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 대기업 불참후 손익분기점 2014년으로 늦춰 2016년 880만 가입자 확보계획 '비현실적'
이 기사는 2010년 10월 26일 1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사업은 초기에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전국권 네트워크를 확보한 대기업의 참여가 '필수'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단기간 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영업활동을 통해 충분한 현금을 창출하는 구조를 확보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 참여 '무산'...문제는 불확실한 '수익성'
KMI는 올해 초 국내 대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유통, 금융, 보험 등의 부문에서 수백 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업체들이 주 타깃이었다. 회사의 적극적인 노력에 일부 기업은 KMI 주주참여에 관심을 나타냈다. 몇몇 카드사 및 보험사는 사업성 검토를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KMI와 대기업 간의 협상은 더 이상 진전이 없었다. KMI의 사업성을 검토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익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다면 이들이 KMI 수익성에 문제를 제기한 그 근거는 무엇일까?
KMI가 지난 1월 자체적으로 작성한 추정손익계산서에 따르면 회사는 2012년부터 ‘영업흑자 달성'이 가능하다. 이후에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해 2013년 7410억원, 2014년 1조 373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 2016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 7000억원을 상회한다.
여느 통신사와 마찬가지로 KMI 실적의 중심에는 '가입자 수'가 있다. 가입자 수가 늘어날수록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KMI는 지난 1월 작성한 계획서에서 2016년까지 가입자 93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손익분기점(BEP)인 2012년에는 최소 2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들은 바로 이 부분에 문제를 제기했다. 가입자 유치계획의 비현실성을 꼬집은 것이다. 자신들이 보유한 기존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도 2012년까지 가입자 200만명, 2016년에 900만명을 확보하는 것은 무리라고 봤다. SKT, KT, LG U+ 등 공룡 3사의 견제 가능성도 큰 부담이었다.
◇손익분기점 2012년→2014년 '2년 지연'
KMI는 대기업을 주주로 유치하는데 실패한 이후 지난 5월 새로운 가입자 유치계획과 추정손익계산서를 작성했다. 오는 2016년까지 88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전 보다 50만명 줄어든 수치다. 전반적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손익분기점을 2014년으로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 KMI가 사업을 시작할 때는 대기업 위주로 접촉을 시도했지만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면서 “고유 사업에서 수 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들도 수익성이 없다며 포기한 마당에 중소기업만으로 단기간 내 대규모 가입자를 유치해 사업을 성공하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이 빠지고 중소기업들로만 주주구성이 이뤄지면서 가입자 유치계획과 추정손익계산서가 바뀌었는데 수정된 계획서는 이전보다 더욱 악화된 수익구조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KMI, 2016년 880만 가입자 목표
KMI는 사업개시 5년만인 2016년까지 가입자 88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연평균 100% 이상 성장해야 달성이 가능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목표가 상당히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국내 소비자의 특성이 △브랜드에 예민하고 △싼 가격보다는 통화품질을 중시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업자 3사중 가장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LG U+(옛 LG텔레콤)와의 사례를 비교해보면 이 같은 지적에 신빙성이 더 해진다.
KMI가 방통위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KMI는 2016년에 883만6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가입자 증가율은 2012년 366%, 2013년 195%, 2014년 154%, 2015년 137% 2016년 112%다. 사업 첫해인 2011년 46만명의 신규가입자를 시작으로 매년 100% 이상의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다.
2016년 와이브로 시장의 가입자 수가 1100만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중 77%를 점유하면 가입자 900만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KMI의 주장이다.
하지만 통신 전문가들은 LG U+의 사례와 비교할 경우 KMI의 주장은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1997년 이통사업을 시작한 LG U+는 지난 8월 기준 가입자 896만4000명을 확보했다. KMI가 제시한 목표치 달성에 13년이 걸린 셈이다.
LG U+가 사업을 시작한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국내 이동통신 보급률은 80%대로 시장이 확대될 여지가 충분했다. 반면 지난 9월8일 기준 이동통신 보급률은 102.4%에 달한다. 지난 8월 이통 3사의 가입자 증가율은 모두 0.4%에 머물렀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한 셈이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데이콤과 LG파워콤의 지원을 받고도 LG U+가 3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통시장의 순위가 고착화돼 있다는 방증”이라며 “LG U+보다 자금 동원 능력이 훨씬 떨어지는 KMI가 900만 가입자를 확보하겠다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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