 있다.

진영재 유진자산운용 대표가 처음 대표직을 맡은 2020년은 코로나로 ETF 시장이 급성장한 시기다. 이때를 기점으로 2~3년 간 대신운용, BNK운용, 흥국운용, DB운용 등 중소형 운용사들이 잇달아 ETF 시장 참전을 선언했다. 비슷한 규모에다 금융계열사 소속인 유진운용도 참여를 고려할 법 했다.

하지만 진 대표는 시류와 반대되는 결정을 내렸다. 회사 규모를 고려했을 때 ETF 진출은 투자비용이 너무 크다고 봤다. 당시 만났던 진 대표는 이미 고래들의 싸움에 참여하기보단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진운용이 특화된 부실채권(NPL) 시장이나 간판 상품 유진챔피언단기채가 대표적이다.

2년이 지난 지금 진 대표의 베팅은 성공한 듯하다. 유진운용은 1월 말 기준 펀드와 일임 운용자산(AUM)이 8조8000억원대를 넘어섰다. 6조원대 중반이었던 2021년 말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2023년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ETF 시장에 참전한 DB자산운용의 순이익 규모를 뛰어넘기도 했다.

강점에 집중한다는 전략이 주효했다. 주력 상품인 유진챔피언단기채가 자금을 끌어모으며 외형 확대에 기여했다. 지난해 초 6000억원대로 시작했으나 채권펀드 인기로 현재 1조9000억원대 메가펀드로 성장했다. 우정사업본부 NPL전략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는 등 NPL 시장에서의 활약도 여전하다.

ETF 시장으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미래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애매한 규모로 가끔 신상품을 내는 데 그친다면 만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할 테다. 오히려 유진운용처럼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는 게 살아남는 길일 수 있다. 작지만 단단한 유진운용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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