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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기업은행 런던지점, 'IB·자금' 역량 업그레이드 한창①3년 내 IB 데스크 설치 목표…국책은행 메리트 활용, 글로벌 네트워크 자금 공급

런던(영국)=최필우 기자공개 2024-10-25 12: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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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3일 11: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 런던지점은 지점 운영에 필요한 필수 인력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최근 런던지점 인력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신중한 행보다. 외환위기 여파로 런던지점 폐쇄와 리오프닝을 경험한 기업은행 입장에선 단기간에 자본과 인력 투자를 늘리는 결정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기업은행 런던지점은 소수 정예 인력을 바탕으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총자산과 순이익이 우상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본사와 현지 IB 딜 협업 실적도 쌓였다. 런던지점은 향후 IB 데스크 설치, 자금 조달 기능 강화 미션을 수행해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고 본점 기여도를 높인다는 포부다.

◇주재원 5명 포함 16명 근무…런던 거점 중요성 커지는 추세

기업은행 런던 지점은 총 16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차윤호 런던지점장(사진)을 필두로 본국 파견 직원 5명이 근무하고 있다. 11명은 현지에서 채용된 직원이다. 지점 조직은 기업금융팀, 자금팀, 외환팀, 준법·컴플라이언스팀으로 편제돼 있다.

*차윤호 기업은행 런던지점장(오른쪽에서 세번째)과 지점 직원들

한 차례 폐점을 경험하고 재차 문을 연 런던지점은 안정적인 지속 성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 기업은행은 1996년 룩셈부르크 현지법인의 지점 형태로 런던에 진출했으나 외환위기 여파로 개점 3년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이후 영국 금융감독청(FSA) 인가를 다시 받는 절차를 거쳐 2006년 11월 런던지점을 오픈했고 18년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런던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은 지점의 최소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15명 안팎으로 보고 있다. 기업은행 런던지점의 경우 기업금융, 자금 조달 등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으로만 구성돼 있는 셈이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요성과 런던 금융시장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런던지점은 더 큰 역할을 요구받고 있고 있어 보강이 필요하다.

런던지점은 기업은행이 유럽에 두고 있는 유일한 지점이다. 런던 금융시장 뿐만 아니라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 관련 IB 딜과 기업금융을 커버한다. 폴란드,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6개 국가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걸 핵심 업무로 삼고 있다. 특히 동유럽의 경우 배터리 산업 성장으로 한국 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은행 런던지점의 성장세는 실적에서 드러난다. 2021년 8억6000만덜러였던 총자산 규모는 지난 6월말 기준 12억2000만달러로 3억6000만달러(42%) 늘었다. 같은 기간 IB 취급액은 8000만달러에서 3억달러로 4배 가량 증가했다. 현재 런던지점에 별도의 IB데스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파른 성장이다.

차윤호 기업은행 런던지점장은 "아직 IB 데스크가 운영되고 있지 않아 런던지점에서 딜을 소싱하고 본점과 협업하는 식으로 업무를 하는 중"이라며 "3년 내에 IB 데스크를 설치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역량을 끌어 올리고 지점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게 지점 운영 목표"라고 말했다.


◇자금조달 역량 강화, 본점 의존도 낮춘다

IB 영역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자금 조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런던지점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런던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등급(S&P AA-)을 십분 활용하면 지점 외형을 키울 수 있다.

더 나아가 런던지점은 기업은행의 글로벌 자금센터로 진화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기업은행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데 발맞춰 자금 원천을 확보하는 게 금융허브 런던에 위치한 런던지점의 역할이다. 런던지점은 이미 뉴욕, 홍콩, 마닐라 소재 지점과 협업을 통해 사실상 자금 데스크로 기능하고 있다.

자금센터 기능이 갖춰지면 본점 의존도를 낮추고 런던지점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 지점 자체적으로 수혈하는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IB 거점 점포 역할까지 맡는 게 가능하다. 런던지점은 WHO(세계보건기구) 예금 7000만달러를 유치하는 등 글로벌 자금 조달 역량을 수차례 입증한 바 있다. 앞으로 자금 조달 규모를 키우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차 지점장은 "대표적인 신성장 동력은 IB인데 조직을 보강하려면 자금센터 수준으로 조달 역량을 강화해 본점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외화 유가증권 거래와 유럽 진출 기업 마케팅 강화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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