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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정체된 조영제 사업? 동국생명과학의 밸류체인 '혁신'송준호 동국제약 대표 "점유율 1위 비결 품질…차세대 신약 지속 개발"

차지현 기자공개 2024-07-15 08:51:29

[편집자주]

스포츠에서 신인을 뜻하는 루키(Rookie)의 어원은 체스에서 퀸 다음으로 가치 있는 기물인 룩(Rook) 또는 떼까마귀(Rook)다. 전후좌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신인의 잠재력과 행보와 닮았단 해석, 속임수에 능하고 영악한 떼까마귀같다는 부정 의미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앞둔 '루키 바이오텍'에도 이런 양면성이 내재해 있다. 더벨이 주식시장 입성을 앞둔 이들 기업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영제 사업은 혁신이 잘 일어나지 않는 분야다. 정체할만한 여건은 충분하지만 동국생명과학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고 있다.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사진)는 최근 더벨과 가진 짧막한 인터뷰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동국생명과학에 대해 '혁신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제약산업 중에서도 특히 보수적인 조영제 분야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1998년 조영제 국산화, 개발·제조·판매 전주기 밸류체인 강점

동국제약의 조영제 사업은 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X-ray 조영제 '파미레이'를 상업화한 건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부분 조영제 원료 및 완제품을 수입할 당시 처음으로 국산화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2017년 조영제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사업부 분사를 결정하고 동국생명과학을 설립했다. 현재 동국생명과학은 국내 조영제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조영제 시장을 주도하던 글로벌 제약사 바이엘, 브라코, 게르베 등을 모두 제쳤다.

송 대표는 조영제 강자로 우뚝 올라설 수 있던 비결로 '품질'을 꼽았다. 의약품은 생명과 직결된 만큼 개발, 생산, 유통 등 모든 절차를 까다롭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 이 중에서도 혈관에 직접 주입하는 조영제는 심하면 쇼크사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그는 "30여년 전에 선대 회장이 조영제 사업 진출을 결심하고 이후 국산화한 건 대단한 일"이라면서 "처음 파미레이를 출시했을 때 의료 현장에서 쓰이길 주저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임원들이 먼저 주사를 맞으면서 안전성과 효능을 보여준 재밌는 일화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서 유일하게 원료 제조·생산부터 완제품 판매까지 가능한 일원화한 구조를 확립한 점도 강점으로 제시했다. 조영제 분야 전주기 밸류체인을 구축한 데 따라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우수의약품품질관리기준(cGMP) 수준의 자체 공장에서 생산을 맡기에 품질과 공급을 컨트롤할 수 있기도 하다.

◇보수적인 조영제 영역서 '혁신' 추구…"오픈이노베이션도 지속"

혁신이 잘 일어나지 않는 조영제 분야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 3월 인벤테라제약과 협업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계약에 따라 동국생명과학은 인벤테라가 개발 중인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신약 생산과 국내 마케팅·영업·유통 독점 판매권, 해외 수출 권리를 갖게 됐다. 인벤테라제약은 독성이 없으면서도 높은 해상도를 보이는 차세대 MRI 조영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조영제는 대부분 조용 효과를 내기 위해 가돌리늄이라는 희토류 원소를 쓰지만 이는 중금속의 일종이기 때문에 독성을 일으킨다. 인벤테라제약은 철분을 이용해 영상을 밝게 만들 수 있는 독자적 기술을 개발했다. 철분은 영양제로도 섭취하는 생체 친화적 물질이라 안전성이 뛰어나다.

송 대표는 "철분은 안전하지만 해상도가 낮아 개발이 어려웠는데 인벤테라는 이를 자체 기술로 해결해 해상도는 T1(고해상도) 수준을 낼 수 있는 MRI 조영제를 개발했다"면서 "현재 임상 2b상에 돌입했는데 결과가 굉장히 잘 나오는 걸 보고 판권을 사야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고령화에 따라 영상 진단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조영제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더 안전하고 더 좋은 효능을 가진 신약에 대한 갈증이 있는데 연구개발(R&D)에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조영제 사업에서 나아가 종합 이미징 솔루션 분야 선두기업이 되는 게 동국생명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다. 2018년부터 인공지능(AI) 진단 업체 루닛과 손잡고 관련 분야에 뛰어들었다. AI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유통과 공급을 맡고 있다.

송 대표는 "AI 진단 솔루션 같은 경우엔 영상의학과 의료진과 이해상충이 있을 수도 있고 초기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관문이 매우 높다"면서도 "동국생명과학이 조영제 사업을 통해 영상의학과와 활발한 교류를 해왔고 유통망도 이미 구축해 놨기에 루닛 제품 시장 안착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루닛과 비슷하게 새로운 진단 솔루션을 사들이고 자체 유통망에 얹는 방식의 수익 모델을 지속 꾀할 것"이라면서 "기업공개(IPO)로 벌어들인 자금은 공장 등 인프라를 확장하고 R&D 고도화 및 오픈이노베이션 등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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