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15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지속, 신용등급 추가 강등 경고등이 켜졌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탓에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신용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우량등급 마지노선인 AA-로, 등급 하락이 현실화되면 A급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적자지속 롯데케미탈, 상반기 신용등급 강등 피하기 어려울 듯
롯데케미칼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롯데케미칼 적자 지속은 불가피하더라도 적자 폭은 1800억~1900억원 수준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 컨센서스였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의 잠정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348억원 적자로 컨센서스보다 손실 폭이 25% 컸다. 연간 영업손실 규모도 8948억원으로 컨센서스(8271억원 적자) 대비 약 10% 불어났다.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모두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0로 부여하면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내건 상태다. 롯데케미칼의 핵심적인 등급 하향 검토요인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 추이다. 이 지표에서 △한국기업평가 3.5배 △한국신용평가 4배 △나이스신용평가 5배 등의 수준을 각각 하향 트리거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롯데케미칼이 발표한 잠정실적 기준 연간 EBITDA는 3960억원으로 전년(8249억원) 대비 반토막 났다. 반면 순차입금 규모는 1년 사이 6조원에서 7조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른 롯데케미칼의 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수는 8배를 웃돌아 신용평가사 3사의 등급 하향 트리거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통상 5~6월에 걸쳐 신용등급 정기평가를 단행한다. 정기평가 전까지 롯데케미칼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실적도 올해 1분기뿐이다 보니, 사실상 강등을 피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케미칼 실적 부진의 원인인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과잉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석유화학 범용제품 뿐만 아니라 고부가 영역에서도 자급률을 늘리고 싶어하는 데다가 중장기적으로는 정유업계의 화학 통합설비들도 들어설 예정”이라며 “올해도 역내 공급과잉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롯데케미칼도 올해까지 영업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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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나비효과, 롯데지주 영향 여부 관심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현실화되면 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 신용등급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주회사의 신용등급은 사업 자회사들의 신용도 가중평균으로 산출되는데, 롯데지주의 경우 롯데케미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웰푸드 등 주력 계열사 가운데 롯데케미칼의 가중치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그룹 내 자산·매출·차입금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 신용도가 하향될 시 롯데지주 계열통합등급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현재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이 AA-(부정적)로 우량등급의 마지노선에 걸쳐 있다는 점이다. 이르면 올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AA-로 하향조정되면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A+로 낮아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등급 체계에서 AA-등급과 A+등급은 불과 1노치(notch) 차이지만, 각각 우량등급과 비우량등급으로 나뉘는 탓에 회사채 시장에서 금리가 높아지게 된다.
현재 등급민평금리(3년물) 기준 AA-등급은 3.22%, A+등급은 3.56%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1노치 차이만으로 금리가 30bp(1bp=0.01%포인트) 이상 벌어지게 되는 것으로, 롯데지주의 전반적인 차입금리 상승과 이자비용 확대로 이어지게 된다. 회사채 시장에서 주요 기관들은 일반적으로 AA급 우량등급 위주로만 참여하는 탓에 롯데지주 등급이 A급으로 낮아지게 되면 투자수요 자체도 현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룹의 전반적인 위상이 저하될 수도 있다. 롯데케미칼은 그룹의 핵심 계열회사이자 롯데지주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등 각각 롯데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곳 중에서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LG, 포스코홀딩스 등을 제외하면 삼성물산(AA+), SK(AA+), 현대모비스(AA+) 등은 모두 AA급”이라며 “그룹 지주회사가 A급으로 낮아진다는 것은 이자비용 상승 그 이상의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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