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IB 확장에 NH증권 "나 떨고 있니" 정영채·송창하 영입, IB 스카웃 1순위로 'NH 출신 거론'
김슬기 기자공개 2025-02-03 07:59:0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1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이 정통 IB 사업 강화를 내건 가운데 NH투자증권이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조직을 세팅하면서 NH투자증권의 핵심 인물들을 데려갔기 때문이다. 이들이 가지는 상징성이 큰 만큼 NH투자증권 IB 인력의 추가 영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세팅 당시 미래에셋증권 내 다수 IB가 이동한 사례도 있다. 물론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다소 입장이 다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내부적으로 회사채 관련 비즈니스를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동 유인이 컸지만 NH투자증권은 IB 비즈니스를 높게 평가하는 데다가 보상 역시 후한 편이다.
◇미래에셋증권 출신 "우투 헤쳐모여" 재현 관심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정통 IB 강화를 위해 조직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하나증권,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이 인력영입에 공을 들였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조직 세팅을 준비 중인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은 연초부터 정영채 NH투자증권 전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했고, 송창하 전 신디케이션본부장도 전무로 이동했다. 두 인물 모두 내부적으로 신뢰가 두텁다. 옛 대우증권 출신인 정 고문은 2005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IB사업부장(상무)을 역임했고, NH투자증권으로 바뀐 뒤에도 IB사업부 대표,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송 전무는 LG투자증권에서 입사해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으로 회사가 간판을 바꿔달 때도 20여년간 자리를 지켰다. 신디케이션본부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수장을 맡았고 2024년말까지 조직에 몸담았을 정도로 로열티가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두 인물 모두 NH투자증권 내에서 신뢰가 두터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메리츠증권이 조직을 세팅할 때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첫 번째 루트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이 합병하면서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했고 당시에도 IB업계의 인력이동이 극심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에서 대거 인력이 이동했다. 내부적으로 옛 대우증권 출신의 인력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실제 회사채 등을 담당하는 커버리지 내 실무진들을 주로 영입할 수 있었다.
◇업계 실력·대우 '톱' NH증권, 미래에셋과는 다를까
IB 비즈니스는 개개인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야 가능하기 때문에 인력 확보가 가장 관건이다. 하우스별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 영역이 부진하면서 정통IB로 무게추가 옮겨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기존에 정통 IB를 해왔던 인력들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영입이 쉽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에 간 인물들이 처음부터 NH증권 직원들을 데려오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결국 인력을 찾다보면 타사보다는 실력이 있고 일 잘하는 친정 식구를 데려오고 싶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의 인력이동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의 고충을 잘 공략하면서 인력 영입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에퀴티(Equity)와 관련된 기업공개(IPO) 파트에 대해서는 꾸준히 힘을 실어줬지만 회사채 등 커버리지 쪽은 성과가 그리 좋진 않다. 창업자인 박현주 글로벌경영전략 고문(CSO)이 에퀴티에 무게를 더 두는 기조였다는 점도 이동에 큰 이유가 됐다.
다만 NH투자증권 내 IB 인력들이 이동할지는 미지수다. NH투자증권은 DCM에서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으로도 일반회사채(SB)에서 KB증권과 경쟁하며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실적이 좋다. IPO 파트 역시 최근 들어 힘이 빠졌으나 전통 강호로 불린다. 이 때문에 실무진들이 본인들보다 하위권 하우스에 갈 가능성이 낮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IB 비즈니스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타 하우스로 굳이 이동하고 싶어하진 않는다"면서도 "메리츠증권이 과거 공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인력을 영입해왔기 때문에 파격적으로 보상을 제시하면 이동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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