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타이밍 기다리는 컬리, 흑자구조 구축 '눈길' 조정 EBITDA 116억원, 시장 기업가치 평가 아직 '냉랭'
김위수 기자공개 2025-03-10 08:07:33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0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벽배송 플랫폼 마켓컬리의 운영사인 컬리가 지난해 연간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창사 이래 컬리의 조정 EBITDA가 플러스(+) 수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컬리는 시장에서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시장과의 눈높이를 맞출 있는 타이밍이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만큼 컬리는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며 IPO를 위한 선제조건을 맞춰가고 있는 모습이다.
◇흑자구조 만들기 '최우선 과제'
6일 컬리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16억원의 조정 EBITDA를 기록했다. 조정 EBITDA란 영업손익에 유·무형 감가상각비와 주식보상비용을 뺀 값이다.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주식보상을 활용하는 일부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가늠하기 위해 활용하는 지표다. 2014년 컬리가 설립된 이래 처음으로 달성한 조정 EBITDA 흑자다.
영업손실도 크게 개선했다. 컬리는 지난해 2조1912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197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직전해인 2023년 142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에 비해 적자폭을 86.2% 줄이는 데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컬리의 IPO가 머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들 다수가 컬리의 주식을 보유 중인 상태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PE가 컬리의 지분 13.4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앵커PE는 컬리 이사회 의석 1석을 확보한 상태기도 하다. 이외 힐하우스캐피탈, 세콰이어캐피탈, DST 글로벌 등의 투자자들이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5.69%)보다 컬리의 지분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상장 시점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IPO에 대한 압박이 상당한 구조다. 이미 한 차례 상장 절차를 밟은 이력도 있다. 2022년 당시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승인까지 받았지만 이듬해인 1월 돌연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컬리는 IPO를 추진할 시기가 아니라고 봤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적자가 이어지는 컬리의 기업가치 평가도 떨어지며 제값을 받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결국 IPO에 재도전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치에 대한 컬리 및 투자자와 시장의 눈높이가 맞아야 한다. 투자심리가 되살아나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점에 컬리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돈 버는 구조가 자리잡혀 있어야 한다.
◇장외 거래에선 주가회복 '미진'
2023년 프리IPO를 진행했던 시점 현재 최대주주인 앵커PE가 인정한 컬리의 밸류는 2조9000억원이다. 2021년에만 해도 4조원으로 평가받았던 컬리의 기업가치는 코로나19 특수가 꺼진 이후 급속도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장외에서 거래되는 컬리 주식 가격을 살펴보면 기업가치가 2조9000억원에서 더 하락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사이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컬리의 주가는 1만2500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준으로 계산하면 컬리의 시가총액은 5077억원에 불과하다. 컬리 및 투자자들이 원하는 기업가치와는 현저한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유통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자체가 완전히 개선되지 않은 영향으로 보인다. 컬리가 펼치는 사업과 유사한 사업을 진행 중인 국내 증시 상장 기업은 찾기 어렵다. 전통적인 유통업체의 상황을 살피자면 이마트의 주가는 같은날 종가 기준 8만300원으로 나타났다. 최근들어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2년전에 비해서는 아직 30% 낮은 수준이다. 롯데쇼핑 역시 현재 주가는 2년 전에 비해 24%가량 하락한 상태다.
나스닥에 상장한 이커머스 업체 쿠팡의 주가 역시 아직 공모가인 주당 35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희망적인 점은 쿠팡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점진적으로 주가 우상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흑자전환 발표 직전 주당 16.89달러였던 쿠팡의 주식은 현재 23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컬리 역시 외형성장 및 수익성 제고를 통해 성장성을 입증하며 기회를 노릴 전망이다. 뷰티 및 3자 물류와 같은 신사업 진출로 매출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여기에 운영 효율화와 규모의 경제에 따른 인건비, 포장비 등 비용 절감 기조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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