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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R에 등 돌린 국내 기관투자자들…'악셀사태'가 처음 아니었나 제네시스케어 파산 사태 재조명, KKR 해외 펀드 외면 가능성

윤준영 기자공개 2024-11-01 07:21:5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향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최근 악셀그룹 사태가 불거진 가운데 과거 의료서비스 기업 제네시스케어에 대한 파산절차 신청 사례가 재조명 되고 있다. 당시에도 KKR을 믿고 투자했던 국내 기관들은 정작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지 못해 적시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KKR 영국법인은 유럽 자전거 기업 악셀그룹 인수금융의 대주단으로 참여한 국내 기관들을 대상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대출금액의 약 80%를 삭감해달라는 처음의 요청에서 양보해 이를 약 40~45% 수준으로 줄여서 제안했다. 일부 출자 전환 가능성도 제시했다. 당초 요구했던 추가 자금 투입도 여전히 제안 중이나 이는 한국 대주단들이 거절하고 있는 상태다.

출자 전환비율에 대해서는 양측의 의견이 엇갈린다. 당초 영국 KKR은 국내 대주단 대출금액의 약 20%에 해당하는 부분을 출자 전환할 수 있도록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내 대주단에서는 이보다 훨씬 적은 출자 전환 비율을 제안받았고, 이마저 전세계 대주단과 나눠 갖는 방안이었다는 입장이다.

해당 요구와 관련해 KKR을 향한 국내 금융기관의 시선은 싸늘하다. 과거 제네시스케어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고개를 드는 이유다.

KKR은 지난 2012년 호주 기반 암치료 서비스회사 제네시스케어에 약 6억 호주 달러(한화 약 5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이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6년 중국자원그룹과 맥쿼리캐피탈 등이 주도한 컨소시엄에 일부 지분을 매각했다. 그러다 2018년 4억 호주 달러(한화 약 3625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다시 지분 20%를 확보했다. 작년까지 지분 약 3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활동해왔다.

그러다 제네시스케어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게 되자 작년 6월 KKR은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서 미국 텍사스에서 해당 회사의 파산(Chapter 11)을 신청했다. 당시 KKR은 해당 활동이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7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재구조화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파산 절차를 통해 미국 사업을 매각하고, 호주와 유럽의 핵심 사업은 채권자들에 지분 교환 방식으로 넘기는 절차를 진행했다.

문제는 KKR이 과거 제네시스케어 투자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활용한 인수금융 대주단에 국내 대형 기관들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에도 KKR이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국내 기관들이 손해를 봤다는 전언이다. 당시 KKR은 아시아 태평양 법인에서 조성한 글로벌 PEF에서 제네시스케어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국내 기관들의 자금을 활용했다.

KKR이 해당 회사의 파산을 신청하면서 제네시스케어 채권 가격은 급락했고,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은 이를 헐값에 매각하게 됐다. 이에 현지 NPL(부실채권) 투자사들이 싼값에 이를 사들이며 손쉽게 제네시스케어의 지분율을 높이게 됐다. NPL 투자회사들이 제네시스케어의 파산 절차 과정에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인수금융 대주단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는 후문이다.

이에 국내 기관들은 KKR이 진행하는 해외 투자 딜(거래)이나 해외 관련 펀딩에 참여하기가 부담스러워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모 연기금에서는 KKR과는 미팅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들은 KKR에 해당 사태에 대한 충분한 상황 설명과 대응 방안 등을 요청했지만 KKR은 제네시스케어의 파산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답변만 제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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