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주주환원책, 'RCPS' 털어낼 기회될까 4000억 RCPS, 2026년부턴 이자부담 커져…보통주 전환 위해선 주가부양 절실
최윤신 기자공개 2023-10-13 07:33:22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4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간 뚜렷한 배당 정책을 내놓지 않았던 키움증권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주주환원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에 따라 이번 방침을 마련했다.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선 이번 환원책을 2021년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와 연관지어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4000억원 규모 RCPS의 배당률 변동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적극적인 주가 부양을 통해 보통주 전환을 유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 부족했던 주주환원율, 두배로 끌어올린다…첫 주식 소각도 예고
키움증권은 지난 1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논의했다. 이사회에선 앞으로 3년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내용이 결정됐다.
지난해까지 배당총액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20%에 미치지 못했던 걸 고려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보통주에 주당 3000원을 현금배당했다. 우선주 배당금을 포함한 현금배당총액은 지난해 기준 892억원 가량이다. 별도 당기순이익(4931억원)을 기준으로 한 배당성향은 18.09%다.
이마저도 앞선 2년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지난해 증시 침체로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주당 배당금 축소폭을 최소화한 영향이다. 2021년엔 주당 3500원을 배당해 13.56%의 배당성향을 보였으며, 주당 3000원을 배당한 2020년엔 13.64%를 기록했다.
만약 올해 당기순이익의 30%를 배당으로 채운다면, 배당성향이 지난 3년의 산술평균 배당성향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진다. 올해 상반기 별도순이익이 3756억원으로 전년동기(2634억원)보다 약 43% 늘어난 걸 고려하면 주당 배당금액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약속한 주주환원율을 배당으로만 채우는 건 아니다. 자사주 소각 금액을 합산한 금액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키움증권은 아직까지 단 한차례도 자사주를 소각한 적이 없다. 현재 140만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10일 종가(9만3400원) 기준으로 1307억원 가량이다. 지속적인 매입을 통해 소각할 수 있는 자사주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런 정책을 내놓은 건 ESG 경영과 주주환원 등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실제 키움증권은 최근 사외이사 의장을 선임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ESG 경영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그간 다른 증권사에 비해 주주환원율이 높지 않은 수준이었다”며 “경영진이 이에 대해 장기간 고민해 왔고, 적극적이며 예측가능한 주주환원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정책을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의 주주환원율은 그간 다른 대형 상장 증권사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었다.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현금배당성향만 40%에 달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1년 30% 이상의 주주환원성향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를 이행하고 있다.
◇ RCPS 배당률 인상 2년 앞으로
증권업계 일각에선 이번 주주환원정책이 키움증권의 주가 부양 필요성과 맞닿아 있다고 바라본다. 단초는 지난 2021년 발행한 RCPS.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RCPS의 보통주 전환이 필요한데, 현재 키움증권의 주가는 전환가액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당시 400억원 규모의 트랜치 A(3차)와 4000억원 규모의 트랜치B(4차)로 나눠 RCPS를 발행했다. 이 중 많은 금액을 차지하는 트랜치B는 지난해 6월부터 전환가능 시기가 도래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발행당시 주가보다 낮아 투자자가 전환을 청구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RCPS로도 자본이 인정되기는 하지만 4차 RCPS의 배당율이 문제다. 현재까지는 연 3.3%의 우선배당률이 적용되는데, 2026년부터는 훨씬 높은 배당을 지급해야 한다.
발행 5년 이후부터는 적용되는 배당률이 바뀌어 5년 만기 AA- 등급의 무보증 공모 금융채(금융기관채)의 민평 수익률에 2.073%를 더한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발행 당시 기록적인 저금리 상황이었고, 가산금리도 1%대였던 걸 고려할 때 우선배당 부담이 상당히 커진다.

2026년부터는 키움증권에게 상환권이라는 선택지도 생기지만 자기자본 유지를 위해선 또 다시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를 고려할 때 현재로선 주가 부양을 통해 RCPS 투자자들의 전환권 행사를 유도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다만 전환가격은 15만417원으로 현 주가와 차이가 큰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주가를 부양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주환원정책을 금리 변동을 앞둔 2025년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라며 “아직 2년여의 시간이 남은 만큼 시장 상황과 기업의 펀더멘탈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글랜우드PE, 3호 펀드 1조 규모로 내달 1차 클로징
- [i-point]미래아이앤지 "단순 세무조사 진행 중"
- [Deal Story]SK네트웍스, 렌터카 매각에도 공모채 투심 견조했다
- [Deal Story]세아제강, 3년물 회사채 흥행 이어갔다
- [Deal Story]LX인터, 복귀전서 1조 수요…언더금리 확보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그룹내 자금 에어로 투입, 투자자 달랠수 있을까
- '첫 선' 모태 과기부 AI 출자, 정시 서류탈락자 '북적'
- [윤석열 대통령 탄핵]UAE국부펀드, '토종 헤지펀드' 출자 속도낸다
- [thebell note]리브스메드, 한국의 포드될까
- IPO 개선안에 코벤·하이일드펀드 투자자 불만 고조
최윤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첫 선' 모태 과기부 AI 출자, 정시 서류탈락자 '북적'
- [VC 투자기업]'선택과 집중' 원프레딕트, 올해 실적 반등 노린다
- [달바글로벌 road to IPO]반성연 대표 "5년내 키엘·이솝과 어깨 나란히 할 것"
- [VC 투자기업]위펀,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 집중…IPO 몸 만들기 '착착'
- [VC 투자기업]야나두, 월단위 흑자 시작…'렛츠두두'로 극대화 기대
- 신협 출자 '우협' 오른 AFWP, 최종 고배 이유는
- [VC 경영분석]유안타인베, '티키글로벌' 지분법 손실에 '적자 전환'
- [VC 경영분석]성과보수 늘어난 CJ인베, 줄어드는 관리보수 '과제'
- [달바글로벌 road to IPO]에이피알보다 가파른 성장, 글로벌 매출배분 '주목'
- [LP Radar]출자자 모집 난항 'LP첫걸음펀드', 참여의향 조사 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