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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시대 현대차, 'M&A 전략' 시동거나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검토, 지분투자·합작 넘어선 경영권 확보 '주목'

김경태 기자공개 2020-11-12 13:37:48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0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과거 현대건설을 인수한 뒤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다 정의선 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면서 조금씩 변화가 감지됐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외부 지분투자와 합작사 설립에 적극 나섰다. 그러다 최근 미국 로봇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Inc.)'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정 회장 체제에서 첫 대형 M&A를 성사시킬지 주목된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은 미국의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현대차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번 거래는 최대 10억달러(약 1조1천35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가 성사되면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가 2017년 7월 소프트뱅크에 팔렸다. 2015년 처음 선보인 로봇 개 '스폿'으로 유명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추진은 로보틱스 분야에서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차는 ‘2016년 육군 지상군 페스티벌’에서 하지 마비 환자용으로 제작한 H-MEX 착용 로봇을 선보일 정도로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에는 SK텔레콤과 손잡고 고객 응대용 로봇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로봇 기술은 자율주행차량과도 관련있다. 향후 커넥티드카 기술, 카셰어링(차량공유) 기술 등을 접목하면 로보택시(Robotaxi)의 운행이 가능해진다. 현대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 전장부품사 앱티브(Aptiv)와 합작해 '모셔널(Motional)'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비아(Via)'와 파트너십을 맺고 내년 상반기 미국에 로보택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글로벌 그룹으로서 언제나 다양한 전략적 투자와 제휴 기회를 지속 모색하고 있으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기업 인수 검토가 주목되는 이유는 현대차그룹이 그간 M&A 시장에 거의 등장한 적이 없다는 점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현대건설을 약 5조원에 인수했다. 그 뒤 2014년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하기는 했다. 하지만 기업 경영권 거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형 M&A에 나서지 않았던 셈이다.
그러다 정 회장이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면서 조금씩 변화가 시작됐다. 미래 대비를 위해 자체 연구개발(R&D)이나 시설투자 외에 외부 지분투자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투자 대상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았다. 특히 선진국 스타트업 등 신기술을 보유한 곳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태웠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소규모 지분 투자를 넘어 M&A에 나설지 주시해왔다. M&A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면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비전과 발맞춰 빠른 시너지효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정 회장이 취임했다는 점도 있다. 새로운 회장 체제에서 M&A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고 성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그룹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글로비스는 M&A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말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양질의 M&A'를 추진하겠다 언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신년회에서 발표하는 정의선 회장.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정 회장이 제시한 미래 비전 달성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해 10월 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에 자동차 제조기업을 넘어서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정 회장은 "우리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지만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개인용비행체(PAV·Pravate Air Vehicle)가 30%, 로보틱스가 20%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안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들어서는 새해 메시지를 통해 같은 맥락의 계획을 설명했다.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현재 거론되는 가격인 10억달러에 인수하게 되면 최근 진행된 투자 중 두 번째로 큰 금액이 될 전망이다. 가장 큰 금액이 투입된 건은 앱티브와의 합작투자다.

현대차는 작년 9월 당시 기아차, 현대모비스와 함께 총 20억 달러(한화 약 2조3900억원) 규모를 출자한다고 밝혔다. 합작사는 모셔널은 자율주행 레벨4 수준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한다. 2022년에는 로보택시 및 모빌리티 사업자에게 자율주행 시스템과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다.

출처: 공시, 기준: 연결, 단위: 백만원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금액 지출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코로나19 위기로 현금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현대차 역시 유동성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고 보유한 실탄이 급증했다.

올해 3분기말 연결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매증권 등을 더한 금액은 30조1558억원이다. 직전 분기보다 7.5%, 작년말보다 18.6% 증가했다. 금액으로 보면 각각 2조1166억원, 4조7312억원 늘었다.

계열사까지 더하면 실탄은 더 불어난다. 기아차의 올해 3분기말 연결 현금유동성은 15조8670억원이다. 현대모비스는 11조796억원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뿐 아니라 더 큰 규모의 기업을 M&A할 여력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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