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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vs성장' 기로에 선 제약사]유유제약, 안구건조증 개발 교훈 '개량신약'으로 새판①'YP-P10' 임상 2상 고배, 개발 비용·기간 감축 대안 판단

김형석 기자공개 2024-05-28 08:11:20

[편집자주]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제약사들은 '제네릭·상품유통·리베이트'라는 틀 안에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약가규제, 불공정 관행 철퇴 등 과거와는 다른 규제환경에서 새로운 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생겼다. 이에 더해 오너십이 바뀌는 과도기까지 겹치면서 가지각색 '생존전략'이 등장했다. '위기냐 성장이냐'를 놓고 각각 다른 전략을 펼치는 제약사들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3세로 일찌감치 경영승계를 마친 유유제약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고민하는 시점에 놓여있다. 건강기능식품과 제네릭(의약품)에 집중된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신약개발에 집중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주력하던 파이프라인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R&D 방향을 빠르게 전환했다.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바이오 신약보다는 상업화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개량신약으로 전략을 바꿨다.

◇'혁신신약' 유원상 대표 드라이브, 임상서 좌초

유유제약의 최대주주이자 오너 3세인 유원상 대표는 2019년 부친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경영전면에 섰다. 그러나 유 대표가 경영 전권을 쥔 건 부친 유승필 회장이 퇴임한 2021년부터다. 단독 대표이사직을 맡은 그가 가장 먼저 추진한 사업은 신약개발이다.

그가 신약개발을 비전으로 내세운 건 제네릭 의약품과 타 의약품 유통사업 만으로는 성장이 어렵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렇게 탄생한 첫 바이오 신약물질이 바로 안구건조증 치료물질 'YP-P10'이었다. 펩타이드 조성물로 임상 1상까지 성공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유 대표가 직접 뛰어다니며 'YP-P10'에 대한 개발 의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2022년 한 해에만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된 안과학회(AAO)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개최된 바이오유럽(BIO-Europe),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CPhI 2022에 직접 참석하며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2상 결과에서 고배를 마셨다. 미국 내 7개 병원에서 25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다.

YP-P10은 임상 2상 투약 종료 시점인 12주차에 접어들수록 1차 평가 지표인 TCSS(총각막염색지수)와 ODS(안구불편감)가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YP-P10의 임상 결과는 유유제약에 아픈 결과다. 막대한 R&D 비용 지출로 재무 부담이 커진데다 신약개발도 곧바로 중단했다.

2019년 22억원에 불가하던 R&D 비용은 2020년과 2021년 각각 47억원, 2022년 9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중간에 YP-P10 개발을 중단했음에도 82억원을 지출했다. YP-P10 개발에 자금을 투입하지 않았던 올해 1분기 R&D 비용은 단 8억원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그간 바이오신약 개발 비용부담이 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 사이 영업이익은 빠르게 줄었다. 2019년 8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0년 63억원, 2021년 12억원에 그쳤다. 2022년에는 처음으로 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4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모두 정리, 개량신약 파이프라인 2건 집중

유유제약은 지난해 YP-P10과 다발성경화증 치료물질 UCLA-MS 등 보유한 2개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을 모두 정리했다. 신약 개발 경험이 부족한 유유제약 입장에서 당장 혁신 신약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신 유유제약이 선택한 대안은 개량신약이다. 개량신약은 개발에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혁신 신약에 비해 임상 기간이 짧고 연구개발(R&D) 투자 비용도 적게 든다.

아울러 개량신약은 임상시험자료 제출도 일부 면제가 가능하고 독점권한도 주어진다. 특허기간 내에 출시가 불가능한 제네릭(복제약)과 달리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를 회피할 수 있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 유유제약이 보유한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은 YY-DUT와 YY-DUT-Tam 2건이다. 모두 두타스테리드 오리지널 의약품을 기반으로 한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다.

YY-DUT는 오리지널 제품 대비 1/3 축소된 크기와 제형 변경으로 환자 복용 편의성을 향상시킨 개량신약 물질이다. 2019년 연구를 시작한 YY-DUT는 당초 탈모치료제로 개발했지만 YP-P10 임상 실패 후 적응증을 전립선 비대증으로 수정했다.

YY-DUT의 유효성 입증을 위해선 탈모치료제보다는 기존 두타스테리드의 적응증이 개발 성공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YY-DUT-Tam은 두타스테리드와 탐수로신 복합제다. 유유제약은 두 물질에 대해 미국, 유럽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기존에 개발해온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모두 정리하는 대신 개량신약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이중 YY-DUT의 경우 2026년 또는 2027년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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