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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임팔라 생산기준 연 '1만대→3만대' 전략회의서 사업타당성 기준 제시, 노조, 내달까지 생산 여부 결정 요구

박창현 기자공개 2016-01-25 08:06:42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1일 14: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GM이 수입 판매 중인 준대형 세단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위한 내수 판매 마지노선을 기존 연간 1만 대에서 3만 대로 대폭 상향 제시했다. 기존 설정 판매량으로는 채산성 문제로 국내 생산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임팔라 국내 생산을 통해 쉐보레 유럽 철수로 인한 물량 감소분을 메우려 했던 노동조합은 반발하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 20일 부평 본사에서 미래발전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임팔라 국내 생산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임팔라는 GM 미국 공장에서 전량 수입돼 판매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CEO)과 안토니오 쿠베아 차량개발계획 부문 부사장 등 한국GM 최고집행위원회(EC) 핵심 멤버들이 참석했다. 고남권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과 각 지회장들은 노조 대표로 회의에 참여했다.

이 날 회의에서 경영진은 '연 3만 대 판매'를 임팔라 국내 생산 최소 기준으로 제시했다. 엄격한 국내 안전 기준과 연비 규제를 고려할 때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하며, 연 3만대 판매는 보장돼야 채산성이 갖춰진다는 설명이다.

한국GM은 지난해 임팔라 수입 판매 결정 과정에서 노조 불만을 달래기 위해 국내 생산 방안을 제안했다. 당시 한국GM은 작년 노조 대상 경영설명회를 열고 연간 1만 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게 되면 부평 공장에서 임팔라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임팔라 국내 생산 검토안은 미래발전전망 등을 담은 2015 임금교섭 최종 합의안에도 포함됐다.

지난해 9월부터 국내에서 수입 판매가 시작된 임팔라는 연착륙에 성공했다. 임팔라 작년 총 판매량은 6913대였다. 판매 4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구매 계약 후 아직 차량을 받지 못한 대기 물량도 8000여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1만 대 판매 기준이 사실상 충족되면서 국내 생산 기대감은 커졌다. 세르지호 호샤 한국GM 이사회 의장과 신임 제임스 김 사장도 임팔라 국내 생산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하지만 한국GM이 사업 타당성을 이유로 국내 판매 기준을 대폭 상향 제시하면서 향후 노조 측과 상당한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노조 측은 임팔라 국내 생산을 통해 줄어들고 있는 생산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GM은 지난 2013년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에서 철수하면서 생산 물량이 크게 줄었다. 한국GM이 쉐보레 유럽 수출 물량의 90%를 책임진 핵심 공급처였기 때문이다. 실제 2013년 78만 대에 달했던 판매량은 이듬해 63만 대로 줄었고, 작년에도 전년 대비 2.6% 줄어든 62만 1872대에 그쳤다.

준대형 차급 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임팔라가 국내 생산량 확보를 위한 효과적인 카드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영진이 상향된 기준을 제시하면서 물량 확보 계획도 암초를 만나게 됐다. 노조의 반발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경쟁차종 중에는 현대 그랜저와 제네시스가 지난해 국내에서 각각 8만 7182대, 3만 294대 씩 팔렸다. 기아 K7은 2만 805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국내 1, 2위 메이커의 대표 준대형 모델도 연 3만 대 판매가 쉽지 않았던 셈이다.

노조 측은 이날 회의에서 내수 판매와 기업 이미지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임팔라 국내 생산을 검토해야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다음 달 말까지 임팔라 국내 생산 여부에 대해 확실한 의사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임팔라 국내 생산 안건 외에도 차세대 말리부(E2SC)와 차세대 크루즈(D2LC) 양산과 캡티바·아베오·트랙스 부분변경 모델 출시 계획 등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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