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17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4일 오후 4시 30분. 서울 마곡동 SM그룹 사옥에서 조촐한 파티가 열렸다. 사무실 한켠 원형테이블 위에 2단 케이크가 놓였다. SM상선 임직원들이 모여 생일을 자축했다. SM상선의 창립 2주년 기념식은 그렇게 짧게 지나갔다.SM그룹은 2016년 12월 15일 SM상선을 출범시켰다. 옛 한진해운 미주노선 인수 과정이 숨가빴기 때문일까. 오히려 인수 이후 SM상선은 그룹 안팎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룹 내부의 대대적인 환영이나, 외부의 응원 없이 조용히 탄생했다.
시간이 흘러 2017년 1월 중순 SM상선은 조직 정비를 마쳤다. 대표이사 및 임원 인사가 마무리되고, 본사를 2본부 19팀 1파트로 슬림화해 새 출발에 나섰다. 하지만 영업을 다시 시작하는 데는 두 달이 더 걸렸다. 2017년 3월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세상에 나왔다.
주목도, 기대도, 응원도 받지 못 했지만 꿋꿋하게 대양을 누볐다.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창립 이래 최초로 월간 영업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주력인 북미 컨테이너 항로에서 물동량이 1년 새 크게 늘어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SM상선의 북미 수출항로 물동량 증가폭은 북미노선 취항선사 중 가장 가팔랐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20만TEU의 컨테이너를 수송하며 지난해 동기대비 약 2배 가량 물동량을 늘렸다. 북미 수입항로에서도 성장세는 견조하다. 올해 1~9월 북미에서 다른 국가로 실어나른 컨테이너는 지난해 2만6300TEU에서 올해 7만2600TEU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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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치 않다. 주력인 북미 컨테이너 항로에서 글로벌 대형 선사들과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 지고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국적선사에 대한 정부 지원에서도 SM상선은 뒷전이다. 인트라아시아선사 지원책에서도, 원양선사 지원책에서도 '미운 오리' 신세다. 사실상 정부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힘으로 격랑을 헤쳐 나가야 한다.
유일하게 SM상선이 기댈 곳은 SM그룹이다. 하지만 SM그룹 내에서도 입지는 최근 좁아지는 듯 하다. 지난달 20일 SM그룹은 김칠봉 SM상선 대표이사 사장을 대한해운 대표이사로 발령했다. SM상선 경영에 집중하던 김 사장이 대한해운 대표까지 겸한다. 김 사장을 보좌하던 임원 2명도 이달 들어 SM상선에서 대한해운으로 전보했다. 이를 두고 시장은 SM그룹이 SM상선에 대한 지원을 일부 중단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SM그룹은 조만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올해 SM상선의 인사 규모가 SM그룹의 SM상선에 대한 지원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고 예측하고 있다. SM상선 내부에서 승진자가 배출되고, 늘어난 사업규모에 맞춰 조직 확장 등이 이뤄질 지가 최대의 관심사다. SM그룹이 '미운 오리'를 '백조'로 성장시키기 위한 지원과 혁신을 계속 이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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