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인수 나선 카카오, 현금여력 '사상 최대' 별도기준 1.4조, EB 발행 덕 작년 한해 7600억 증가…크로키닷컴 밸류 1조 관측
원충희 기자공개 2021-04-09 13:22:2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유망 패션테크 업체 '지그재그'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현금여력이 사상 최대수준에 달해 눈길을 끈다. 언택트 수혜로 영업현금흐름이 좋아진데다 34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곳간이 풍족해졌다.카카오는 지그재그 운영사인 크로키닷컴의 경영권 인수를 검토 중이다. 2015년 설립된 크로키닷컴은 동대문 기반 의류쇼핑몰을 모아 소개하는 플랫폼 지그재그를 선보여 1020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유망 패션테크 기업이다. 지난해 거래액이 7500억원으로 밸류가 1조원에 달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의 재무여력은 이를 충분히 감내할 정도로 넉넉하다. 딜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계열사 자금을 끌어오거나 외부조달 없이 자체 현금만으로 인수할 수 있다. 카카오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4224억원으로 설립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비즈니스가 급성장하면서 수혜를 받은 게 효과가 컸다. 영업활동이 호조를 띠자 현금유입이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306억원으로 전년(5334억원) 대비 18.2% 늘어난 반면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순유출 규모는 3418억원에서 2576억원으로 줄었다. 투자로 나간 돈을 빼고 남은 자금이 3700억원인 셈이다.
게다가 작년 10월 인수합병(M&A) 자금마련을 위해 3억달러(약 3400억원) 규모의 해외 EB를 발행, 제반비용을 뺀 3331억원의 현찰을 추가로 확보했다. 현금자산이 1년 만에 7600억원가량 늘어나자 별도기준 곳간 규모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가용현금을 보수적으로 잡아도 규모가 상당하다. 현금성자산이 총차입금(5393억원)보다 많은 순현금 상태인데다 연내 갚아야 할 차입금도 956억원에 불과, 여유 있게 쓸 수 있는 돈이 1조3000억원을 웃돈다. 인수방식에 대한 선택권도 폭넓게 갖고 있다. 카카오 주가가 우상향하는 추세라 주식을 활용한 M&A가 가능하다. 실제로 2016년 로엔엔터테인먼트(멜론 운영사) 인수 당시 카카오는 현금지급과 주식교환을 병행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카카오의 지그재그 인수는 100% 현금으로 하는 방식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회사 카카오커머스의 패션사업부(카카오스타일)를 떼어내 합병시키는 방안이 유력한데 멜론(로엔) 인수 때처럼 현금과 주식스왑이 병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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