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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삼성화재 유럽법인, 신사업 발원지로 만들겠다"②이성렬 삼성화재 유럽법인장

런던(영국)=최필우 기자공개 2024-11-12 12: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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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성렬 삼성화재 유럽법인장(사진)은 삼성화재의 글로벌 전략 전환점에 유럽법인을 맡아 이끌게 됐다. 그동안 삼성화재 유럽법인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 지역에 진출하는 삼성그룹 관계사 또는 한국계 기업에 대한 보험 지원을 주업무로 삼았다. 앞으로는 신성장동력을 고민하고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더 큰 에너지를 쏟겠다는 게 이 법인장의 포부다.

이 법인장은 로컬 시장에서 삼성화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에 집중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피투자사와 협업 모델을 만들고 이를 발전시키는 것도 하나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런던 보험시장에서 존재감 있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다.

◇"새로운 시장 개척 멈추지 않는다"

이 법인장은 영국 런던 소재 삼성화재 유럽법인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국은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재보험 물량을 가장 큰 비중으로 소화하는 시장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기에 적합한 곳"이라며 "기존 한국계 기업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하는 동시에 런던 마켓에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인장은 2021년 5월 유럽법인 근무를 시작했다. 2021~2023년 보험 계약 인수를 결정하는 언더라이팅 부서 매니저로 근무했고 지난해 말 법인장에 취임했다. 2015년 스위스, 런던, 싱가포르에서 6개월에 걸친 연수 프로그램을 수료했고 여기에 현지 근무 경험을 더하면서 법인을 이끌 인물로 낙점됐다.

이 법인장이 취임하면서 삼성화재 유럽법인은 과도기를 겪고 있다. 2011년 법인 형태로 유럽 시장에 재진출한 이후 안정화 단계를 거쳐 성숙기로 진입하고 있다. 삼성 그룹사를 비롯한 한국계 기업의 유럽에 진출 확대에 발맞춰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입보험료와 이익 외형을 키워온 덕분이다.

최근에는 동유럽에 진출하는 배터리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삼성 뿐만 아니라 SK, LG 등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는 대기업 벤더사의 보험 수요를 삼성화재 유럽법인이 공략하는 식이다. 한국에서 관계를 맺은 중견기업 중심으로 신규 영업을 전재하고 있다.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이 법인장은 유럽법인이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영업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지 고객 대상 영업을 확대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적하 물량에 대한 적하보험 제공 경험이 풍부한 만큼 관련 분야에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게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 법인장은 "삼성화재 유럽 법인에게 신사업은 새로운 상품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의미한다"며 "외국계 보험사가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계가 해외 현지 시장에 도전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인데 이 장벽을 한번 넘어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 투자' 케노피우스와 협업 모색

삼성화재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국 손해보험사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영국 손보사 캐노피우스의 100% 모회사인 포튜나톱코에 2억6000만달러(약 3580억원)를 투자해 지분 19%를 보유한 2대 주주가 됐다. 해외 시장에서 오가닉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인오가닉 전략의 일환이다.

투자는 본사가 주도했지만 유럽법인도 캐노피우스와의 협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캐노피우스가 갖고 있는 풍부한 영국 보험 시장 경험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다. 삼성화재 유럽법인이 담보력을 지원하고 캐노피우스가 보험 물건을 인수하는 식의 시너지도 가능하다.

이 법인장은 "삼성화재는 캐노피우스의 현지 경험, 통계, 네트워크 등을 활용할 수 있고 캐노피우스는 삼성화재의 전략적 투자 자본을 활용해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며 "유럽법인도 캐노피우스의 언더라이팅 역량을 활용해 로컬 인수 물건 공동 참여를 추진하는 등 협업 가능한 분야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법인장은 향후 삼성화재 유럽법인이 로이즈마켓 같은 보험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비전을 갖고 있다. 과거 해상 무역 관계자들이 커피하우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정보를 교류하다가 탄생한 곳이 전 세계 최대 보험 시장인 로이즈다. 삼성화재 유럽법인도 한국계 중 유일하게 현지에 법인을 두고 있는 보험사로 플랫폼 역할을 해보겠다는 포부다.

이 법인장은 "삼성화재 유럽법인 사무실이 로이즈의 근원인 커피하우스처럼 다양한 정보 공유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고객은 물론 다른 보험사 관계자나 계약자 분들도 와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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