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S-OIL, 회사채 주관사단 5년만에 늘렸다 KB·NH·미래·삼성·신한 등 선정…한국은 이번에도 배제
백승룡 기자공개 2025-02-21 07:43:49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8일 14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시장의 ‘빅 이슈어(issuer)’로 꼽히는 에쓰오일(S-OIL)이 5년 만에 주관사단을 늘리면서 달라진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을 겪은 탓에 회사채 세일즈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년 넘게 주관사로 참여하지 못했던 미래에셋증권은 이같은 변화 덕분에 S-OIL의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OIL은 오는 24일 수요예측을 거쳐 총 3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2000억원 △5년물 700억원 △7년물 300억원 △10년물 500억원으로 구성했다. 발행일은 내달 5일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4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관업무는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5곳이 맡았다.
이번 S-OIL의 공모 전략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주관사 구성이다. S-OIL은 해마다 수천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찍는 ‘빅 이슈어’로, 증권사 IB들이 주관사단에 참여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곳 중 하나다. 다만 여타 대형 발행사들이 증권사들을 번갈아 기용하면서 주관사단을 꾸리는 것과 달리, S-OIL은 4곳의 주관사를 선정해 두고 장기간 중용하는 특징을 보여왔다.
실제로 지난해 1월 S-OIL은 KB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4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마쳤는데 같은 해 9월(3000억원), 11월(3000억원) 발행 때도 주관사단은 동일했다. 앞서 2020년 2월부터 2023년 6월까지는 총 4차례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각각의 주관사단은 전부 KB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으로 꾸렸다. 요약하면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은 고정으로 두고 한 곳만 추가로 선정하는 흐름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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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한결같은 주관사 선정 방식을 고집해 왔던 S-OIL이 이번에는 주관사를 5곳으로 늘린 것은 실적 부진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적자를 기록한 S-OIL은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연간 영업이익은 4606억원으로 전년(1조3546억원) 대비 3분의 1로 줄었다. 앞서 S-OIL은 2014년 11월에도 5곳 이상의 대규모 주관사단을 꾸려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적자에 빠지는 등 실적 부진을 겪는 상황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S-OIL은 AA+(안정적), AA0(긍정적) 수준의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탄탄한 편”이라면서도 “몇 bp(1bp=0.01%포인트) 수준의 금리도 민감하게 생각하는 발행사인 탓에 최근 실적 부진이 투심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관사를 늘려 회사채 세일즈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OIL이 주관사단에서 한국투자증권을 줄곧 배제하고 있는 것도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6월 S-OIL 회사채 주관을 맡은 것을 마지막으로 10년 넘게 주관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회사채 주관 리그테이블에서 수년째 3위를 기록하고 있는 하우스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년간 특정 발행사의 주관을 맡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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