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엔씨켐 줌인]반도체 소재부터 생산까지 '밸류체인 완성'②포토레지스트 완전 국산화 고리 구축
김혜란 기자공개 2025-02-06 08:06:38
[편집자주]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서 '소재'는 유독 취약한 분야로 꼽힌다.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를 실시한 2019년 당시 국산화 중요성이 잠시 부각되긴 했지만 꾸준하게 공을 들이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삼양엔씨켐은 2011년부터 반도체용 감광액(포토레지스트, PR) 원료 개발에 집중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올해 코스닥 상장을 기점으로 혁신소재 개발 포부까지 내세웠다. 더벨이 첨단소재 국산화 선단에 있는 삼양엔씨켐의 비전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6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감광액(포토레지스트) 밸류체인은 크게 세 축으로 구분된다. 정제·중합·합성 기술로 원료를 만드는 소재 기업이 근간에 있다. 그다음 단계에서 원료를 배합해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고 최종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나 파운드리(위탁생산)에 납품된다.삼양엔씨켐은 포토레지스트용 소재인 폴리머와 광산발산제(PAG)를 생산해 메모리 제조사나 파운드리의 1차 벤더(협력사)에 공급하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지탱하고 있다.
◇반도체 8대공정 핵심소재 발판, 삼양엔씨켐-동진쎄미켐-삼성·SK 공급망 구축
전 세계적으로 포토레지스트 시장은 일본이 장악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일본 도쿄오카공업(TOK), 신에츠화학, JSR이 불화크립톤(KrF), 불화아르곤(ArF),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분야 모두 75% 이상 점유하고 있다.
특히 EUV 포토레지스트 시장에선 세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97%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동진쎄미켐이 국산화에 성공한 상태다.
이들 기업도 포토레지스트 원료를 외부에서 조달한다. 폴리머와 PAG를 조달받아 첨가제와 용매를 섞어 포토레지스트로 만들어 반도체 제조사에 납품하는 구조다.
국내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글로벌 1·2위 반도체 기업이 있다. 특히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8대 공정의 핵심 소재다. 국내에 반도체 소재 공급망이 구축됐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삼양엔씨켐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 쪽은 한 번에 납품하는 게 아니라 샘플을 주고 1~2년에 거쳐 튜닝을 계속한다"며 "해외에선 대응이나 분석, 소통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소재 기업이) 근거리에 있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포토레지스트 생산업체도 국내에서 포토레지스트용 재료를 조달하지 않으면 완전한 국산화라고 말하기 어렵다. 삼양엔씨켐이 포토레지스트 밸류체인의 근간이 원료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완전한 고리를 완성한 셈이다.
◇2015년 낸드용 KrF 폴리머 양산 성공, 안정적 재무구조
삼양엔씨켐은 2015년 3차원(3D) 낸드용 KrF 포토레지스트용 폴리머 양산에 성공하며 삼성전자와 동진쎄미켐의 포토레지스트 국산화 움직임에 보폭을 맞출 수 있었다. 3D 낸드의 경우 기존 수평구조의 2D 낸드와 달리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고두께의 포토레지스트가 필요했다. 이에 맞춘 소재를 새롭게 개발한 것이다. 포토레지스트도, 포토레지스트용 재료도 광원별, 고객사별, 반도체별로 모두 맞춤형으로 개발돼야 한다.
회사는 2011년 처음 포토레지스트용 폴리머와 PAG를 개발했고 2년 뒤에는 D램용 ArF PAG를 양산했지만, 국내가 아닌 미국 포토레지스트 기업에 납품했다. 이런 레퍼런스가 있었기 때문에 4년 뒤 국내 포토레지스트 기업과의 협업이 이뤄질 수 있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4/20250204135421824.png)
삼양엔씨켐은 국내에 공장을 보유한 해외 포토레지스트 생산업체에도 납품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금은 KrF 포트폴리오가 주력이지만 ArF와 EUV 소재 매출 비중을 늘리고, 고객사를 다변화하는 데 성장전략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상장 전 설비투자를 마무리해 추가 대규모 비용 지출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에 상장으로 유입된 공모자금은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쓸 예정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차입금은 약 240억원으로 공모자금으로 유입된 198억원으로 대부분을 상환할 전망이다.
회사는 2018년 당시 300억원을 투자해 정안공장을 증설했고, 2022년엔 정안공장에 EUV용 포토레지스트 전용라인을 늘렸다.
삼양엔씨켐 관계자는 "3년 정도 지나면 캐파(CAPA·생산능력) 증설을 검토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투자 계획이 없다"라며 "가동률이 50~60%라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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