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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관리 전략]현대해상, 유연한 자본확충전략 기반 '이익잉여금'⑥가용자본 양적·질적 '완충재' 역할…자본성 증권 이자부담 경감 기반도

강용규 기자공개 2024-07-15 12:55:11

[편집자주]

지난해 보험업계에 밀어닥친 회계기준 변경의 충격은 보험사들이 안고 있는 자본관리 과제에 무게를 더했다. 약점 보강을 위한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러시는 계속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효과가 장기적인 자본관리의 안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경영전략의 수립이다.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현황과 효과, 향후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1일 07: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국내 손해보험사들 가운데 자산총계 기준으로 1위 삼성화재의 바로 다음 자리를 놓고 DB손해보험과 경쟁 중인 대형 보험사다. 매년 수천억대 순이익을 내는 안정적 이익 창출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상태표상 자기자본의 절반 이상을 이익잉여금으로 채우고 있어 위기 대응능력도 높다고 평가받는다.

때문에 현대해상은 자본관리 과정에서 자본성 증권의 활용 전략을 유연하게 구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체 재무여력과 시장 상황 등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따져 만기 자본성 증권을 반드시 차환하기보다 일단 상환한 이후 필요에 따라 신규 발행에 나서는 방식이다.

◇수년간 이어진 '상환 우선'기조

현대해상은 올 6월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조달금액의 사용처는 5000억원 전액 운영자금으로 기존 후순위채의 차환이 아니라 자본건전성 확보를 위한 순수 자본확충이다. 현대해상 측에서는 올 1분기 말 기준 167.8%의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이 발행대금 납입 이후 174.8%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킥스비율에 대한 보험업법상 적기시정조치 기준은 100%이며 감독 당국은 그보다 높은 150%의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지급여력, 즉 자본적정성은 불안한 수준이라고 볼 수 없다.

다만 대형 보험사들은 자본적정성을 당국 권고 수준보다도 더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현대해상은 국내 손보업계 톱5(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중 유일하게 킥스비율이 200%를 밑돌고 있다.

현대해상의 지급여력비율은 2021년 말 203.4%(구 지급여력제도 RBC 기준)를 기록한 뒤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 왔다. 이는 과거 자본확충을 위해 발행했던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에 대해 차환보다는 상환을 우선해왔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은 올해도 앞서 5월 만기가 다가온 1930억원의 후순위채를 차환하지 않고 상환했다. 지난해에도 2018년 발행한 5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행사가 가능해지자 이를 상환하고 새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 2022년에는 1350억 규모 후순위채의 만기 상환과 740억 후순위채의 중도 상환이 있었다.

이렇게 빠져나간 자본 구성요소는 이익잉여금과 조정준비금의 증대를 통해 만회하고 있다. 계리적 가정의 가이드라인이 개정 반영된 2023년 3분기 이후 2개 분기동안 현대해상은 이익잉여금이 1895억원, 조정준비금이 4718억원 늘었다. 합산 6613억원으로 지난해와 올해의 자본성 증권 상환금액인 6930억원과 엇비슷하다.


◇기본자본 총액 웃도는 이익잉여금의 강점

현대해상이 6월 발행한 5000억원의 후순위채는 건전성감독기준 재무제표상 자기자본의 변화를 고려할 때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의 급증에 따른 자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해상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지난해 말 -4448억원에서 올 1분기 -1조523억원으로 손실 폭이 6075억원 확대됐다.

손실의 상당 부분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OCI)의 평가손실 확대에 근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해상은 올 1분기 FVOCI 평가손실이 3조2809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121억원 확대됐다.

기본자본에 해당하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의 감소를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 후순위채로 보강한다는 점은 가용자본의 질적 하락 요인이다. 기본자본은 자본적 성격을 지녀 충격 시나리오상 손실흡수성이 높은 가용자본이며 보완자본은 부채의 성격을 지녀 손실흡수성이 비교적 낮은 가용자본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방식의 자본 손실 만회가 현대해상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 1분기 말 기준 현대해상은 기본자본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이익잉여금을 6조6192억원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만으로도 같은 기간 기본자본 총액인 5조7559억원을 상회한다. 현대해상은 가용자본의 질적 관점에서 굉장히 큰 버퍼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금액적 측면에서 보면 올 6월 50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은 지난해 8월 상환한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을 대체하는 자본확충으로 볼 수도 있다. 만기 채무를 즉시 차환하기보다는 우선 상환한 뒤 시장 상황에 맞춰 유리한 시기를 고르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기는 하나 점차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해상도 이에 따른 이자율 책정 측면의 이득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8월 생보업계 '톱3' 한화생명은 5000억원의 후순위채를 연 6% 이자율로 발행했다. 반면 현대해상의 올 6월 후순위채는 연 4.48%의 이자율로 발행됐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본단에 축적한 이익잉여금이나 순자산상 조정준비금이 적지 않은 만큼 자본관리에 여유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며 "그간 자본성 증권의 만기나 콜옵션 도래 시 우선 상환한 뒤 대체 자본확충의 실시 여부를 검토해 왔으며 이러한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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