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01월 08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GM은 작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날아올랐다. 한 해 동안 내수 시장에서 15만 8404대의 차량을 팔았다. 지난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연간 최대 실적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2.6% 가량 판매가 늘었다.주요 볼륨 차종들이 모델 변경 과도기를 겪은데다, 신차 출시도 하반기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최대 실적이 갖는 의미가 더 커 보인다.
한국GM은 올 한해도 내수 시장에 방점을 찍고 공격적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신차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친환경 주행연장전기차(EREV)인 차세대 볼트(Volt)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한국GM도 마냥 웃을 수 만은 없었다. 내수 시장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총 판매량은 오히려 줄었다. 수출이 발목을 잡았다. 2013년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철수가 결정되면서 한국GM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GM은 쉐보레 수출 물량의 90%를 담당하는 핵심 납품처였다. 졸지에 최대 수출 시장을 잃게 되면서 해외 판매 실적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2013년만 하더라도 연간 60만 대가 넘는 차량을 수출했지만 이듬해 쉐보레 철수 여파로 수출량이 47만 대까지 줄었다. 작년 수출 판매 대수는 46만대였다. 한국GM은 우즈베키스탄 등 신흥 시장 공략을 통해 신규 수요를 끌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감소 물량에 비해 신규 수출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GM은 글로벌 GM의 관리를 받는다. 글로벌 GM은 세계 각지 생산법인들의 채산성과 권역별 모델 수요 등을 고려해 생산량을 결정한다. 한국GM만의 사정을 고려해서 임의로 수출 생산 물량을 조정하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한국GM이 독립 자동차 브랜드가 아닌 GM 한국법인으로 위상이 바뀔 때부터 예견된 한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조적 한계가 엿보일 때면 어김없이 철수설도 함께 나온다. 생산 물량이 줄면서 인력 구조조정 조치가 내려지고, 결국 다운 사이징이 한국 철수를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진다. 악순환이다.
내수 시장에서 한국GM의 선전은 분명 박수를 받을 만하다. 소비자들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더 큰 효용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내수 시장에 집중하는 한국GM의 미래가 위태로워 보인다. 내수 시장은 성장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GM은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해 준대형 모델 임팔라를 미국 디트로이트 공장에서 직수입해 팔고 있다. 제2, 제3의 임팔라가 준비돼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내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겠지만 한국GM 본연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국GM의 날갯짓이 불안해 보인다. 내수라는 한쪽 날개만 사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균형이 필요하다. 그래야 더 높이, 더 멀리 날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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