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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증권신고서 분석]열매컴퍼니 2호 투자, 이우환 <다이얼로그> 아쉬운 흥행 성적③[발행 실적]매입·계좌관리 기관 정정 요청받아…마케팅 시기 놓치며 326건 청약

서은내 기자공개 2024-07-22 13:28:57

[편집자주]

미술품의 공동구매, 즉 조각투자가 자본시장법 하의 제도권 영역으로 흡수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수치화된 미술품의 거래 정보들이 증권신고서를 통해 공개되기 시작했다. 투자계약증권이라는 이름의 미술품 투자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단계다. 더벨은 해당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주요 3사들의 핵심 노하우와 기초자산 평가 방식, 투자 리스크와 실적 등에 대해 이들이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바탕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8일 13: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열매컴퍼니가 현재까지 발행한 총 2건의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은 그 흥행 성과가 크게 엇갈린 모습이다. 2023년 12월 발행한 1호는 최초의 투자계약증권으로서 발행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1호 발행에 1855건의 청약이 몰렸다면 2호는 청약 건수가 326건에 그쳤다. 결국 총 발행물량 중 열매컴퍼니의 인수 비중도 2호의 경우 더 늘어났다.

지난 6월 28일 열매컴퍼니가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최종 일반투자자들에게 배정한 투자계약증권 물량의 비율은 전체의 50.4%다. 나머지 49.6%는 전부 발행인인 열매컴퍼니가 인수했다. 앞서 지난 1호 증권 발행 당시 일반투자자에게 최종 배정된 물량은 전체 발행물량의 73%였다.

◇ 일반투자자 배정물량 73%(1호)→50.4%(2호)로 축소

현재 투자계약증권은 발행인이 최초에 발행물량의 10%를 배정받게 돼있으며 최종 미계약분에 대해서도 전부 발행인이 인수하는 구조로 짜여있다. 열매컴퍼니는 2호 증권을 발행할 때 전체의 10%를 최초 배정받은 후 청약대금 미납입으로 인해 남은 39.6% 물량을 추가로 배정받아 결과적으로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49.6%를 배정받아야 했다.

열매컴퍼니는 현재까지 투자자들의 청약 편의를 고려해 계좌관리 기관, 즉 증권사 계좌를 청약에 지정하지 않고 가상 계좌 이용 방식을 사용하고있다. 이런 경우 청약 증거금을 받을 수 없게 돼있으며 그만큼 미납 발생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금감원 가이드에 따르면 조각투자업체들은 청약 과정에서 계좌관리 기관으로 증권사를 지정할 수 있다. 이런 계좌관리 기관을 두게되면 특정 증권사 계좌를 가진 고객들만 해당 계좌를 통해 미술품 증권에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 편의성은 감소할 수 있으나 발행사가 증거금을 수령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열매컴퍼니의 2호 증권은 이우환의 <Dialogue-AG00002>를 기초로 발행됐다. 세로 291cm, 가로 218cm(300호) 크기이며 캔버스에 유채로 2007년 제작된 작품이다. 열매컴퍼니는 해당 미술품을 제이앤영글로벌이라는 국내 화랑업체로부터 2022년 9월 11억5500만원에 취득했다. 해당 취득가에 발행제비용을 합산한 2호 증권의 발행총액은 12억3000만원이었다.

열매컴퍼니가 2호로 발행한 미술품 투자계약증권의 기초자산. 이우환의 < Dialogue-AG00002>

◇ 매입처 옥션서 화랑법인으로 변화, 증거금 수령 위한 계좌 지정 시도

열매컴퍼니가 1호 증권을 발행한 건 지난해 12월이었으나 이후 새로운 두번째 증권을 발행하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감독원의 피드백을 받아 총 네 차례의 신고서 정정이 이뤄지면서다. 2호 증권 발행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건 올해 3월 4일이었으나 실제로 발행이 완료된 시점은 6월 28일로 신고서 제출 후 4개월 남짓이 걸렸다.

당시 정정요구가 있었던 것은 두번째 발행한 증권의 특성들 중 몇 가지가 1호 때와 달라지면서다. 미술품 투자계약증권 발행 자체가 아직 초기 단계인만큼 발행사가 신뢰성을 어필하기 위해 세세한 항목들을 신고서에 기재하게 되는데, 발행 사례가 많지 않다보니 조그만 변화 하나하나에 추가 설명 자료를 제시해야하는 상황이다.

열매컴퍼니의 2호 증권신고서와 관련된 금감원 정정의 주된 사항은 두 가지가 거론됐다. 하나는 매입처 변화와 관련된 것이고 또하나는 증거금 수령이 가능하도록 계좌관리 기관을 지정하는 문제였다.

1호 증권의 매입처는 서울옥션이었으며 2호 증권은 옥션이 아닌 화랑업을 운영하는 법인이었다. 이렇게 매입처의 카데고리가 달라지면서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매입 사실 확인과 관련 자료들을 추가로 요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 1호 증권 발행에서 청약에 가상계좌를 활용하다보니 발행사가 증거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열매컴퍼니는 2호를 발행하면서 증거금을 받는 형태로 새로 증권 개발을 시도했다. 다만 이 역시 1호와 다른 지점으로 인식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열매컴퍼니 관계자는 "한번 정정 요청을 받으면 추가로 15일이 소요되는데 2호 발행의 경우 신고서 효력 발생 전까지 계속 보완 요청을 받게되면서 청약에 대한 마케팅을 거의 못했다"며 "2호 발행시 증거금을 수령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하려했으나 해당 부분에 대한 정정이 쉽지 않아 최종적으로는 증거금을 수령하지 않는 기존 가상계좌 사용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금감원은 투자계약증권 투자자 보호 모범규준을 마련하면서 기초자산, 내부통제, 청약과 배정, 투자자 권리에 관련해 증권신고서에 기재해야하는 세부 항목과 예시를 지침으로 발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고서 정정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는 시장이 아직 형성되는 시기이다보니 감독원이 업계와 소통하며 면밀하게 증권을 심사하는 단계로 보면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투자계약증권 모범규준 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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