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등급 낮아진 한화토탈, 차환 완료에 '안도'유통시장서도 액면가 수준에서 거래…석유화학 업황 회복 '관건'
이정완 기자공개 2024-12-03 13:05:52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9일 16: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토탈에너지스를 바라보는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시선이 심상치 않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Moody’s)가 등급을 한 노치(Notch) 하락시켰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S&P글로벌레이팅스도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하고 있어 언제 등급이 하락해도 이상하지 않다.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한화토탈에너지스가 올해 초 만기 도래한 한국물(Korean Paper) 차환을 마쳤다는 점이다. 연초 발행 때 화학 업황에 대한 시장 우려가 선반영된 만큼 유통시장에서 채권가격 하락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다만 장기적으로 원활한 차환 발행을 위해선 등급 회복이 관건이다.
◇무디스, 여전히 '부정적' 등급전망 부여
29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최근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Baa1, 부정적'에서 'Baa2, 부정적'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지난해 12월 한화토탈에너지스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는데 1년이 지나지 않아 등급을 하락시켰다.
지속된 석유화학 업황 실적 침체가 영향이었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의 대규모 증설로 인해 2020년대 들어 수익성 부진이 이어졌다. 우호적이지 못한 수급 환경 탓에 지난해 시작된 영업적자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적자는 58억원이었는데 올해 3분기까지 1182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무디스는 한화토탈에너지스의 올해 에비타(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이 약 7.2배로 지난해 5.1배 대비 약화된 뒤 내년부터 내후년까지 3.9~4.5배로 개선될 것으로 점쳤다. 그럼에도 부정적 등급전망을 유지한 건 앞으로도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취약할 것으로 예상한 탓이다.
무디스는 "재무 레버리지가 올해 매우 취약한 수준에서 개선되겠지만 향후 1~2년 간 높은 수준에서 머무를 것"이라며 "석유화학 산업 비우호적 업황이 지속돼 이익이 낮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만약 무디스가 앞으로 1년 이내 재차 등급을 하락시킨다면 'Baa3'까지 낮아지게 된다. 'Baa3'는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투자적격(Investment Grade)’ 마지노선으로 평가 받는다. 그 밑인 'Ba1'로 떨어지면 하이일드 채권으로 분류된다.
S&P에서도 마찬가지로 등급 하락 위험이 있다. 현재 'BBB, 부정적' 등급을 부여한 상태다. 지난 4월 이 같은 등급전망 조정을 실시했으니 내년 초 'BBB-'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하락할 우려가 더욱 커진다.
◇화학업 불황 투심에 '선반영'
하지만 한화토탈에너지스 입장에선 안도의 한숨을 내쉴만한 상황이다. 올해 초 한국물 차환 발행을 마쳤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019년 5년물로 찍은 4억달러 규모 유로본드 만기가 도래했는데 올해 초 재빠르게 시장에 등판해 5.5년물 유로본드 발행을 결정했다.
당시 무디스로부터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고 있었지만 동일 만기 미국 국채에 185bp를 더한 수준으로 4억달러를 조달했다. 20억달러 넘는 수요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상대적으로 고금리라는 이점 덕에 다수의 투자자 몰렸다.
IB업계에서도 이미 투자자가 석유화학 불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 넉넉한 수요 확보에 문제가 없었다고 평한다. 최근 등급 하락에도 큰 타격이 없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분석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등급 하락 후 유통금리는 액면가(Par Value)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며 "발행 때부터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 역시 회사 현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5년 뒤를 위해서라면 투자적격 등급 사수는 필수다. 투자부적격 상태라면 자체 등급을 가지고 외화채를 차환하기 어렵다. 이 경우 국책은행이나 다른 은행권 보증을 받아 발행하는 사례가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화학업황이 개선되더라도 국내 기업이 전과 같은 이익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원활한 외화 조달을 위해 기초체력 다지기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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