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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넘 메가펀드 뉴리더십]'공학박사' 맹두진 사장, '딥테크 DNA' 심었다④전문성·인사이트로 기술기업 신뢰 한몸에…스타트업 '연결다리' 역할 강화

최윤신 기자공개 2024-03-18 08:16:29

[편집자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국내 벤처 캐피탈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 원펀드 전략을 바탕으로 VC펀드의 규모 대형화를 이끌었고, 지난해말 860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으로 새 지평을 열기에 이르렀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86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펀드를 운용하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리더십이 이전과 같을 수는 없다. 하우스는 지난해 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진용을 재정비했다. 더벨이 메가펀드 시대 ‘에이티넘 웨이’를 만들어 갈 뉴 리더십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학박사 출신인 맹두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사장(사진)은 기술창업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꼽힌다. 수많은 기술창업자들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원하는 건 비단 대형펀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든든한 파트너가 돼 줄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공학 박사'인 맹 사장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이런 평판을 갖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딥테크 부문의 대표로 선임됐다. ‘기술창업자 최고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전반으로 더욱 공고히 해야하는 중책을 맡았다.

◇최고의 '기술투자 심사역'으로 우뚝 선 공학도

1970년 생인 맹 사장은 20대의 나이에 서울대 기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현대엔지니어링 기술연구소를 거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 입사하며 공학도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행보를 바꾼 건 2002년. 엔지니어와 사업자 사이의 브릿지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벤처캐피탈 업계에 발을 디뎠다.

아이텍인베스트먼트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서의 첫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2006년 두산그룹 계열이던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로 적을 옮겼다. 네오플럭스에 재직하던 시절부터 벤처투자 업계에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7년 법인 설립 1년차에 불과했던 레이저장비회사 엘티에스에 투자해 3년만에 10배가량의 멀티플로 회수에 성공하는 등 포트폴리오가 쌓이며 벤처캐피탈업계의 대표적인 ‘기술기반’ 투자자로 알려졌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 옮긴 건 2014년이다. 독립형 벤처캐피탈로서 출자자 자산으로 펀드를 운용해 입지를 다진 점이 매력적이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당시 최대규모였던 2030억원규모의 ‘에이티넘고성장펀드’를 결성하며 기술기반 투자에 일가견이 있던 맹 사장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시니어심사역으로서 맹 사장의 커리어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꽃을 피웠다. 그가 2020년부터 투자한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술기반 투자 뿐 아니라 기술 관련 인사이트를 다양한 산업으로 융합해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 성과를 냈다. 지역적으로도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았다. 2016년 중국의 데이팅앱 개발사 ‘탄탄(Tan Tan)’에 투자했는데, 이 회사가 2017년 미국 기업에 인수되며 성공적인 회수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맹 사장의 중요한 성과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기술창업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투자사로 만들었다는 데 있다. 이는 단순히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대형 VC여서가 아니다. 기술에 대한 인사이트와 이해를 가진 맹 사장과의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를 갖는 경우가 많다.

맹 사장에 대한 신뢰가 비단 창업자에 국한된 얘기도 아니다. 액셀러레이터나 초기투자에 주력하는 VC들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함께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의 육성에 힘 쏟았던 이들은 어느 정도 성장단계에 진입하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성장 지원의 배턴을 넘겨받길 바란다.

벤처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기업과 투자자 사이에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분위기가 있다”며 “맹 사장이 가진 기술과 산업구조에 대한 통찰이 성장과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를 갖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산업계 출신 심사역으로 부문 구성, '전문성' 끝없는 강조

지난해 말 메가펀드 설립 이후 맹 사장의 역할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고, 딥테크 부문대표라는 책임도 지워졌다. 맹 사장은 “대외 행사 등 챙겨야 하는 일이 조금씩 주어지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며 “그간 함께 해 온 사람들로부터 배우는 것에 집중했는데, 앞으로는 회사의 심사역들에게 많은 걸 공유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딥테크부문은 그를 포함해 7명의 심사역으로 구성됐다. 모두 다른 영역에서 산업계의 경험을 가진 인물들이란 게 특징이다. 최근 영입된 심사역이 2명인데, 이들 역시 산업계와 투자심사역으로서의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다. 산업계에서의 경험을 통해 스타트업 창업가가 가진 비전이 시장에 적절한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동시에 고객사가 될 수 있는 국내 대기업에 대한 상황을 함께 체크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심사역들에게는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술창업의 특성상 기술 전문가들을 만나는데,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면 제대로 된 대화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각자의 전문영역을 갖고 산업을 통찰력있게 볼 수 있는 역량을 요구한다.

이와 함께 ‘7대 3의 룰’을 신념으로 가지고 있다. 70%의 시간은 자신이 잘하는 분야의 투자에 쏟고 30%만큼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자신이 아는 것만 하다보면 나중엔 할 수 있는 분야가 너무 좁아진다”며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VC의 본질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새로운 산업을 개척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딥테크 부문은 ‘테크데이’ 등의 행사를 통해 리딩 입지를 굳혀나갈 방침이다. 창업자와 창업자 간의 교류의 장을 만드는 것이 큰 가치를 만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는 맹 사장이 그간 투자일선에서 경험을 통해 얻은 경험 덕분이다.

그를 통해 든든한 파트너십을 구축한 대표적인 사례가 티라유텍 김정하 대표, 클로봇의 김창구 대표다. 맹 사장은 셋이 함께 상하이 로봇엑스포에 방문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했고, 두 회사는 이후 서로 간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며 서로 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맹 사장은 전보다 챙겨야 할 일이 많아졌지만 심사역으로서 본업에 할애하는 시간 만큼은 줄이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프론트에서 창업가들을 만나고 발전적인 방향을 이야기하는 일이 여전히 가장 즐겁다”며 “부문 체제를 통해 딥테크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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