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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지코의 KOZ엔터, 적자 탈출 '언제쯤'⑫인수 이래 3년 연속 순손실, 지코·보이넥스트도어 올해 실적 '희망'

이지혜 기자공개 2024-05-29 08:07:33

[편집자주]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에 이상징후가 감지됐다.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의 주장이 엇갈린다. 경영권 탈취의 진위여부를 떠나 이번 사태가 멀티 레이블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도전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멀티 레이블 체제가 하이브의 본원적 경쟁력과 직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가 작지 않다.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체제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대두된 배경이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14: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이하 KOZ엔터)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 중 가장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발점부터 남달랐다. 매니저 출신 창업자가 회사를 일으켜 아티스트를 배출하는 구조가 아니라 아티스트가 직접 본인의 회사를 세웠다. 아이돌그룹 블락비 출신의 ‘지코(ZICO, 본명 우지호)'가 직접 2018년 세운 기업이 KOZ엔터다.

하이브가 KOZ엔터를 인수하게 된 배경도 지코의 재능을 눈여겨 본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의지가 강했던 덕분이다. 그러나 인수 후 4년이 지난 지금 KOZ엔터의 성적표는 썩 좋다고 보기 어렵다. KOZ엔터는 2020년 인수됐을 때부터 올 1분기까지 단 한 번도 순이익을 낸 적이 없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지코의 창립자로서 권리를 인정하되 음악에만 집중하고 경영은 하이브 측 인사가 맡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KOZ엔터의 이사진이 하이브 측 인사 단 한 명으로만 구성된 배경이다.


◇KOZ엔터 ‘적자늪’, 경영진도 불안정

27일 하이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KOZ엔터가 올 1분기에도 순손실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KOZ엔터는 올 1분기 매출은 28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순손실 4억원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KOZ엔터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편입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외형 성장세를 꾸준히 이어가긴 했지만 그만큼 적자폭도 커졌다. 지난해 KOZ엔터는 매출 194억원을 내 사상 최대 수익을 경신했지만 순손실 74억원을 냈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이다.


하이브는 2020년 11월 17일 레이블부문 확장을 목적으로 KOZ엔터 지분 66.7%를 100억원 정도에 인수했다. 같은 해에 인수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4년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4배가량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KOZ엔터가 적자를 이어가면서 하이브는 2022년과 지난해 추가 출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50억원을 출자했고 지난해에는 15억원의 실탄을 더 지원했다. 하이브의 지분이 종전 66.7%에서 75% 정도로 상승한 배경이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KOZ엔터를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코가 창업자인 만큼 주주간계약 등을 통해 그의 지분 등을 인정하되 음악 제작 분야에만 전념하고 경영은 하이브가 전적으로 맡고 있는 구조다.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사내이사진을 갖춘 다른 레이블과 달리 KOZ엔터는 이창우 사내이사 한 명만 등재되어 있다. 이 이사는 하이브 기업전략실장으로 과거 어도어 사내이사로도 일한 적이 있다. 지코는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고 음악 제작분야에만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OZ엔터가 처음부터 이런 구조였던 건 아니다. 창립자인 지코는 2020년 7월 대표에서 물러났고 이후 대표를 맡았던 유승현씨는 2021년, 이순환씨는 2023년 6월 사임하면서 이런 구조가 됐다.

◇방시혁 '픽'은 지코? KOZ엔터 성장은 언제

일각에서는 KOZ엔터가 다른 레이블과 다른 구조를 띠는 배경으로 애초에 인수 목적 자체가 조금 달랐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예컨대 KOZ엔터와 같은 해 인수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아이돌그룹 세븐틴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에 따라 방탄소년단(BTS)에 대한 매출의존도를 낮춰 기업공개(IPO)의 성공가능성을 높이고자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반면 KOZ엔터는 아티스트 지코의 재능을 방 의장이 높이 평가해 성장성을 보고 인수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KOZ엔터는 아이돌그룹 출신인 지코가 직접 세운 엔터사로 당시 대표 아티스트라고 할 만한 인물이 지코뿐이었기 때문이다.


방 의장이 지코와 만난 건 20202년 6월부터 9월까지 엠넷에서 진행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I-LAND에서였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빌리프랩 소속 아이돌그룹인 엔하이픈의 데뷔멤버를 뽑기 위한 것으로 방 의장이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가수 비와 지코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지코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건 방 의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한 결과로 전해진다.

방 의장이 지코의 평판을 잘 알고 있었고 함께 일까지 해보니 지코가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로서 재능이 있다고 판단해 그해 말 KOZ엔터를 인수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행히 KOZ엔터의 성장성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음악 측면에서 소속 아티스트인 지코와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가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코는 블랙핑크의 제니가 피처링한 디지털 싱글 을 최근 내놨는데 이 음원은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 누적 재생 수 5000만 회, 월별 리스너 1000만명를 기록했다.

보이넥스트도어도 그렇다. 2023년 데뷔한 보이넥스트도어의 첫 앨범 초동판매는 11만장 뿐이었지만 같은 해 이뤄진 두 번째 컴백에서는 44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세 번째 컴백에서는 선주문량만 57만장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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