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는 지금]처브라이프, 영업조직 '제로'로...GA채널에 영업 집중⑥2021년 기점으로 영업 및 판매조직 축소…처브그룹 라이나원 사업에도 불참
강용규 기자공개 2024-05-13 13:08:10
[편집자주]
외국계 보험사는 한국 보험시장의 한축이다. 적지 않은 점유율로 소비자의 보험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도 수행한다. 최근 한국 보험시장의 위기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외국계 보험사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크다. 사별로 본사의 사업 지속 의지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의 경영 현안과 전략을 살펴보고 이들의 앞날을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처브라이프생명은 ACE손해보험(에이스손보), 라이나생명과 함께 스위스 처브(Chubb)그룹이 보유한 한국 보험사 3사 중 한 곳이다. 2022년 처브그룹이 라이나생명을 인수하면서 양사 합병 가능성이 떠올랐으나 여전히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다만 라이나생명의 그룹 합류 전후로 처브라이프의 영업 형태에 변화가 나타났다. 전속채널에서 GA(법인보험대리점)채널로 영업의 무게추가 옮겨졌다. 이는 비용을 절감하고자 하는 처브라이프의 판단뿐만 아니라 처브그룹 차원의 한국사업 관련 경영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GA채널 집중으로 비용절감 효과
처브라이프는 2023년 말 기준으로 영업조직이 없다. 본부는 물론이고 지점과 영업소, 해외의 법인과 지점, 사무소 등 모든 형태의 점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최근 5년 동안의 변화를 살펴보면 2019년 29개에서 2020년 42개, 2021년 49개로 점포 수가 늘고 있었다. 그러나 2022년 말 25곳으로 줄어든 뒤 이후 1년 사이 모든 점포의 문을 닫은 것이다.
단순히 점포 수만 줄인 것이 아니라 판매(모집)조직의 규모도 줄였다. 처브라이프는 2021년까지만 해도 294명의 전속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2023년 말 기준으로는 설계사 수도 제로(0)가 됐다. 처브라이프에 남은 판매조직은 69곳의 대리점(금융기관보험대리점 포함) 뿐이다.
처브라이프 관계자는 "과거 전속채널 중심의 영업을 해 오다 GA채널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재편한 결과"라며 "현재 처브라이프는 GA채널을 통한 비즈니스만을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2020년 순이익 63억원을 거두기 이전 처브라이프는 마지막으로 흑자를 낸 것이 2004년(17억원)이었을 정도로 긴 적자의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이 높았던 만큼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 영업전략을 수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이후 처브라이프는 꾸준히 손실 없이 흑자만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는 순이익이 2022년 18억원에서 178억원까지 급증했다. 다만 여기에는 IFRS17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회계변경효과가 포함돼 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5/08/20240508160535932.png)
◇라이나원 사업 불참, 독자적 영업전략 이유는
처브그룹이 2022년 라이나생명을 인수한 뒤 업계에서는 처브라이프와 라이나생명의 합병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양사 모두 합병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보험업은 라이선스 사업인 만큼 굳이 합병을 통해 라이선스를 줄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처브그룹은 라이나생명의 자회사형 GA '라이나원'을 통해 한국 보험사업의 TM(텔레마케팅) 영업을 통합하는 것으로 시너지 효과를 꾀하는 전략을 세웠다. 다만 라이나원에 영업이 통합된 처브그룹의 한국 보험사는 라이나생명과 에이스손보 뿐이다. 처브라이프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전속채널 운영 방식의 차이에 기인한다. 라이나생명과 에이스손보는 TM이 전속채널 영업의 중심이었던 반면 처브라이프는 대면영업에 강점이 있는 보험사다. 처브라이프는 애초부터 라이나원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여지가 많지 않았다는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처브그룹의 한국 보험사업이 라이나생명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처브라이프는 라이나원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영업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GA 중심의 영업이 생보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는 가운데 처브라이프는 자회사형 GA 없이 제판분리를 실행해 판매의 부담을 덜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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