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전쟁]미국 의존도 높은 K-패션, 생산망 다변화로 '대응'동남아·중미·인도로 기지 확대, 소재도 중국산 외 타국가 방점
변세영 기자공개 2025-02-07 07:58:5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6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과 함께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국내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패션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당장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의류 공장이 없어 직접적인 피해는 미미하지만, 추후 규제 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생산기지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업계에 따르면 영원무역을 비롯해 한세실업 등 국내 OEM 패션 수출기업들은 트럼프발 관세 정책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초 트럼프는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포했다. 캐나다와 미국은 25%,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그러다 관세 부과를 하루 앞둔 지난 3일(미국 현지시간) 트럼프가 정책을 한 달간 유예했지만, 이는 한시적 유예에 그치는 만큼 위기감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엔 생산기지 없어, 아직 피해 미미
유통업계에서 트럼프발 관세 전쟁 리스크가 가장 큰 산업은 OEM 분야다. 미국 매출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갭, H&M, DKNY 등을 바이어로 둔 한세실업은 미국 매출 비중이 80~90%에 달한다. 영원무역도 수출 매출 중 미국 비중이 35%다.
OEM패션사들은 동남아를 비롯해 중남미 원산지 생산량을 늘리며 기지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미국 현지공장에 힘을 실으며 관세 리스크에 대비한다는 입장이다.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에 수출하는 의류 제품 가격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
우선 미국 의존도가 높은 한세실업은 글로벌 가장 큰 생산기지를 베트남에 두고 있어 한시름 덜어낸 상태다. 아시아 외에도 중미 과테말라와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쪽에 공장을 두고 니트 등 의류를 생산해 미국에 납품하고 있다. 당장 관세 부과 대상인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내에는 생산공장이 없다.
도리어 한세실업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텍솔리니’ 덕분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많다. 텍솔리니는 1989년 설립된 미국 대표 섬유 제조업체로 원단 제작부터 염색, 인쇄 및 마감, 디자인, 연구 개발 등 합성섬유 분야에서 역량이 높다. 원단 제작부터 염색, 인쇄까지 전 공정 24시간 운영을 통해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미국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한세실업은 중국에 공장이 없어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면서 “중미의 경우 수직계열화를 통한 효율성 증대 및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청공장 가동 체계 마련, 멀티 컨트리 소싱 강화
영원무역도 내부적으로 대비책 마련에 분주히다. 영원무역그룹은 일찌감치 방글라데시로 생산 중심기지를 옮겨 수출물량 대부분이 방글라데시를 원산지로 하고 있다. 그 외에는 베트남과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최근엔 인도 공장까지 지었다. 중국 생산은 과거 일찌감치 접었다. 캐나다의 경우 법인이 존재하긴 하지만 생산이 아닌 영업을 담당하는 곳이다.
문제는 중국산 소재다. 중국 생산품뿐만 아니라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타 국가 생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 인상 이슈도 있어서다. 영원무역은 의류용 원단 및 소재와 관련해 중국 외 타 국가 기업의 원단 사용하고, 점차적으로 자체 생산 비중을 늘리며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은 “품목별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Multi Country Sourcing 전략을 고수해 왔다”면서 “미진출 국가라도 발 빠르게 이동하여 하청 공장 생산을 가동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한편, 바이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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