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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시니어레지던스 개발, 설계 넘어 PM으로 확장"신용호 해안건축 비전그룹 개발기획본부장, 민간 공급 활성화 해법 제시

박새롬 기자공개 2025-02-13 07:40:37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07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12월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1000만명)을 넘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인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택 공급은 0.4%에 불과하다. 정부가 올해 공급할 공공주택 25만 가구 중 3000가구를 고령자용 복지주택으로 할당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신용호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 비전그룹 개발기획본부장(사진)은 더벨과 인터뷰를 통해 "가파른 초고령화 속도로 시니어 주거시설 수요가 높아지지만 많은 사업자들이 진입장벽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소장은 "국내에 양질의 주거시설을 갖춘 시니어레지던스는 4000실이 채 안 되고, 그마저도 기존에 공급된 곳은 퇴소 비율이 낮아 소득이 높은 시니어들이 갈 곳이 없는 상황"이라며 "초고령화 속도를 공공 공급이 절대 따라갈 수 없다"며 "도심지 수요가 높고 인프라 시설이 필요한 국내 시니어시설 특성상 민간이 주도하는 공급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설계·사업화까지 전 단계 주도...50곳 이상 검토·진행

해안건축은 국내 건설업계에서 시니어 사업 비즈니스의 '리딩 플레이어'로 꼽힌다. 내달 준공되는 부산 '오시리아 VL라우어'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검토를 진행한 시니어 레지던스 프로젝트만 전국 52곳에 달한다. 서울(13곳)을 포함해 수도권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전체의 약 60%에 해당한다. 현재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6건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 수성구 사월동, 천안도시개발지구 등이 있다.



















해안건축의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은 2020년 후반 부산 오시리아 사업 건축주가 찾아오면서 시작됐다. 지금처럼 시니어 주거시장이 뜨겁지 않던 당시 해안건축 직원들은 사업성을 분석한 투자설명서를 직접 만들어 재무적투자자(FI)를 찾아다녔다.

해안건축은 오시리아를 시작으로 국내 설계사 중 최초로 시니어 레지던스의 기획부터 사업성 분석과 금융조달, 설계까지 전담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시니어주거 수요는 높아지는데 사업자들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을 기회로 삼았다.

이후 2023년 2월 '해안 시니어 하우징 복합개발 솔루션(HSLP)'을 출범해 본격적으로 시니어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고객사들에게 해안건축의 시니어 사업 역량을 알렸다. 출범 첫 해 30여건, 지난해 50여건의 시니어 주거 비즈니스를 검토하고 컨설팅을 수행했다.

신 소장은 "처음 시니어주거 개발에 뛰어든 때에 비해 지금은 이 사업을 시작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진입에 어려움을 느끼며 컨설팅을 원하는 건축주들이 많다"며 "금융조달 기관부터 운영을 맡을 오퍼레이터, 시공사 등 사업 초기 단계에 필요한 시장 참여자들이 많고 기획 단계부터 검토할 내용이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설계사들이 건축주의 개발계획에 맞게 설계만 맡았다면, 해안은 기획과 참여자들의 각 단계별 역할을 전부 이끌 수 있는 PM(프로젝트 총괄책임자) 역할을 자처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해안건축에는 금융조달과 사업성 분석, 대상지 선정, 상품 기획, 시장 참여자들 태핑 등 PM 역할을 집중 전담할 수 있는 조직이 존재한다. 신 소장이 총괄하고 있는 해안건축 비전그룹 산하 개발기획본부다. 10여년 전부터 아파트, 오피스 개발사업 등에서 사업성 분석을 해온 경험이 시니어사업 수행 시 도움이 됐다.

해안건축의 시니어 사업은 'K-CCRC'를 기본으로 한다.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란 건강할 때부터 집중 케어가 필요할 때까지 노년기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지속가능한 노인주거 복합단지를 뜻한다. 노인주거시설은 기획, 설계 단계부터 노인이 연령대에 따라 여러 계층으로 나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소장은 "예를 들어 부부가 함께 입주했다가 시간이 흐른 뒤 1인 가구로 바뀌면 주거환경도 유연하게 바뀔 필요가 있고, 입주 시점에는 비교적 연령대가 낮았던 노인들이 향후 건강 악화에 따라 주거시설 내 양로, 의료시설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준공을 앞둔 오시리아 VL라우어·라티브가 K-CCRC가 적용된 최초 모델이다. 복합단지 내 노인복지주택인 VL라우어와 양로시설인 VL라티브가 각각 연면적 9만9654㎡, 4만5577㎡ 규모고 의료시설(한방병원)과 기타 의원이 들어서는 근린생활시설도 포함된다.

이밖에도 다양한 유형의 시니어레지던스 모델을 확립했다. 한남동에는 국내 최초로 하이엔드 타운형 고급 시니어레지던스 디자인을 구축했다. 용적률 1300%로 들어서는 대구 동인동 사업은 도심 한가운데를 고밀개발할 때 한계점을 극복하는 공간 조성을 제시했다. 대구 수성구 사업은 기존 하이엔드 위주에서 '실속형 시니어 레지던스'의 유형을 제시했다.

◇"노인복지법 개정 필수…공급·수요측면 진입장벽 낮춰야"

신 소장은 국내 시니어주거 시장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노인복지법 개정이 필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니어레지던스를 공급하려면 토지와 건물 소유권 확보가 필수 사항이라 사업 진입이 어렵다. 상근 임직원이 없는 위탁관리리츠는 노인복지주택의 법정 인력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리츠를 통한 시니어레지던스 투자가 어려웠다.

그는 "토지, 건물의 사용권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상근 임직원이 없는 위탁관리리츠도 위탁운영사를 통해 인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규제를가 완화돼야 한다"며 "지난해 7월 국토부의 '시니어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에 이 내용이 포함됐지만 아직까지 법제화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퇴 이후 높은 수준의 월 임대료가 부담스러운 노인층이 많다는 현실적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급된 시니어 레지던스의 월 생활비 범위는 대부분 200만원에서 높게는 532만원으로 책정돼있다. 보증금은 전용면적 3.3㎡당 3000만~4900만원선이다.

신 소장은 모기지론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기존에 가진 아파트를 담보로 맡겨 매달 시니어주택 월 임대료를 내게 하는 방안이다. 이와 함께 부유하지 않은 노인층도 입주할 수 있는 '실속형 시니어 레지던스' 공급 활성화도 받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니어 시장에서 민간사업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지만 공공의 역할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실버스테이 사업에 참여해 공공분야 시니어주거에서도 해안건축만의 표준모델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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