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현대오일뱅크 등급하향 트리거 터치…회사채 투심 향방은 순차입금/EBITDA 8배 치솟아…우량등급 지속가능성에 촉각

백승룡 기자공개 2025-02-11 07:59:23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7일 13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오일뱅크가 회사채 시장을 찾아 최대 2500억원 규모 자금조달에 나선다. 국내 정유사들은 높은 재무안정성과 우량한 신용도 등으로 인해 채권시장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다. 다만 지난해 가까스로 적자를 면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데다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까지 충족하면서 부담이 높아진 모습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오는 13일 수요예측을 거쳐 총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만기는 3년물, 5년물, 7년물로 나눌 예정이다. 공모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관업무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금리인상이 이뤄지던 2021~2022년 등을 제외하면 거의 해마다 두 차례씩 회사채 시장을 찾는 대형 이슈어(issuer)다. 정유업종 특유의 높은 이익창출력과 AA- 수준의 우량한 신용등급 등을 보유해 회사채 발행에 나설 때마다 대규모 투자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에 걸쳐 수요예측을 치렀는데 각각 1조원 내외의 자금이 몰렸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부담을 안고 수요예측을 치르게 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580억원에 그치면서 전년(6167억원) 대비 60%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기간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2860억원에서 955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그나마 3분기까지 누적 적자였던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연간으로는 흑자로 돌아선 것에 위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정유업계의 공통적인 추세였다. SK에너지의 연간 영업이익은 537억원에 그쳐 전년 대비 86.9% 줄었고, 에쓰오일(S-OIL)은 66.0% 감소하면서 4606억원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2717억원으로 1년 사이 81.8% 감소했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 부진으로 석유제품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는 데다가, 친환경차 판매가 누적되면서 가솔린·디젤 등 운송유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다.

특히 HD현대오일뱅크는 이익창출력이 꺾이면서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커진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HD현대오일뱅크의 등급 하향 검토요인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5배 초과’를 제시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23년 말 기준 5.9배를 나타내면서 하향 트리거를 터치한 이후 지난해 3분기에는 이 지표에서 8배까지 치솟았다.

HD현대오일뱅크의 신용등급은 우량등급 마지노선인 AA-로, 1노치(notch) 하락해 A급이 될 경우 금리가 큰 폭으로 뛸 수 있다. 현재 AA0등급과 AA-등급의 민평금리 차이는 약 4~5bp로 미미하지만, AA-등급과 A+등급의 민평금리 차이는 30~40bp 수준에 달한다. 아직 HD현대오일뱅크의 등급전망은 ‘안정적’이지만, 등급 하락이 가시화할 경우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정유업종보다 실적 부진이 큰 석유화학업종에서 한화토탈에너지스(AA-/안정적), SK지오센트릭(AA-/안정적) 등이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에 성공한 바 있어 HD현대오일뱅크의 투심이 이들보다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4분기에는 개선되기도 했고, 석유화학업종처럼 업황이 추세적으로 나빠지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아직은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