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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후속 개편대상' 계열사 어디?…호텔신라 '주목' 삼성엔지니어링 등 소유구조 복잡한 계열사 중심 정비 가능성

문병선 기자공개 2015-06-04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3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따라 삼성그룹은 지난 3년여간 진행해 왔던 출자구조 정비 작업을 얼추 마무리했지만 '종료'를 선언하기엔 아직도 미흡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출자구조가 정비되지 않은 일부 계열사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들 계열사를 건너 뛰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여기서 끝낼 지, 추가로 후속 거래에 나설지도 시장의 관심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발표된 이후 삼성그룹의 후속 지배구조 개편 대상 계열사가 어느 계열사일 지에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가능성을 제기하는가 하면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전기·삼성SDI·삼성디스플레이' 3사 합병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시장에서 여러 전문가들이 다양한 시나리오를 말해주고 있고 전자와 SDS의 합병 가능성도 그 중 하나"라며 "3사 합병 가능성 역시 예정부터 여러번 거론돼 왔던 얘기로, 정해진 것은 없고 방향성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은 삼성전자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남아 있어 현실화될 것 같지는 않다"며 "시장에서는 삼성SDS 주가가 오르고 삼성전자와 합병을 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나 이 경우 삼성전자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외로 클 수 있어 삼성그룹이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추측이 많다는 건 그만큼 삼성그룹의 차기 지배구조 개편 대상 계열사에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발표된 이후 양사의 주가가 비교적 큰 폭 오른 것도 증권가의 관심도를 높이는 이유가 됐다.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업계 일각에서는 아직 출자구조가 정비되지 않은 계열사들이 후속 지배구조 개편 대상에 오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여지껏 지배구조와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전자 계열사를 삼성전자 쪽으로, 패션·상사·건설 부문 계열사를 제일모직(합병후 삼성물산) 쪽으로, 금융계열사를 삼성생명 쪽으로, 화학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등의 선택을 해 왔다.

큰 틀의 원칙을 따르자면 아직 어느 쪽에도 포함되지 않은 계열사가 있고 해당 계열사가 후속 거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큰 틀의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 됐으나 일부 계열사 지배구조는 바뀔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통합 법인이 출범하는 9월 이후 관련 거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내에서 출자구조가 정비되지 않은 대표적인 계열사로는 호텔신라·삼성엔지니어링·제일기획·삼성SDS 등을 꼽을 수 있다. 대주주가 한 곳이 아닌 두 곳 이상이고 호텔신라의 경우 금융계열사와 전자 계열사가 동시에 지분을 들고 있어 출자구조 개편 대상 1순위로 꼽힌다.

호텔신라의 경우 삼성생명(7.3%), 삼성전자(5.1%), 삼성증권(3.1%), 삼성카드(1.3%), 삼성SDI(0.1%) 등이 대주주다. 제일기획의 경우 제일모직과 삼성전자가 비슷한 비율의 지분을 공동으로 갖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통합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지분을 함께 갖고 있고 지난해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된 상태라 후속 거래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SDS도 통합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함께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주목되는 곳은 호텔신라와 제일기획이다. 사업구조 개편 차원 뿐 아니라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 주목되는 곳들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경영하는 곳으로, 삼성가(家) 오너 3세의 분가(分家)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제일기획의 경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 자회사가 돼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힌 상태다. 이서현 사장은 통합 삼성물산 지분 5% 가량을 보유해 언제든지 제일기획을 분리해 나갈 수 있게 된다.

호텔신라의 경우 아직까지 소유구조 개편이 없었다.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지분을 단 1%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호텔신라를 경영하고 있다. 먼 훗날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어떻게든 이부진 사장이 따로 떼어 나가기 쉽도록 출자구조가 정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재계 일각의 관측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3가지 목적을 갖고 진행돼 왔는데, 그건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 순환출자 해소,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 강화 등"이라며 "이 중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여기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을 강화하거나 아니면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거래에는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만 이 과제들을 풀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분가 문제는 언제든지 기반을 마련해 놓을 수 있고 후속 거래가 있다면 이와 관련된 계열사의 거래가 있을 수 있어 보인다"며 "그렇다고 해서 당장 지금 뭔가를 한다는 뜻은 아니고 미래의 상황을 대비하는 정도까지는 조금이라도 정리해 놓을 수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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